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노트] 사망률 40%의 두려운 병… '말초혈관질환' 제대로 알아야 - 당신의 건강가이드 헬스조선
- [건강노트] 사망률 40%의 두려운 병… '말초혈관질환' 제대로 알아야
초기 증상은 가벼운 통증·피로감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충분히 치료
운동·금연 필수… 혈당 관리해야
상태 심각하면 약물 치료 등 진행
시술·수술 치료는 최후에 고려를
스텐트·우회로술 등 획기적 발전
이상수 양산부산대병원 혈관외과 교수
혈관은 흔히 수도관에 비유된다. 좁아지거나 막히면 탈이 난다. 큰 혈관이든 작은 혈관이든 마찬가지다. 그러나 심장이나 뇌 등 큰 혈관의 문제와 달리, 작은 혈관에 발생하는 문제는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이 많다. 이런 이유로 말초혈관질환의 진단과 치료가 쉽지 않다. 말초혈관질환은 인지도가 낮지만 생각보다 훨씬 치명적이다. 말초혈관질환을 진단받으면 10년 안에 사망할 확률이 40%에 달한다.말초혈관질환이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곳은 다리다. 복부 대동맥 이하 다리로 통하는 동맥이 서서히 좁아지다가 막힌다. 처음에는 조금 오래 걸었을 때 다리에 통증과 피로감을 느낄 정도의 증상만 나타난다. 대부분 휴식을 취하면 나아지기 때문에 심각하지 않게 여기고 넘기는 편이다. 증상을 자각하더라도 일반 환자 입장에서는 허리디스크와 헷갈리기 쉽다. 실제 많은 환자가 초기 말초혈관질환을 허리디스크로 착각해 척추클리닉을 찾는다. 그러나 말초혈관질환은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면 통증은 더욱 자주, 더욱 심하게 찾아온다. 걸을 때뿐 아니라 가만히 앉거나 누워있을 때도 통증이 나타나 환자를 괴롭힌다. 잠을 제대로 이룰 수 없을 정도로 심해지기도 한다. 최악의 경우에는 다리를 절단해야 한다.
최근 몇 년새 말초혈관질환의 수술·시술법이 크게 발전했다. 사진은 이상수 양산부산대병원 혈관외과 교수가 하이브리드 수술로 말초혈관질환을 치료하는 모습./양산부산대병원 제공 말초혈관질환의 발병 원인은 동맥경화, 흡연, 당뇨병, 고혈압, 신장 기능저하, 스트레스, 이상지질혈증 등이다. 특히 흡연과 당뇨병을 주의해야 한다. 발 궤양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당뇨병으로 인해 다리를 절단한 환자의 85%가 말초혈관질환이 발 궤양으로 이어진 경우다.
말초혈관질환의 치료는 생활습관 개선, 약물 치료, 시술 및 수술 등으로 가능하다. 상태가 심하지 않은 초기 환자라면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 흡연은 질환을 빠르게 악화시키므로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적절한 운동도 필수다. 운동은 걷기가 가장 좋다. 하루 1시간 내외의 걷기만으로 증상이 완화된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3개월 이상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당뇨병 환자라면 식습관 조절로 혈당 수치를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말초혈관질환 상태가 심하다면 약물치료나 시술·수술을 진행해야 한다. 약물 치료는 아스피린 등 항혈소판제제가 대표적이다. 시술·수술은 최후의 방법으로 시도한다. 다행인 점은 최근 말초혈관질환의 시술·수술법이 획기적으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시술은 약물방출풍선확장술, 스텐트삽입술 등이 있으며, 수술은 죽종제거술과 우회로술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스텐트삽입술의 경우 삽입 후 1년간 지속적으로 약물을 방출하는 스텐트가 최근 개발돼, 국내에 출시돼 많은 말초혈관질환자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지금까지 말초혈관에 폐쇄가 다발성으로 발생하는 경우는 수술이 매우 까다로웠다. 최근에는 이런 환자도 혈관내시술과 외과 수술을 동시에 진행하는 하이브리드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하이브리드 수술은 혈관 폐쇄로 인한 각종 질병 치료에 큰 효과를 보인다. 국내에서 하이브리드 수술을 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뇌혈관·심장혈관·대동맥·말초혈관 등 인체 모든 혈관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양산부산대병원의 하이드리드 수술실은 이런 시설을 완비하고 있어 수술 시간을 단축하는 것은 물론, 수술 부위를 최소화해 합병증과 통증을 줄이고 있다.
말초혈관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수단이 다양해지고 시술·수술법도 매우 발전했지만, 환자의 질환 인식 수준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흡연 중이거나 당뇨병을 앓는 환자 중에 걷기가 힘들고, 조금 걸어도 장딴지가 터질 듯이 아프다면 검사를 통해 말초혈관질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물론 이에 앞서 평소 건강한 생활습관과 꾸준한 운동으로 질환 예방에 힘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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