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건강과생활

"노약자와 기저 질환자, 코로나19에 약한 이유 알아냈다"

한기천 입력 2020.05.14. 15:38

 

 

바이러스 증식 막는 마이크로 RNA 수 현저히 감소
미 오거스타대 연구진, 저널 '노화와 질환'에 논문

 

코로나19로 재조명 받는 호중구 급성 호흡곤란 증후군 등 코로나19의 위중한 증세가 호중구의 과잉 활성화에서 비롯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많을 땐 전체 백혈구의 70%를 차지하기도 하는 호중구는 NETs라는 독성 DNA 망(화살표)으로 박테리아 등 병원체를 공격한다. [콜드스프링하버 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우리 몸의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마이크로 RNA(miRNA)는 바이러스의 침투를 막는 최전선의 방어군 역할도 한다.

마이크로 RNA는 침입한 바이러스를 단단히 포박해 RNA(유전물질)를 잘라낸다. 이렇게 RNA가 파괴된 바이러스는 복제 능력을 상실해 감염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일으키는 바이러스((SARS-CoV-2)도 당연히 마이크로 RNA의 공격 대상이다.

그런데 고령자와 만성 기저 질환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맞서 싸우는 일군의 마이크로 RNA 수가 현저히 줄어들어 감염에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령자와 기저 질환자가 유난히 코로나19에 많이 걸리고 사망자도 많이 나오는 이유를 부분적으로 설명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지원을 받아 이 연구를 수행한 미국 오거스타대 조지아 의대(MCG) 과학자들은 14일 저널 '노화와 질환(Aging and Disease)'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이 저널은 국제 노화·질병 협회의 회보로 두 달에 한 번씩 나온다.

마이크로 RNA의 수가 감소했다는 건 전쟁에서 지상군 병력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이런 조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인간 세포의 유전체를 이용해 증식하는 능력, 즉 전염력이 더 강해진다.

MCG 연구진은 2002년에 처음 나타난 사스(급성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RNA 염기서열을 관찰하면서, 이들 바이러스를 공격하는 마이크로 RNA의 염기서열과 대조해 분석했다.

연구에 사용된 바이러스의 RNA 서열과 인간 유전체 서열 등은 NIH 유전자 서열 데이터베이스(GenBank)와 미 국립 생명공학 정보 센터 등에서 받았다.

특히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미국, 독일, 태국 등 5대륙, 17개국에서 분리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샘플 29개와 사스 바이러스 샘플 4개도 포함됐다.

연구를 주도한 카를로스 이살레스 박사(좌). [오거스타대 필 존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한 '퍼즐 조각 맞추기'를 거듭한 끝에, 사스 바이러스의 유전체를 표적으로 삼는 848종의 마이크로 RNA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체를 겨냥하는 873개의 마이크로 RNA를 가려냈다.

이 가운데 558종의 마이크로 RNA는 양쪽 모두를 표적으로 삼았다. 하지만 315종은 신종 코로나만, 다른 290종은 사스만 공격했다.

신종 코로나를 효율적으로 공략하는 마이크로 RNA 그룹은 도합 10개 이상의 공격 목표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신종 코로나를 공격하는 전체 마이크로 RNA는 면역 반응 물질 생성 등 72개 이상의 생리 과정과 연관돼 있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고 당뇨병·심혈관질환 등 기저질환이 생기면 이런 생리 과정의 다수가 비정상으로 변하거나 전체 생리 과정의 수가 감소했다.

일례로 특정 마이크로 RNA(miR-15b-5p)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친연성이 아주 높지만, 관상동맥 질환이 있으면 작용력이 약해졌다. 반대로 건강한 젊은이의 몸에선 이 마이크로 RNA가 타고난 대로 바이러스에 결합해 복제를 차단했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29개 신종 코로나 샘플 가운데 19개는 동일한 마이크로 RNA를 갖고 있었다. 이는 코로나19에 듣는 치료 약이나 백신이 개발되면 그 효능 범위가 상당히 넓으리라는 걸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말한다.

