메뉴 건너뛰기

건강과생활

[헬스 프리즘] 건강도 자산 관리처럼 하면 된다

권대익 입력 2021. 12. 05. 17:50

 

 

이경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면을 기름에 튀긴 라면 등 가공식품과 술, 담배, 설탕 등이 노화를 촉진한다. 게티이미지뱅크

돈을 모으려면 과소비와 낭비를 줄여야 하는 것처럼 노화를 막으려면 신진대사 낭비를 줄여야 한다.

건강 관리를 돈 낭비와 비교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몸이 하지 않아도 되는 신진대사를 함으로써 세포 노화를 촉진하는 것이 낭비다. 즉, 과도한 염증 반응이 생겨 이를 해결하려고 세포가 일을 많이 할수록 노화는 촉진된다. 염증 반응과 노화를 촉진하는 독성 물질을 멀리하는 것이 신진대사 낭비를 막는 길이다.

세포에 독으로 작용해 노화를 촉진하는 물질은 4가지가 있다. 우선, 담배다. 담배를 피우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노화가 10~15년 일찍 시작된다. 노화 정도를 나타내는 텔로미어 연구에서 이를 잘 나타내준다.

흡연하면 얼굴 피부가 푸석푸석하고 주름이 많아지는 것 같은 단순한 피부 노화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보다 더 치명적인 것은 몸속 주요 장기의 노화다. 특히 혈관 노화는 심장 질환ㆍ암ㆍ뇌졸중ㆍ치매와 직결된다.

둘째, 술이다. 술을 마시면 혈관 건강이 좋아진다는 연구도 있다고 여길 것이다. 그러나 이런 연구를 살펴보면 대부분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을 기준으로 적당히 마시는 사람과 많이 마시는 사람의 심장 질환 발생 관계를 알아본 연구이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오류가 있다. 비교 기준이 되는 비음주자 그룹에는 몸이 좋지 않아 금주하는 사람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셋째, 당 독성(glucotoxicity)이다. 혈관이 핏속 설탕(혈당)으로 걸쭉해지면 면역 체계는 비상 사태가 발생한다. 혈관 벽에는 무수한 염증 반응이 생기고 이로 인해 동맥경화가 촉진된다.

당 독성 유발 요인은 무엇일까. 가장 큰 요인은 술이고, 탄산음료ㆍ스포츠 음료ㆍ과일 주스 같은 가당 음료가 뒤를 잇는다. 밀가루ㆍ쌀가루로 만든 가공식품도 해당된다. 짠 음식도 식후 혈당 수치를 높이고 염증을 유발한다. 나도 모르게 짜게 먹는 것은 대부분 국물이다. 맛있는 국물은 뜨거워서 모를 뿐이다.

넷째, 지질 독성(lipotoxicity)이다. 지질 성분 중에서 트랜스 지방이 가장 심하게 독성을 유발한다. 맛있는 가공식품은 대부분 트랜스 지방이 어느 정도 들어 있다. 바삭바삭한 맛은 대부분 트랜스 지방 때문이라고 보면 된다. 영양 성분에는 트랜스 지방이 0g으로 표기될 수 있다. 그런데 트랜스 지방 함량이 0.2g 미만이면 0g으로 표기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 보고서에서 트랜스 지방으로 인한 관상동맥 질환 사망자가 많은 상위 15개국 중에서 한국이 조치가 필요한 11개국에 속하는 것으로 발표했다.

빵ㆍ라면ㆍ치킨ㆍ감자튀김 등이 지질 독성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음식이다. ‘빵ㆍ라면은 밀가루 아닌가?’라고 고개를 갸웃할 수 있지만 맛있는 빵은 마가린ㆍ쇼트닝 같은 트랜스 지방이 포함돼 있다. 라면은 면을 기름에 튀긴 유탕면이다.

노화를 촉진하는 이들 4가지를 진료실에 오는 환자들에게 말하면 이를 4가지를 피하지 못하는 것을 후회한다. 반면 건강한 사람들은 이에 별 관심이 없다.

이솝 우화에 나오는 개미와 베짱이를 생각해보자. 베짱이처럼 여름을 짜릿하게 보내면 겨울은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솝 우화에서는 아름답게도 추운 겨울날 개미가 베짱이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 따뜻한 식사를 제공한다. 하지만 기억하라. 우리 겨울은 그렇게 짧지도 않고 도와줄 이는 더더욱 없다는 것을.

