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젊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비법
노주섭 입력 2021. 04. 25. 08:23 수정 2021. 04. 25. 09:52
면역, 기능 전문검사와 함께 시작하는 항노화 의학
나이가 들어가면 누구나 쇠약해지는 노화라는 것을 피하고 싶어한다. 대략 사춘기까지를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한다면 결국 시간의 흐름에 따라 몸의 기능이 쇠퇴해가며 늙어가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어느 날 아침 거울을 보다가 얼굴에 늘어가는 주름이나 검버섯을 보며 외모에서 나이를 느끼게 된다. 서서히 눈이 침침해지고 시력이 떨어지는 노안이 오면 괜시리 서글퍼진다. 점덤 나이가 들어가면서 고혈압, 당뇨, 뇌졸중이나 치매같은 만성 질환들이 발생할까봐 두려워진다.
모든 사람에게 찾아오는 노화라는 현상도 여러 요인에 따라 '개인차'가 있다. 같은 나이라도 어떤 사람은 상당히 건강하고 젊어 보인다. 반대로 자기 나이보다도 훨씬 늙어 보이기도 하고 만성 질환들이 일찍 찾아오기도 한다. 원인은 다양하지만 이런 개인차는 연령이 증가할수록 더 크게 나타난다. 부모님에게서 좋은 유전자를 물려받고 평상시에 건강관리를 잘 해온 사람과 그러하지 못한 비슷한 연령대의 사람들을 비교해 보면 노화의 정도에서 차이가 나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이런 유전 차이도 유전자 검사를 통해 점점 더 많이 밝혀지고 있다. 노화는 개개인의 유전적 영향도 크지만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서도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이렇게 환경인자가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할 수 있다는 개념들이 후생 유전학이라는 학문 영역으로 만들어져 임상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결과들로 노화를 완전히 막지는 못해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더 오래 젊고 건강하게 살수도 있다는 관점에서 발전된 분야가 항노화 의학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노화방지 학회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항노화 학회가 만들어진지 20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그렇게 익숙하지 않은 분야다. 하지만 이미 서구에서는 안티에이징(Anti-aging), 즉 항노화 의학이란 말이 그렇게 낯설지만은 않다. 안티에이징이란 단어는 말 그대로 '나이 드는 것을 막다', 항노화 또는 노화방지의 의미를 가진다. 얼핏 들으면 영생불멸의 허황된 꿈처럼 들리겠지만 실제적 의미의 항노화란 말엔 노화 진행을 억제하고 건강하게 오래 살고픈 사람들의 소망이 담겨 있다. 건강하게 행복하게 나이먹자는 개념의 웰에이징(Well-aging) 개념을 더 적극적으로 시행한다고 봐도 좋을 듯 하다.
항노화란 단지 오래 살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2018년 대한노인병학회에서 발표한 'Factsheet'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7명 중 1명은 노인(65세 이상)이며 대부분의 노인은 만성질환을 한 개 이상 가지고 있고 (90%), 만성질환이 3개 이상 있는 노인들도 절반 (51%)으로 조사됐다. 또 국내 65세 이상 노인 한 명이 매일 평균 5.3 종의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18년 현재 기대수명은 82.7세이지만 이 기간 중 건강하는 생활하는 건강 수명은 64.4세로 일생을 살면서 18.3년은 질병으로 고통받고 지내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항노화 의학은 단지 생명 연장만이 아니라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렇다고 항노화 의학은 단지 치료제만을 권장하지 않는다. 좋은 식생활 습관, 운동 습관, 생활 습관 교정,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 해소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분을 포함한다. 진행된 노화 정도를 적절한 검사와 진단 과정을 통해 평가하고 보다 전문적인 상담과 개인별 호르몬 보충 요법, 항산화제 투여, 전문적인 비타민ㆍ미네랄 보충 요법 등도 시행하는 것이다. 때로는 외적 항노화를 위해 충분한 수분 섭취와 균형 잡힌 식단, 적절한 자외선 차단 등의 개인별 일상 생활 지침을 주고 개개인에 적합한 기능성 화장품이나 시술들도 선택할 수도 있다. 여기에 꼭 강조하는 것이 검진을 통한 질병의 조기 발견과 적극적인 치료다. 이런 과정들을 거치면서 우리 몸이 내적으로 더 건강해지고 덩달아 겉모습도 자연스럽게 나이보다 젊어 보이게 되는 것이 바로 우리가 진정 원하는 항노화 의학의 본질이 아닐까 한다. 항노화 프리미엄 검진 또한 기본검사에 면역, 기능의학검사 등을 통해 각 개인의 몸상태를 체크, 맞춤형 건강관리 기초 데이터로 활용되고 있다.
노화는 누구나 겪게 되지만 노화의 시기를 꾸준한 자기관리로 늦추고 싶은 것이 모두의 바람일 것이다. 미래의 헬스케어를 소위 '4P 의학'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질병 발생을 예측하고(predictive), 예방하며(preventive), 환자가 직접 진료와 건강 관리에 참여하고(participatory), 환자 개개인을 위한 맞춤 처방하는(personalized) 의학적 과정들이 어우러지는 것이다. 여기에 정밀하게 진단하고 치료한다는 개념의 정밀(precise) 의학이라는 관점을 포함해 점점 진화돼 가는 미래 의학은 '5P 의학'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유전자 검진까지 망라해 늦지 않게 자신에 맞는 건강 검진들을 정기적으로 가져 챙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검진의 프리미엄과 프론티어, 면역, 기능의학검사,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합분석해 개인질병 예측을 통한 맞춤건강관리로 부족한 부문을 채워가며 젋고 오래사는 비법들을 연구하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내적 건강과 외적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한 항노화 의학에 대한 관심이 단지 외모만을 위한 것이나 오래만 사는 것이 아닌 건강수명으로 장수를 누리는 행복한 노년을 보내는 바른 길라잡이가 됐으면 한다.
김응석 부산미래IFC검진센터 대표원장·국제항노화 의학회 회장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 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