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지숙 교수의 헬시 에이징] 젊음을 되찾으려면 줄기세포를 깨우자
권대익 입력 2019.07.22. 17:20
문지숙 차의과학대 바이오공학과 교수
게티이미지뱅크
젊음을 되찾고 유지하기 위해 성형수술이나 시술을 하는 이가 부쩍 늘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일시적인 방편에 불과하다. 무너져 내린 피부세포를 근본적으로 재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외적 아름다움이나 내적 젊음까지 되찾을 방법은 정말 없을까. 우리 몸속에는 항노화를 위한 묘약이 이미 준비돼 있다. 바로 줄기세포다. 피부·근육·뇌 등에는 줄기세포가 살고 있는 특정지역(niche)이 있다. 몸의 일부가 손상되면 줄기세포는 스스로 복제한 뒤 손상된 곳으로 이동해 재생에 나선다. 젊을 때에는 이런 재생능력이 뛰어나 몸이 손상되더라도 금방 회복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손상된 조직이 제대로 재생하지 못한다. 줄기세포가 본연의 임무를 소홀히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나이가 들면 줄기세포는 대부분 ‘동면상태(dormant)’에 들어간다. 따라서 의과학계에서는 잠자고 있는 줄기세포를 깨우는 ‘줄기세포 활성인자(endogenous stem cell activator)’를 찾는데 연구를 매진하고 있다. 줄기세포 활성인자를 찾으면 젊음을 되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인디애나대 토머스 랜도 박사는 이식된 골수유래줄기세포(BMSC)에서 분비된 성장인자가 손상된 심근조직의 재생을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이 연구는 동면상태에 있는 줄기세포를 자극하는 물질을 주입하면 손상된 조직을 재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동면상태에 있는 줄기세포를 활성화하는 방법 찾기에 연구가 집중되고 있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 노화 쥐에서 자가 식작용(phagocytosis·세포가 바깥 고체 물질을 원형질막 함입에 의해 넣는 현상)을 촉진하면 동면상태인 근육 줄기세포가 활성화돼 근육 재생이 이뤄진다는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 또한, 근육 줄기세포 속 Hoxa9 유전자를 억제하면 노화된 근육세포가 재생된다는 연구 결과도 실렸다. 또 다른 과학저널인 셀(Cell)에도 줄기세포의 동면을 촉진하는 Wnt 신호와 연관된 sFRP5라는 분자를 발견해, 이 sFRP5의 발현을 억제하면 뇌신경 줄기세포가 활성화된다는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잠들어 있는 줄기세포를 깨우면 노화 조직이 재생된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나이 들면서 줄기세포의 기능은 점점 떨어지게 마련이다. 부상을 당하면 회복 시간이 점점 길어지는 등 몸이 취약해지고, 머리카락·피부·손톱의 콜라겐은 잘 복구되지 않는다. 잠든 줄기세포를 활성화하는 방법을 실천하는 것이 건강한 노화를 위한 첫 걸음일 수 있다.
항노화를 위해서는 우선 지방이 몸속에 과도하게 쌓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 지방이 몸에 많이 쌓이면 각종 장기와 뼈에 부담이 가고, 골수와 연골 등 다른 조직에 있는 중간엽 줄기세포에도 영향을 미쳐 줄기세포의 재생 기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포화지방이 많은 붉은 육류, 가금류, 치즈 및 버터 등은 되도록 줄이고, 알코올도 줄기세포 기능을 떨어뜨리므로 절주하는 게 좋다.
탄수화물도 너무 많이 섭취하지 않는 게 좋다. 탄수화물은 손상된 기관을 복구하는데 필수적인 줄기세포의 기능을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음식 섭취 후 혈당이 빨리 올라가는 고(高)혈당지수(GI) 식품보다 저(低)GI 식품이 권장된다. 저GI 식품으로는 채소류, 유제품, 해조류, 과일류, 견과류 등이 있고, 육류라도 닭고기, 오리고기, 양고기는 GI가 낮은 편이다.
반면 적당한 운동은 줄기세포가 핏속에 더 많이 방출되도록 돕는다. 비타민 등 영양제도 줄기세포를 활성화하는데 도움을 준다. 비타민 D3는 줄기세포를 더 많이 만들게 하고, 비타민 C는 줄기세포의 순환을 돕는다. 특히 녹차와 베리 추출물은 줄기세포를 활성화해 면역반응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한 노년기를 보내려면 젊을 때부터 몸속 ‘청춘의 샘’인 줄기세포를 활성화하는 방법을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체 내(In vivo) 실험에서 젊을수록 줄기세포 재생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지금부터라도 잠들어 있는 몸속 줄기세포를 깨우자.
문지숙 차의과학대 바이오공학과 교수
출처: https://news.v.daum.net/v/201907221720346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