MCG 건강 노화 센터의 공동 소장이자 논문의 수석저자인 카를로스 이살레스 박사는 "비정상 반응을 촉발해 고령 환자를 (코로나19에) 더 취약하게 만드는 핵심 마이크로 RNA 그룹이 존재하는 것 같다"라면서 "이런 마이크로 RNA 그룹을 치료 표적으로 가려내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여러 개의 핵심 마이크로 RNA를 '칵테일' 형태로 섞어 코를 통해 분사하는 방법 등을 검토하면서, 합성 마이크로 RNA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향후 연구의 초점은, 가장 효과적인 마이크로 RNA를 가려내 코로나19의 보조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맞춰질 듯하다.

cheon@yna.co.kr

 
관련 태그

 

 

출처:   https://news.v.daum.net/v/20200514153805732

조회 수 :
129
등록일 :
2020.05.16
09:13:09
엮인글 :
게시글 주소 :
http://www.hfire.or.kr/178758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날짜sort
2114 음악 들으면 일어나는 건강 효과 4 불씨 197 2018-09-04
음악 들으면 일어나는 건강 효과 4   입력 F 2018.09.03 17:20 수정 2018.09.03 17:20     음악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는 등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하루 동안 소진한 에너지를 충전하거나 태교의 용도...  
2113 소화기 의사는 꼭 지키는 식습관 3 불씨 185 2018-09-05
소화기 의사는 꼭 지키는 식습관 3   입력 F 2018.07.31 10:35 수정 2018.07.31 10:35   내장 지방 없이 날씬하고 건강한 복부를 갖기 위해선 소화 기관이 튼튼해야 한다. 위장 관리에 소홀하면 소화기 암이라는 심각한 상황에 도달할 수도 있다. 복부 비만이 ...  
2112 녹내장, 백내장, 황반 변성...눈 지키는 법 5 불씨 182 2018-09-06
  녹내장, 백내장, 황반 변성...눈 지키는 법 5   입력 F 2018.07.03 07:59 수정 2018.07.03 07:59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나빠지는 시력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눈은 지금부터라도 노력하면 보호할 수 있다. 여러 연구들에 따르면 생활이나 식습...  
2111 효과적인 질병 예방법 10가지 불씨 142 2018-09-07
 효과적인 질병 예방법 10가지   입력 : 2016-12-05 14:13:54 수정 : 2016-12-05 14:13:54     날씨에 변동이 오면 감기 등으로 고생한다. 코가 막히면 짜증스럽다. 피로는 계속된다. 아픈 것을 핑계로 집에서 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것은 실제로 쉬는 것...  
2110 세균 가득 '휴대전화' 손 닦듯 닦아야 불씨 139 2018-09-08
  세균 가득 '휴대전화' 손 닦듯 닦아야   입력 F 2018.06.14 17:47 수정 2018.06.14 17:47     식탁에서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면 식중독에 걸릴 수 있다? 미국 주간지 타임은 휴대전화가 전염성 세균의 통로 노릇을 할 수 있다면서,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  
2109 고령화 시대 치매 피하는 7가지 방법 불씨 191 2018-09-09
  고령화 시대 치매 피하는 7가지 방법   입력 F 2018.09.04 17:46 수정 2018.09.04 17:46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치매에 대한 두려움도 점점 커지고 있다. 확실한 치료 방법을 찾지 못했기에 더더욱 예방이 중요한 상황. 영국의 ‘가디언’이 치매를 피...  
2108 미군의 오랜 비법…단 2분 만에 ‘꿀잠’ 자는 방법 불씨 297 2018-09-10
미군의 오랜 비법…단 2분 만에 ‘꿀잠’ 자는 방법   입력 : 2018.09.08 15:19 ㅣ 수정 : 2018.09.08 15:1         극심한 수면장애에 시달리는 현대인이 갈수록 늘어나는 가운데, 단 2분 만에 ‘꿀잠’에 드는 방법이 소개돼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영국 일간지 ...  
2107 방금 생긴 상처, 소독약 바를까 밴드 붙일까? 불씨 578 2018-09-11
방금 생긴 상처, 소독약 바를까 밴드 붙일까?   입력 : 2018.09.09 10:00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상처에 따라 처치법은 조금씩 다르다/헬스조선DB   갑자기 상처가 생겼다면 곧바로 응급처치를 해야 한다. 피부 맨 바깥인 표피층만 손상된 정도라면 집에...  
2106 [쿡기자의 건강톡톡] 건강 100세 시대 '운동'은 필수 불씨 163 2018-09-12
