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때 잘 생기는 7가지 질환 예방법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입력 2020.01.17. 14:18
장염부터 두드러기까지..명절 건강 유지법 7가지
(시사저널=노진섭 의학전문기자)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8년 설 연휴 나흘 동안 응급의료센터를 찾은 환자는 10만여 명이다. 하루평균 약 2만6000명이다.
설 당일과 다음날 환자가 가장 많이 몰렸다. 질환별로는 장염 환자가 하루평균 3197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외에 감기, 폐렴, 염좌, 복통, 발열, 두드러기 순이다. 주변 병원이나 약국이 대부분 문을 닫는 설 연휴에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장염부터 두드러기까지 설 연휴에 많이 발생하는 질환별 유의할 점을 살펴봤다.
■ 장염: 심한 탈수·고열·혈변 증세일 때 응급실로
기름진 설음식을 평소보다 많이 먹다 보면 소화 능력이 약한 어린아이는 배탈이 나기 쉽다. 특히 겨울철엔 노로바이러스 장염이 유행한다. 어린 아이는 열이나 설사 없이 구토만 하다가 저절로 좋아지기도 한다.
장염에 걸리면 설사를 통해 체내 수분이 많이 빠져나가 탈수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장염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처치는 충분한 수분 공급이다. 대부분 물을 마시면 호전된다. 또 다양한 이온 음료를 마셔도 된다. 지방 함유량이 많거나 양념을 많이 첨가한 음식과 유제품은 설사를 조장할 수 있으므로 피한다.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 코코아, 콜라도 마찬가지다. 술은 당연히 금해야 한다. 위장을 자극할 수 있는 신 음식, 과일, 찬 음식도 피한다.
큰 아이나 어른은 고열과 설사 증세를 보일 수 있다. 만일 아이의 설사가 멈추지 않으면 탈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심한 탈수일 때 혀가 건조하고 거칠어 보이며 배의 피부 탄력이 떨어지고 접힌 피부가 빨리 펴지지 않는다. 이런 경우엔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 설사가 나면 흔히 지사제를 먹는다. 고열 및 혈변이 없는 가벼운 장염에는 지사제를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고열이나 혈변을 동반한 장염엔 지사제가 오히려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오염된 음식을 먹고 2~3시간 만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특별한 치료 없이도 수일 내에 회복된다.
그러나
△심한 복통을 동반하고 어지러워 몸을 지탱하기 어려울 경우
△체온이 섭씨 38도 이상으로 열이 나면서 어지럽고 이런 증세가 48시간 이상 지속할 경우
△변이나 토사물에 혈액이 보일 경우
△마비 증상이나 복시, 호흡곤란, 사지 무력감 등의 증상이 보일 경우
△평소 간 질환이 있거나 알코올 중독이 있는 사람이 어패류를 먹은 후 오한과 열이 나고 의식이 흐려질 경우엔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또, 심장, 신장, 간 질환 등과 같은 만성 질환을 갖고 있으면 빠른 시일 내에 항균제 처방 등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겨울철 장염은 주로 음식이 원인이므로 조리할 때 위생에 신경을 써야 한다.
손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맨손으로 음식 조리를 하지 말아야 한다. 음식과 조리 도구를 보관하는 방법도 익혀둘 필요가 있다. 예컨대 조리한 음식과 익히지 않은 음식은 따로 보관한다.
재가열한 음식이 또 남은 경우 쉽게 상할 수 있으므로 과감히 버리는 게 좋다. 세균은 주로 섭씨 40~60도에서 번식하므로 음식 보관은 4도 이하에서 조리는 60도 이상에서 한다.
상하기 쉬운 음식은 바로 냉장 보관한다. 기름기가 많이 묻은 행주는 틈틈이 빨아서 사용한다. 도마에 음식물에 많이 묻은 경우 잘 닦고 건조시킨 뒤 사용한다.
■ 감기: 손 씻기, 휴식, 수분·영양 섭취
감기는 신체 접촉이나 공기를 통해 감염된다. 주로 오염된 손으로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흙장난했을 때
△가축을 만졌을 때
△외출 후 귀가했을 때
△밥 먹을 때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는 게 좋다.
감기는 대개 저절로 낫는다.
