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증, 주머니·지갑에 보관 피해야.. 왜? <연구>
홍예지 입력 2019.05.31. 15:01
비스페놀A, 내분비 시스템 교란
[사진=픽사베이] /사진=fnDB
하루에도 몇 번씩 받는 영수증. 받은 뒤에 버리는 경우가 많지만 가끔 주머니나 지갑 등에 넣어 둘 때가 있다.
그런데 이런 행동은 삼가는 편이 좋다. 영수증을 맨손으로 자주 만지면 우리 몸 속에서 환경호르몬 '비스페놀A'(BPA)의 농도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비스페놀A는 인체에 들어가면 내분비 시스템을 교란하는 환경호르몬 중 하나다.
주로 플라스틱과 에폭시, 레진 등의 원료물질로 물병, 스포츠용품, 캔의 코팅제 등에 쓰이지만, 마트 영수증이나 대기표 등에 쓰이는 '감열지'에도 이 성분이 사용된다.
지난해 서울대 보건대 최경호 교수팀이 국제학술지 '국제환경'에 밝힌 바에 따르면 영수증을 맨손으로 만지는 것만으로도 비스페놀A의 체내 농도가 2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트에서 근무한 지 평균 11년 된 중년 여성 계산원 5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업무 중 맨손으로 영수증을 취급했을 때의 비스페놀A 농도(ng/㎖)는 0.92로 업무 전의 0.45보다 2.04배 수준으로 상승했다.
반면 장갑을 끼고 일했을 때는 업무 전 0.51, 업무 후 0.47로 큰 차이가 없었다.
아울러 비스페놀A와 당뇨병의 상관성도 관찰됐다. 영수증에 노출된 비스페놀A 농도가 높은 계산원은 공복 인슐린 수치와 인슐린 저항성이 함께 높아진 것.
때문에 연구진은 "일반인의 경우 영수증 접촉 빈도가 낮아 비스페놀 노출에 따른 큰 위해성은 없겠지만, 굳이 보관해야 할 영수증이 아니라면 영수증을 받지 않거나, 보관하더라도 손과 수시로 접촉할 수 있는 옷 주머니나 지갑 등은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한편 비스페놀A 영수증의 위해성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해외에서는 로션을 바른 손으로 영수증을 만지면 더 잘 흡수된다거나, 손을 통해 비스페놀 성분이 흡수되면 체내에 더 오래 잔류한다는 등의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