이경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한국일보 www.hankookilbo.com

 

출처:   https://news.v.daum.net/v/20211205175003873

조회 수 :
117
등록일 :
2021.12.07
07:24:09
엮인글 :
게시글 주소 :
http://www.hfire.or.kr/3097165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sort 날짜
706 눈 건강..망치는 습관 vs 보호하는 방법 불씨 118 2022-04-11
눈 건강..망치는 습관 vs 보호하는 방법 권순일 입력 2022. 04. 06. 17:57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스마트폰, 컴퓨터, TV 등 각종 영상 장치와 많은 시간을 보내는 현대인들은 눈 건강이 나빠지기 쉽다. 여기에 미세먼지 등 공해물질은 안질환을 일으킬 수...  
705 걱정 많으면 생기는 몸의 변화 5 불씨 118 2022-03-05
걱정 많으면 생기는 몸의 변화 5 이용재 입력 2022. 01. 20. 13:01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누구에게나 걱정은 있다. 그러나 제때 털지 못하고 수심에 잠긴 상태로 시간을 보낸다면 문제. 몸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음 속 걱정은 어떤 식...  
704 나이들어 안 아프려면? 주 1회 강렬히 움직여라 불씨 118 2022-02-07
나이들어 안 아프려면? 주 1회 강렬히 움직여라 정희은 입력 2022. 02. 05. 14:01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나이 들어 뼈, 관절, 근육 등이 덜 아프려면 운동을 더 열심히 해야 한다. 일주일에 최소 한 번 이상 격렬한 운동을 해야만 만성 근골격계 통증(mus...  
703 더 나은 행복을 위한 3가지 레시피 불씨 118 2021-12-31
더 나은 행복을 위한 3가지 레시피 이보현 입력 2021. 12. 28. 16:01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누구나 행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1990년대 긍정심리학 분야가 처음 등장한 이유다. 긍정심리학에서는 '왜 행복해지는 것은 힘들까' 그리고 '사람들의 기...  
702 나이 들고 병 있어도 '이 운동'.. 가장 효율 높은 것은? 불씨 118 2021-12-06
나이 들고 병 있어도 '이 운동'.. 가장 효율 높은 것은? 김용 입력 2021. 12. 05. 10:10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나이를 떠나 육체적으로 활동적인 사람은 더 오래 산다. 규칙적인 운동은 질병 위험을 낮추고 간병 가능성을 줄인다. 내가 병이 들면 가족도 ...  
701 "기온 급강하에 면역 이상까지"..환절기 이 질환들 조심 불씨 118 2021-10-31
"기온 급강하에 면역 이상까지"..환절기 이 질환들 조심 이승구 입력 2021. 10. 23. 11:20     '뇌졸중', 일교차 큰 환절기에 혈관 수축 등으로 발병 가능성 고혈압·당뇨·고지혈증 환자 특히 위험..외출시 모자 착용 필수 '대상포진', 면역 저하되면서 '수두 ...  
700 과학자들이 말하는 건강하게 장수하는 비결 6 불씨 118 2021-06-01
과학자들이 말하는 건강하게 장수하는 비결 6 문세영 입력 2021. 05. 31. 11:34   [사진=vladans/gettyimagesbank]오래 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다. 95세의 나이에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국민 MC' 송해처럼 노년기를 보내고 싶은...  
699 "연금처럼 젊었을 때 차근차근"..건강한 노후 6가지 준비 방법 불씨 118 2021-05-07
"연금처럼 젊었을 때 차근차근"..건강한 노후 6가지 준비 방법 이병문 입력 2021. 05. 06. 11:51 수정 2021. 05. 06. 22:33     귀·눈·치아·무릎관절·근육·때깔 등 6가지 평소 관리 중요     청력검사 이미지. 박현아 교수는 젊었을 때부터 1년에 한번 정도 청...  
698 노안 막는 생활습관 4 불씨 118 2021-01-23
노안 막는 생활습관 4 기사입력 2021.01.22. 오전 7:00               노안을 막는 생활습관에는 스마트폰과 눈 사이 거리를 30cm로 유지하고 실내 가습과 환기를 자주 하는 것 등이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노안이 발병하는 시기가 갈수록 앞당겨지고 있...  
697 매일 밤 우리 뇌 속에서 일어나는 일 불씨 118 2020-12-20
