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절 환자 희소식..뼈가 스스로 복구된다 | Daum 뉴스
골절 환자 희소식..뼈가 스스로 복구된다
원호섭 입력 2017.06.04. 17:30 댓글 260개SNS 공유하기
뼈 부러지면 철심 박는 수술 대신 줄기세포·유전자요법등 활용..뼈이식 없이 골절치료 가능
■ 미·이스라엘연구진 新기술 개발
본격적인 여름을 앞두고 인근 공원이나 한강 등을 찾아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우리 몸속의 뼈는 날아다니고픈 우리의 마음을 좀처럼 따라가지 못하고 여기저기 부서지는 경우가 있다. 뼈가 부러지면 깁스는 물론 심하면 철심을 박는 수술까지 해야 한다. 뼈가 제대로 아물지 않으면 불구가 되거나 정상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힘들어진다.
이스라엘과 미국 공동 연구진이 작은 거품과 초음파, 줄기세포, 유전자 요법 등 다양한 기술을 결합해 뼈가 스스로 복구하도록 돕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지금까지 동물을 중심으로 적용돼 왔는데 효과가 좋아서 빠르게 임상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에서는 1년에만 약 10만명의 환자들이 골절로 고통받고 있다. 만약 뼈 손상이 심하거나 작게 부서졌을 경우 뼈를 붙이는 일이 어려울 수 있다. 이런 경우 의사들은 환자의 다른 뼈를 잘라내 이식한다. 주로 골반을 활용하는데, 치료 기간이 상당히 길고 고통스럽다는 단점이 있다. 이것마저 불가능하면 의사들은 기증된 사체에서 여분의 뼈를 찾는데 수가 부족할 뿐 아니라 이식 전에 뼈 성장을 촉진하는 단백질이나 기타 분자들이 사라져 완벽한 회복을 가로막기도 한다.
과학자들은 뼈 이식 없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아왔다. 과학자들이 가장 많이 시도한 방법은 뼈에 생긴 틈새를 '콜라겐'으로 채우는 것이다. 콜라겐으로 만든 지지대는 뼈에서 만들어지는 '중간엽줄기세포'가 뼈에 생긴 틈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중간엽줄기세포가 단순히 뼈로만 분화되는 것이 아니라 지방조직이나 '반흔조직'(죽은 세포와 그 주변부의 물질로 이루어진 조직)으로도 성장한다는 점이다. 원치 않는 세포가 만들어지는 만큼 치료 효과는 작아진다. 과학자들은 중간엽줄기세포를 뼈세포로만 전환시키기 위해 '뼈형성단백질'에 노출시켰다. 이 단백질에 노출되면 줄기세포는 뼈세포로 성장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또 있다. 이러한 변화를 일으키려면 중간엽줄기세포에 뼈형성단백질을 일주일 이상 노출시켜야 하는데, 단백질의 대부분은 뼈에 주입될 경우 몇 시간 만에 사라졌다.
이스라엘 히브리대와 미국 시더스시나이메디컬센터 등 공동 연구진은 뼈형성단백질이 갖고 있는 유전자를 바이러스에 넣은 뒤, 이를 중간엽줄기세포에 넣는 데 성공했다. 중간엽줄기세포는 뼈형성단백질의 유전자를 갖게 됨으로써 뼈세포 형성을 촉진했지만 외부 생물인 바이러스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완벽한' 성공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웠다. 바이러스가 갖고 있는 다른 유전자는 암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
연구진은 바이러스를 사용하지 않고도 뼈형성단백질의 유전자를 뼈로 보내는 데 성공했다. 해법은 '거품'에 있었다. 연구진은 먼저 콜라겐을 골절 부위에 넣은 뒤 줄기세포가 콜라겐을 감싸도록 기다렸다. 2주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 뒤 연구진이 개발한 거품용액을 넣었다. 이 거품용액에는 뼈형성단백질이 갖고 있는 유전자가 포함돼 있다. 거품 용액을 상처 부위에 주입한 뒤 임신부가 태아를 볼 때 사용하는 초음파를 쏴준다. 초음파가 갖고 있는 파동은 거품을 터트리게 되고, 이것이 줄기세포 주변에 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크기의 구멍을 자극해 유전자가 상처 내부로 들어가도록 돕는다.
연구진은 돼지 다리뼈에 1㎝ 간격의 상처를 낸 뒤 이 기술을 적용한 결과 8주 만에 치료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 중개의학'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에는 재미 한인 과학자인 배현우 시더스시나이메디컬센터 교수도 참여했다. 초음파와 거품을 이용하는 기술은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만큼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보다 빠르게 임상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원호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