증상이 불편하면 호전될 때까지 증상을 경감시키는 약을 먹는 게 도움이 된다. 기침약, 콧물이나 코막힘을 완화시키는 약, 두통·미열·근육통에 효과적인 진통소염제 등을 처방받아 불편한 증상을 줄일 수 있다. 그럼에도 열이 지속되고 기침과 콧물 등의 증상이 악화되면 응급실을 찾는다.
■ 염좌: 삐었을 땐 얼음찜질로 응급처치
성묘나 야외 활동 중에 발목, 허리, 손목을 삐는 일이 생긴다.
인대가 손상되는 염좌가 발생한 직후에는 부종을 줄이기 위해 얼음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 가능하면 붕대나 부목을 사용해 염좌 부위에 스트레스를 일시적으로 줄이고 관절을 쉬게 한다. 관절 통증이 점차 줄어들면 필요에 따라 온찜질을 시행해 관절 주변 혈류를 원활하게 한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복용해 통증과 부종을 줄일 수도 있다. 만약 부종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통증이 지속된다면 응급실에 찾는다.
장시간 운전이나 가사 일을 할 때는 틀어진 자세를 의식적으로 교정하는 것이 좋다.
보호대를 착용하면 관절에 무리를 줄이고 비교적 손쉽게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평소 허리, 손목, 발목이 약한 사람은 가사 일을 할 때 보호대를 착용해 관절에 무리 가는 것을 줄인다.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 때는 한쪽 발을 받침대에 올려 허리를 곧게 하는 것이 좋다. 운전할 때는 안전벨트로 몸을 의자에 고정하고 허리를 꼿꼿이 세운다.
염좌 예방을 위해 물건을 들 때는 몸에 바싹 붙여서 든다. 허리를 숙이기보다는 다리를 구부려서 든다. 너무 무거운 물건은 여럿이 함께 든다. 무거운 물건을 들었을 땐 몸을 비틀지 않는다.
■ 복통: 복통 심하면 금식하고 응급실로
복통의 원인은 변비, 소화불량, 식중독, 궤양, 요로감염, 맹장염, 편도선염, 몸살 등이다.
설 연휴에는 과식이 복통의 원인인 경우가 많다.
만약
△복통 정도가 점점 심해지고
△복통과 함께 열이 나고
△구토가 나타나고 구토에 피가 섞여 있거나 커피 빛깔이 날 때
△설사가 시작되고 피가 섞일 때
△복통과 함께 소변보기가 힘들거나 소변에 피가 섞일 때 △배가 점점 불러오고 단단해질 때는 가급적이면 금식하고 응급실을 찾는 것이 좋다.
7~12세 어린이가 복통을 호소하면 보통 맹장염을 생각해보기도 한다. 초기엔 통증이 배꼽 주위에서 시작해 서서히 오른쪽 아랫배로 이동하는 양상을 보인다. 식욕 감퇴, 구역질, 구토는 맹장염을 의심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증상이다.
■ 폐렴: 감기 걸린 아이라면 증상 완치 때까지 치료하기
감기에 걸린 아이가 있다면 초기에 빨리 치료받아야 한다.
소아 폐렴은 대부분 심한 감기나 독감의 합병증에서 오기 때문이다. 감기가 거의 나았다고 생각해 잠깐 방치하는 사이에 폐렴에 걸리는 수가 많다. 감기 기운이 있을 때는 완치될 때까지 신경 쓴다. 면역이 약한 영유아나 노인은 예방 접종을 해두는 것이 좋다.
폐렴은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이 폐로 들어가면서 폐에 염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폐렴의 주요 원인균인 폐렴구균은 공기 중에 항시 떠다니고 사람의 코와 목에도 사는 아주 흔한 세균이다.
초기엔 폐의 정상적인 방어기능이 떨어지면서 기침, 가래, 고열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객담을 동반한 기침, 숨을 쉴 때 가슴 통증, 호흡곤란이 있으면 바로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유아나 소아의 경우 진행속도가 빨라 갑작스럽게 늑막염, 뇌수막염 등의 합병증으로 진행하기도 하므로 증상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 발열: 아이 체온이 37.5도 이상이면 옷 벗겨 열 식히고 해열제 먹이기
소아 발열은 주로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이다.
발열이 있으면 체온계를 이용해 정확한 체온을 재야 하는데 입과 직장을 통해 측정하는 것이 정확하다. 37.5도를 넘지 않으면 정상이다.
