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에 바이러스 심는 위험한 생활습관..얼굴 만지지 마세요
곽노필 입력 2020.02.02. 12:26
간과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 수칙
무의식적으로 코, 입 등 부위 만지기 일쑤
손씻고 얼굴 안만지면 감염확률 크게 낮춰
신종 코로나와 같은 바이러스 감염병 예방을 위한 기본 생활 수칙으로 우선적으로 꼽히는 것이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이다.
그런데 그에 버금가게 중요하면서도 종종 간과되는 것이 하나 있다. 얼굴을 만지지 않는 것이다. 얼굴을 만지면 손에 묻어 있는 위험한 세균과 바이러스가 몸에 달라붙는다. 특히 코, 눈 등의 점막들이 급소다. 손을 자주 씻더라도 우리 손은 그 사이에 수시로 많은 물체와 접촉하고, 그 물체에 붙어 있는 오염물질이 손에 묻게 된다.
인터넷미디어 <기즈모도> 등에 따르면 2015년 호주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소규모 실험을 진행한 결과, 학생들은 보통 한 시간에 23번 얼굴을 만졌다. 그 중 입, 코, 눈 같은 얼굴의 점막 부위를 만지는 횟수는 절반을 약간 밑도는 44%였다. 입이 36%, 코가 31%, 눈이 27%였다. 미국 감염병학회가 발행하는 의학저널 <임상감염질환> 2013년 2월치에 발표된 한 연구는 대중교통 수단을 탄 사람들이 한 시간에 평균 3.3번꼴로 세균이 묻어 있을 수도 있는 곳을 만지는 것을 발견했다. 이들은 또 한 시간에 3.6번꼴로 입과 코를 만졌다. 입과 코는 무수한 세균들이 우리 몸으로 들어오는 핵심 통로다. 감기 바이러스를 비롯해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 호흡기 감염질환의 주범인 코로나바이러스, 식중독의 원인인 노로바이러스, A형 간염 바이러스 등이 모두 이곳을 통해 침입한다. 2016년에 발표된 중국인 대상 연구 결과를 보면, 손을 자주 씻고 얼굴을 만지지 않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계절성 독감에 걸릴 확률이 8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코나 귀, 뺨 등 얼굴의 특정 부위를 만지는 것이 습관이 돼버린 사람들이 많다. 특히 컴퓨터 모니터와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이 길어져 손으로 피로한 눈을 자주 부비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그런 사람들은 손의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가능한 한 장갑을 끼고 다니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물론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