매일 밤 우리 뇌 속에서 일어나는 일 김수현 입력 2020.12.19. 18:12댓글 100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질 좋은 잠은 건강의 필수 요소다. 인간은 일생의 3분의 1을 잠으로 보낸다. 수많은 연구가 이미 '잠이 보약'이라는 말들을 증명해 냈다. 연구에 따르...  
696 가을로 가는 환절기..면역력 높이는 음식 4 불씨 118 2020-09-09
가을로 가는 환절기..면역력 높이는 음식 4 권순일 입력 2020.09.08. 09:01  자동요약   음성 기사 듣기   번역 설정   공유   글씨크기 조절하기   인쇄하기 새창열림 [사진=4kodiak/gettyimagesbank]가을로 가는 환절기다. 요즘 같은 시기에 면역력이 약한 ...  
695 장마철 불청객 이겨내고 건강한 여름나기 [건강, 아하 그렇구나] 불씨 118 2020-07-16
장마철 불청객 이겨내고 건강한 여름나기 [건강, 아하 그렇구나] 대전을지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오한진 교수 입력 2020.07.14. 07:02 댓글 0개 번역 설정   공유   글씨크기 조절하기   인쇄하기 새창열림 [스포츠경향] 본격적인 무더위에 앞서 장마철을 맞았...  
694 피부를 지키는 샤워법 불씨 118 2020-03-11
피부를 지키는 샤워법 이용재 입력 2020.03.10. 14:0     [사진=torwai/gettyimagebank] 몸이 찌뿌둥할 때 따뜻한 물을 맞는 것만큼 좋은 건 없다. 그러나 잦은 샤워는 피부를 건조하게 만든다. 어떻게 하면 개운함도 얻고, 피부도 지킬 수 있을까? 영국 일간 ...  
693 심장병 위험 높이는 의외의 요인 5 불씨 118 2020-01-28
심장병 위험 높이는 의외의 요인 5 권순일 입력 2019.10.28. 07:05     [사진=Irina Bg/shutterstock]     평소 걷기 등 유산소운동을 규칙적으로 하고, 달고 짠 음식은 되도록 피한다. 담배는 피우지 않고, 과음을 하지 않는다. 이렇게 하면 심장병에 대해 걱...  
692 설탕 든 음료, 발암 위험 높인다 (연구) 불씨 118 2019-07-13
설탕 든 음료, 발암 위험 높인다 (연구) 문세영 입력 2019.07.11. 17:27 [사진=Grzejnik/shutterstock]     과일 주스를 포함해 설탕이 들어 있는 음료를 많이 마시는 사람은 암에 걸릴 위험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프랑스 소르본 대학교 연구진은 평...  
691 봄 감기에 걸리지 않는 방법 4 불씨 118 2019-04-21
봄 감기에 걸리지 않는 방법 4 권순일기자    입력: 2019년 4월 15일 07:02 [사진=Oksana Kuzmina/shutterstock]   잦은 기온 변화와 심한 일교차로 인해 감기에 걸린 사람이 늘고 있다. 감기는 바이러스에 의해 코와 목 부분을 포함한 상부 호흡기계가 감염됨...  
690 자세 꺾이면 의지도 꺾인다 (연구) 불씨 118 2018-03-31
자세 꺾이면 의지도 꺾인다 (연구) 자세 꺾이면 의지도 꺾인다 (연구)   입력 F 2018.03.29 11:07 수정 2018.03.29 11:07     혹독한 추위를 지나 포근한 봄이 찾아왔지만, 계속되는 미세먼지와 황사로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럴 땐 몸의 자세를 바꿔보...  
689 서울 대중교통 무료…'미세먼지' 우리 몸에 어떤 영향 미치나? 불씨 118 2018-01-17
서울 대중교통 무료…'미세먼지' 우리 몸에 어떤 영향 미치나? - 당신의 건강가이드 헬스조선   서울 대중교통 무료…'미세먼지' 우리 몸에 어떤 영향 미치나?   이보람 헬스조선 기자 이모인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 2018.01.15 13:22     미세먼지는 심혈관,...  
688 30대에는 시금치·40대는 사과..연령대별 추천 '수퍼푸드' 불씨 118 2017-12-23
30대에는 시금치·40대는 사과..연령대별 추천 '수퍼푸드' | Daum 뉴스 30대에는 시금치·40대는 사과..연령대별 추천 '수퍼푸드' 이보람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7.12.22. 17:30댓글 215개자동요약   수퍼푸드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수퍼푸드는 미국 스티...  
687 9월에 꼭 먹어야 할 슈퍼 푸드 5 불씨 118 2017-09-01
9월에 꼭 먹어야 할 슈퍼 푸드 5| Daum라이프 9월에 꼭 먹어야 할 슈퍼 푸드 5 코메디닷컴 | 권순일 | 입력 2017.09.01 07:50       가을의 초입인 9월이 시작됐다. 이때에는 몸에 좋은 과일과 채소가 많이 나는 시기다. 이런 과일과 채소 가운데 슈퍼 푸드가 ...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