[쿡기자의 건강톡톡] 건강 100세 시대 '운동'은 필수 송병기 입력 2018.09.12. 00:15     국민일보DB   백세시대를 맞아 이제는 오래 사는 것 못지않게 건강하게 사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건강하게 백세를 맞이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을 선정한다면 무...  
2105 [오늘의 건강] 환절기 건강 지키는 예방 수칙 불씨 138 2018-09-13
[오늘의 건강] 환절기 건강 지키는 예방 수칙   입력 F 2018.09.10 01:13 수정 2018.09.10 06:42     오늘(10일)도 초가을 날씨. 아침, 저녁으로 얇은 겉옷을 챙겨야겠다. 서울 17도로 아침은 쌀쌀하고, 낮에는 28도로 기온이 껑충 뛰어올라 일교차가 10도 이...  
2104 건강수명 늘리는 식사 방법 5 불씨 147 2018-09-14
건강수명 늘리는 식사 방법 5 정선유 헬스조선 인턴기자     우리나라 2014년 100세 이상 인구는 1만4672명으로, 2010년 3523명에 비해 약 460% 급증했다. 그런데, 아무리 100년을 살아도 병원에서 20년을 보내면 건강하게 80년을 산 것보다 나을 게 없다. '기...  
2103 '노화의 척도' 혈관·관절·눈 건강에 좋은 기능성 원료는? 불씨 190 2018-09-15
'노화의 척도' 혈관·관절·눈 건강에 좋은 기능성 원료는? 김진구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8.09.10. 09:45     감마리놀렌산, 콜레스테롤 개선 N-아세틸글루코사민, 관절 도움 루테인, 황반변성 예방 기능 인정   신체 노화는 혈관·관절·눈에 가장 빨리 찾아온다...  
2102 젊은 피 수혈로 노인병 막는다..현대의학 유망사업 떠올라 불씨 202 2018-09-16
젊은 피 수혈로 노인병 막는다..현대의학 유망사업 떠올라 입력 2018.09.10. 15:31   [서울신문 나우뉴스]   암과 치매, 그리고 심장질환 같은 노인병을 치료하기 위해 전 세계 수십 개의 신생기업이 연구용으로 젊은 성인들에게서 피를 얻기 위해 애를 쓰고 ...  
2101 "이러면 죽는다!" 수명 단축하는 나쁜 습관 4 불씨 356 2018-09-17
"이러면 죽는다!" 수명 단축하는 나쁜 습관 4 권순일 입력 2018.09.15. 09:10     [사진=vmaslova/shutterstock]   당신의 생활방식 가운데 서서히 당신을 죽게 만드는 것이 있다. '치트시트닷컴'이 수명을 짧게 하는 나쁜 생활습관 4가지를 소개했다. 네덜란...  
2100 금세 행복해질 수 있는 뜻밖의 방법 5 불씨 156 2018-09-18
금세 행복해질 수 있는 뜻밖의 방법 5   입력 F 2018.08.18 09:33 수정 2018.08.18 09:33                          새벽에는 선선한 기운이 계절의 변화를 느끼게 한다. 이번 여름 무더위로 인해 심신이 지치고 활기가 떨어졌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2099 가을은 독감 예방접종이 필요한 시기 불씨 193 2018-09-19
[쿡기자의 건강톡톡] 가을은 독감 예방접종이 필요한 시기 송병기 입력 2018.09.18. 00:05 수정 2018.09.19. 08:35   국민일보DB   감기와 독감은 다르다..독감의 원인은?   일교차가 커지는 환절기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환이 독감이다. 전문가들은 이맘때쯤 ...  
2098 건강에 빨간불! 나만 아는 은밀한 신호 6가지 불씨 164 2018-09-20
건강에 빨간불! 나만 아는 은밀한 신호 6가지 권순일 입력 2018.09.16. 08:40'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은 애매모호한 말로서 많은 것과 관련이 있다. 이와 관련해 '치트시트닷컴'이 소개한 당신의 건강이 좋지 못하다는 신호 6가지를 알아본다. 일정하게 배변...  
2097 미처 몰랐던 근육의 뜻밖의 진실 9 불씨 182 2018-09-21
미처 몰랐던 근육의 뜻밖의 진실 9   코메디닷컴 입력 2018년 9월 5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근육은 생뚱맞지만 ‘작은 쥐‘와 연관이 있습니다. 근육을 칭하는 영어 단어 ‘머슬(muscle)’이 작은 쥐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라틴어 ‘머스큘러스(musculus)’에...  
2096 가을의 시작 추분, 호흡기 건강 지키는 방법은? 불씨 163 2018-09-22
가을의 시작 추분, 호흡기 건강 지키는 방법은?   윤정원 기자  광교 함소아한의원 박혜미 대표원장. ⓒ함소아한의원   본격적인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추분이다. 추분을 기점으로 밤의 길이가 길어지기 때문에 여름이 가고 가을의 시작을 알려준다. 하지만 아...  
2095 연휴 시작! 탈 없는 5일 보내기 위해 기억해야 할 3가지 불씨 143 2018-09-23
연휴 시작! 탈 없는 5일 보내기 위해 기억해야 할 3가지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8.09.22. 08:01   조선일보 DB     민족의 최대 명절 추석이다. 즐거운 추석을 보내기 위해서는 자칫 소홀할 수 있는 건강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장시간 운전, ...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