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신체활동? 건강수명 위해 무엇을 할까
수정 2019년 6월 5일 16:53
[사진=Stas Tolstnev/shutterstock]
신체활동과 운동은 다른 것일까? 세계 각국의 의학 연구기관들은 한결같이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건강수명) 신체활동을 늘리라고 한다. 의학적으로 운동과 신체활동의 의미는 조금 다르다.
신체활동은 우리 몸의 모든 움직임을 말한다. 골격근이 수축하면서 쉴 때 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이다. 운동도 신체활동에 포함된다. 하지만 운동은 신체활동 가운데 체력 향상을 위한 계획적이고 반복적인 몸의 움직임을 말한다.
쉽게 얘기하면 집안 청소, 설겆이 등도 훌륭한 신체활동이지만 운동이라고 단정할 순 없다. 즉, 운동은 신체활동의 한 부분이지만 달리기, 축구처럼 조금 더 목적성이 있는 활동을 말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더라도 앉거나 누워 있는 시간이 길면 건강에 해롭다는 것이다. 운동을 했다는 만족감에 고열량 음식을 먹고 장시간 소파에 파묻혀 지낸다면 효과가 줄어든다는 의미이다. 운동을 했더라도 적절한 휴식 후 집에서 몸을 움직여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해 한국, 미국, 일본 등 많은 나라에서 신체활동 권장 지침을 발표했다. 신체활동 부족(physical inactivity)은 혈압, 흡연, 고혈당에 이어 전세계 4번째 사망 원인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대한암학회와 미국 암학회는 의사들이 환자를 진료할 때 참고하는 ‘암 예방 가이드라인’에 신체활동을 꼭 포함시키고 있다. 앉아만 있지 말고 가급적 많이 움직이라는 것이 핵심이다.
의사들은 어느 정도 몸을 움직일 수 있는 환자들에게 병실 복도를 거닐 것을 권고한다. 환자의 회복에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암에 걸렸다고 장기간 누워서만 지내면 암 자체보다 신체활동 부족으로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
그렇다면 신체활동은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나라 ‘국민 암예방 수칙’에는 주 5회-하루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걷거나 운동하라는 내용이 들어 있다. 미국 스포츠의학회와 미국심장협회는 ‘주 5회-하루 30분 이상’에다 일주일 최소 2일 이상 근력, 근지구력 운동을 포함시키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팀에 따르면 건강상의 이점을 주는 신체활동의 권장량은 주당 1000~2000kcal 정도를 소비하는 것이다. 이를 하루 중 걷기로 환산하면 남자는 최소 40분 이상 2800m, 4000보 정도이다. 여자는 최소 48분이상 2900m, 4800보 정도를 걸으면 건강상의 이점을 얻을 수 있다.
보통 만보 걷기가 권장되는데, 이 때 걸리는 시간은 1시간 30여 분이다. 개인차가 있지만 7km 정도의 거리다. 만보 걷기를 매일 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총 활동량을 늘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청소나 주방일, 세탁 등 가사를 해도 3000보 정도의 걷기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달리기, 구기 운동, 사이클링을 하면 부상을 당할 수도 있지만 집안 일은 비교적 안전하다. 중년 이상의 사람들이 갑자기 무리한 운동에 나섰다가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사례가 많다.
비싼 헬스클럽 회원권을 살 필요가 없다. 운동 후 집에서 쉬는 시간이 너무 길면 효과가 반감된다. 출퇴근 때 지하철, 아파트 계단을 이용하고 청소, 설겆이를 자주 해도 훌륭한 신체활동이다. 이는 의학적으로 검증된 것이다. 스쿼트나 아령 운동까지 하면 최고의 신체활동이다. ‘비싼 운동’은 자기 만족의 일 부분일 뿐이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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