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염증, 피부 염증보다 무섭다
혈관 염증, 피부 염증보다 무섭다
입력 F 2018.02.28 15:08 수정 2018.02.28 15:08
염증이라고 하면 상처가 부풀고 고름이 차는 것을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염증은 몸속에서도 생긴다. 특히 혈관에 염증이 생기면 돌연사의 위험이 높아진다.
◇혈관 염증은 무엇이고 왜 위험할까
몸속에 염증이 생기면 우리 몸은 그곳에 이상이 생긴 것을 알아차리고 백혈구와 같은 면역 세포의 수를 늘려 치료한다. 염증은 우리 몸의 면역반응 중 하나다. 문제는 이 같은 면역반응이 과도해질 때가 있다는 것.
과도한 염증은 우리 몸의 정상적인 기관에도 면역 세포를 침투시켜 장기 손상과 다른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몸속 염증이 겉으로 드러나는 염증보다 위험한 이유다.
◇혈관 염증은 왜 생길까
혈관 염증은 피부의 생채기, 입속 상처, 호흡을 통해 들어오는 세균과 바이러스가 주된 원인이다. 그 외에도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의 증가나 복부 비만 등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하면 우리 몸은 쌓인 콜레스테롤을 혈관 밖으로 배출하기 위해 단핵세포를 혈관벽 속으로 불러온다. 단핵세포는 우리 몸의 면역세포의 일종인 거식세포(巨食細胞)로 변해 콜레스테롤을 잡아먹는데 이 과정에서 염증이 발생한다.
◇콜레스테롤이 혈관 염증의 원인?
염증을 발생시키는 것 외에도 콜레스테롤이 쌓이면 혈관 벽 내부에 죽처럼 고이는 죽상동맥경화증이 발생할 수 있다. 죽상동맥경화증은 혈관이 좁아지는 증상이 있어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을 높인다.
염증은 혈관 벽에 상처를 입혀 혈전을 생성하기도 한다. 염증으로 인해 혈관 내벽에 상처가 생기고 그 상처 부위에 아직 제거하지 못한 콜레스테롤이 빠져나와 혈액에 노출되면 혈전(피떡)이 생성된다.
혈전은 죽상동맥경화증과 마찬가지로 혈관을 좁아지게 하고 심각한 질환을 유발하는 등의 큰 문제가 있다. 고대구로병원 심혈관센터 서홍석 교수는 "혈전 때문에 혈관이 좁아지는 협심증이나 아예 막혀버리는 심근경색증이 유발돼 돌연사의 위험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항생제로 해결되는 피부 염증과 달리 혈관 염증은 지속적 건강관리가 필요하다. 혈관 염증을 일으키는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고지혈증이다. 그 외에도 고혈압, 당뇨, 비만, 흡연 등은 혈관 염증반응을 악화시킨다. 적정 체중과 혈압을 유지하고 금연을 권하며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하다.
서홍석 교수는 "잇몸 질환과 관절염처럼 만성적인 염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염증이 몸속으로 흘러들어가 기존의 죽상동맥경화로 인한 혈관 내 염증을 악화시킬 확률이 높다"며 "타 장기의 염증 관리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