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건강학 78] 발 건강 비결? 신발부터 확인하라
김형석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교수 입력 2019.08.19. 19:06
족부질환이 발생하면 한의학에서는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침 치료를 시행한다. 하지만 이런 치료로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평소 신는 신발이 맞지 않는 건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발은 인체에서 관절 구조가 가장 복잡한 부위 중 하나다. 한쪽 발에는 26개의 뼈와 33개의 관절, 100개가 넘는 인대와 힘줄이 존재한다. 발은 전신의 하중을 견디고 보행 시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움직임을 수행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발을 보호하려고 신는 신발이지만, 맞지 않는 신발을 계속해서 신으면 발을 움직이기 어려워진다. 근육이 고르게 발달하지 못할뿐더러 심각한 통증까지 일으킬 수 있다. 대표적인 질환이 바로 족저근막염과 족근관 증후군, 무지외반증, 만성 염좌 등이다.
족부질환이 발생하면 한의학에서는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침 치료를 시행한다. 추나 치료를 통해 골반 구조를 바르게 정렬해 통증을 줄일 수도 있다. 한약을 복용하면 근육과 힘줄의 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 증상 완화에 효과적이며, 내과적 문제가 동반됐을 때 컨디션을 빠르게 회복시킨다.
하지만 이런 치료만으로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평소 신는 신발이 맞지 않는 건 아닐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발 건강은 평소 잘 관리하지 않으면 다시 악화하기 쉬워 치료 외적인 부분도 꼼꼼히 점검해 봐야 한다.
발등 감싸는, 밑창 얇은 신발 골라라
그렇다면 발 건강을 위한 신발, 어떻게 고르는 것이 좋을까? 인체역학자로 불리는 케이티 보우만 박사는 그의 저서 ‘발 통증을 줄이기 위한 방법들(Simple Steps to Foot Pain Relief)’에서 좋은 신발 고르는 기준 네 가지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밑창이 얇고 유연한 신발을 선택하는 것이다. 밑창이 너무 딱딱하면 발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방해하기 때문에 발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두 번째로 발등을 감싸는 신발을 추천한다. 흔히 말하는 조리(flip-flop)류의 신발은 발등 부분이 없기 때문에 걷다 보면 발의 특정 근육이 과하게 활성화될 수 있다.
세 번째는 신발의 앞쪽 공간이 넉넉해야 한다는 것이다. 발가락이 신발 안에서 조이지 않고 편하게 움직이도록 넉넉한 공간이 확보돼야 발 근육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네 번째는 뒷굽이 낮은 신발을 선택하는 것이다. 과도하게 높은 굽을 신다 보면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리게 된다. 무게중심이 변한 채 장시간 걷게 되면 척추에 영향을 주어 허리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이처럼 평소에 자주 착용할 신발이라면 위 네 가지 기준을 고려해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현재 발이나 발목에 통증이 있다면 신발을 선택하는 데 더욱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또 무리하게 걷고 난 후에는 발바닥을 부드럽게 마사지해 발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이 좋다. 발을 전체적으로 마사지하되 특히 아픈 부분은 좀 더 많은 시간을 들여 뭉친 근육을 풀어준다.
아침 기상 직후 지압 발판에 오르는 것은 발바닥의 혈을 자극해 활기찬 하루를 시작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외에도 어떤 방식으로든 발을 자극하는 것은 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자극했을 때 심한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 강도를 줄일 필요가 있다. 당뇨가 오래됐을 경우, 강한 자극은 주의해야 한다.
▒ 김형석
한방재활의학과학회 정회원, 대한스포츠한의학회 정회원, 척추신경추나의학회 정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