체온이 정상 범위를 넘으면 아이 옷을 벗겨 열을 식혀준다. 몸을 떨면 열이 나는 징조다. 두꺼운 담요를 덮지 말고 땀 등을 닦아줘야 한다. 이때 열을 빨리 식히려고 알코올이나 얼음물은 사용해서는 안 된다. 해열제를 먹이되 가급적 아스피린은 삼간다. 고열이 계속되면 가까운 응급센터를 찾는다.
■ 두드러기: 호흡곤란 등 심한 증상이면 병원 찾아야
두드러기 원인은 음식물 알레르기, 약물, 감염, 물리적 자극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중 음식물 알레르기란 정상인에게는 무해한 음식물을 특정인이 섭취했을 때 과도한 면역반응이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음식물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을 음식물 알레르겐이라 하는데 대부분 단백질이 해당된다. 흔한 알레르기 유발 음식물로는 우유, 달걀, 땅콩, 조개, 어류 등이 있다.
음식물 알레르기로 인한 두드러기를 예방하려면 원인 음식물을 피하는 게 최선이다.
만약 명절날 음식을 먹다가 몸에 조금이라도 두드러기가 올라오면 음식물 섭취를 중단하고 항히스타민제 등을 복용하여 대증적 치료를 할 수 있다. 하지만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발생한 경우에는 즉시 가까운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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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 연휴 건강 유지법 7가지
① 고칼로리 음식과 독한 술 지나치게 먹지 않기
설 연휴 때 과음이나 과식으로 급체에 걸려 구토, 복통, 설사 등을 호소하며 응급실을 방문하는 경우가 있다. 또 연휴가 끝나고 갑자기 불어난 몸무게로 뒤늦은 후회를 하거나 잘 조절되던 당뇨 수치가 훌쩍 올라가기도 한다. 기름진 음식이 많은 고칼로리 음식과 독한 술은 지나치게 먹지 않도록 조절해야 한다.
② 최소 5시간 이상 수면시간 유지
평소보다 늦게 잠드는 생활 패턴이 며칠씩 이어지면 업무에 복귀했을 때 심각한 피로감이 몰려오고 다시 적응하기가 어렵다. 최소 5시간 이상은 잠을 자도록 하고 기상 시간은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하여 평소 생활패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한다.
③ 2시간 이상 연속으로 운전하지 말기
고향 가는 길에 장시간 운전하면 사고 위험이 커질 뿐 아니라 피로가 쌓이고 무릎 관절이나 어깨 근육 등에 좋지 않다. 2시간 이상 연속으로 운전하지 말고 쉬어가거나 교대로 운전한다.
④ 스트레스 주지도 받지도 말기
부엌일을 도맡아 하거나 친지들 사이에서 소외될 때 혹은 불편한 질문을 받는 경우에 흔히 명절 스트레스가 극대화된다. 서로 타인을 위해 배려하고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시누이나 남자도 부엌일을 도와주고 상대편에게 불편한 질문은 하지 않는다. 또 잘 어울리지 못하는 친지에게 대화를 먼저 거는 것도 좋다. 친지와 대화 중 난처한 질문을 받는다면 고의성이 없는 긍정적인 질문으로 간주해 넘기도록 한다.
⑤ 야외활동을 통해 적당한 활동량 유지
춥다고 연휴 내내 집 안에만 있는 사람이 있다. 평소 리듬이 깨지면서 오히려 더 피곤을 느끼게 된다. 실내외 기온 차이와 미세먼지에 주의하면서 가족과 야외활동을 통해 어느 정도 활동량을 유지해야 한다.
⑥ 연휴 상비약 준비하고 가까운 응급실 파악
간단한 소화제나 진통제, 해열제, 감기약 등을 미리 챙긴다. 평소에 고혈압, 당뇨 같은 만성질환 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잊지 말고 약을 확인한다. 다치거나 상처를 입을 경우를 대비해 주변에 진료 가능한 병원을 알아둔다.
⑦ 일상 복귀 전 충분한 완충 시간
명절 후유증을 최소화하려면 일상 복귀 전 '완충 시간'을 둔다. 연휴 마지막 날 밤이나 다음날 새벽에 귀가하는 것보다 적어도 전날 아침에는 집에 돌아와 여유롭게 휴식 시간을 갖는다. 완충 시간을 통해 설 연휴 중 흐트러졌던 생활패턴을 평소처럼 조금씩 바꿔 가면 명절 후유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도움말 : 김원영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선우성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출처: https://news.v.daum.net/v/20200117141803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