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돌연사 왜 늘까? "운동량 조절해야"
김용 입력 2019.07.26. 10:59
[사진=Panomphon Damri/shutterstock]
무더위로 땀을 많이 흘리면 체내의 수분량이 부족해 피가 끈끈해져 혈전(피떡)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평소 고지방 음식 섭취나 운동 부족으로 지방질이 쌓여 있던 심장혈관 벽에 갑자기 혈전까지 생기면 심장근육으로 가는 혈류가 완전히 차단될 수 있다. 바로 심근경색의 증상이다.
심장 근육에 혈액이 30분 이상 가지 못하면 근육이 죽게 된다. 심장의 펌프 기능이 떨어져 증상이 나타난 지 1시간 이내에 사망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 흔히 돌연사라고 부른다. 돌연사의 80~90%는 심장질환이 원인이다. 심장병은 한국인의 사망 원인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별다른 증상 없이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두려운 병이기도 하다.
심근경색이 의심되면 즉시 119구조대에 연락해야 한다. 응급조치를 받으면 생명에는 지장이 없고, 심장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 병은 증상 발생 후 2시간 이내에 사망 위험율이 가장 높기 때문에 응급조치가 가장 중요하다. 평소 심장이 좋지 않은 사람이라면 집과 직장 근처의 병원 응급실을 알아두는 게 좋다.
같은 심장병 가운데 협심증은 심장혈관이 좁아져 있기는 하지만 휴식을 하면 어느 정도 심장 근육으로 혈액공급이 가능하다. 심근경색이나 협심증 모두 가슴 중앙 부위의 통증, 불쾌감 또는 압박감, 뻐근하게 조여드는 느낌, 격심하게 쥐어짜는 듯한 증상이 나타난다. 손바닥으로 앞가슴을 덮을 만큼의 넓은 부위의 둔한 통증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통증은 목이나 어깨, 왼쪽 팔 또는 복부로 뻗치기도 한다. 아픈 증상 없이 숨이 차다거나, 체한 것같이 소화가 안되고 토할 것 같은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구본권 서울대학교병원 교수(순화기내과)는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 동맥경화성 질환들은 적절한 진료의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환자 가족들이 당황하고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은데, 급성기만 잘 넘기면 일반인들처럼 잘 지낼 수 있다"고 했다.
심근경색은 가슴통증의 정도가 협심증보다 그 정도가 훨씬 심하고, 적어도 30분 이상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다. 환자의 10~20%는 심근경색이 발생해도 통증이 없을 수도 있는데, 이는 주로 당뇨병 환자나 노인의 경우에 많다. 특히 노인들은 아무런 통증 없이 식욕과 기운이 떨어지고 갑자기 숨이 차다고 하면서 쓰러지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가슴통증이 없다고 해서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다.
박덕우 서울아산병원 교수(심장내과)는 "환자 중에 운동할 때마다 심한 치통으로 몇 개월 동안 치과 치료만 받은 경우도 있고 흉통을 속쓰림으로 오인하여 수개월 동안 위장약만 계속해서 복용한 사례도 있다"면서 "여러 가지 치료를 해도 효과가 없고, 특히 운동 시 통증이 생긴다면 반드시 협심증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심장마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생활습관을 체크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심장이 싫어하는 것, 동맥경화증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들은 절대 삼가는 게 좋다. 담배를 끊는 것은 필수이고 가족력이 있으면 정기 검진이 필요하다.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많이 든 음식은 가급적 피하도록 한다. 과도한 스트레스를 피해 늘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도록 노력한다.
특히 고혈압과 당뇨병이 있는지 늘 체크해야 한다. 문제는 당뇨병을 앓고 있는 502만 명 중 37%는 자신이 환자라는 사실을 몰랐고 43%는 치료를 받은 적이 없었다는 통계다(대한당뇨병학회, 2018년). 당뇨병 환자의 55%는 고혈압, 35%는 고콜레스테롤혈증을 함께 앓고 있었다. 모두 심장병을 키우는 병들이다.
땀이 날 정도의 유산소 운동을 매일 30~40분 이상 하면 심혈관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무더위로 몸에 부담이 된다면 강도를 낮추는 게 좋다. 심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모르고 무더위에 강도 높은 운동을 하는 사람도 있는데, 자신의 몸 상태를 살피는 지혜가 필요하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