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가 깨끗해야 편도선 튼튼..세균·바이러스 침입 막아줘"
[경향신문]
오장의 중심 폐 아프면 ‘만병’ 생겨
편도선서 나온 건강한 임파구들이
면역력 높여 아토피 등 치료 효과
“폐 건강의 악화는 만병의 근원입니다. 호흡을 통해 들어온 공기 중의 산소가 혈액과 섞여 혈관을 타고 우리 몸 구석구석을 돌아야 건강하게 살 수 있습니다. 폐가 나빠지면 이런 필수 생존 기능이 약화되고 감기·독감, 폐렴, 천식·아토피, 만성폐쇄성 폐질환(COPD), 편도선염, 폐기종, 폐섬유화, 비염, 여드름, 건선 등 각종 질환에 시달리게 됩니다. 한의학에서 ‘폐가 오장육부의 근간’이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서효석 편강한의원 원장이 최근 주한 외국대사 21명을 초청해 ‘폐 청소를 통한 우리 몸 치료’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이란,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아제르바이잔, 페루, 파라과이, 루마니아, 불가리아, 슬로바키아, 방글라데시, 잠비아 등 동양의학에 관심이 많은 대사가 대거 참석했다고 주최 측은 밝혔다.
서 원장은 폐 건강의 요체로 ‘청폐(淸肺, 폐 청소) 요법’을 주창해 국내외에서 여러 강연과 학술 발표를 하고 있다.
등산 등 좋은 공기 속 운동 바람직
폐활량 늘리고 피부 노폐물 배출
그는 “장수의 첫걸음은 편도선 건강과 폐 건강이며, 면역력과 밀접한 임파선(림프구)인 편도선이 건강하면 세균이나 바이러스로 인한 각종 감염병을 이길 수 있다”면서 “평소 운동의 생활화를 통해 폐활량을 늘리고 면역력을 높이면 튼튼한 폐를 만들고 유지하는 데 매우 좋다”고 강조했다.
- 청폐의 원리가 궁금합니다.
“신체의 면역력에는 두 단계가 존재합니다. 첫 번째는 건강한 편도에서 강해진 백혈구가 세균과 바이러스를 막아내는 것, 두 번째는 장내 미생물의 유익균이 유해균과 싸워 이기는 것입니다. 수많은 강연에서 강조하고 있는 첫 번째 단계가 바로 청폐(淸肺)의 원리예요. 편도가 사전에 균이나 바이러스가 들어올 일이 없게 차단하면 감염병에 걸릴 확률이 크게 줄어든다는 얘깁니다. 이러한 편도선 건강은 오장의 중심인 폐에서 비롯됩니다.”
- 청폐로 얻어지는 효과는 무엇입니까.
“평소 환자들에게 ‘안개를 마음대로 걷을 순 없지만 태양이 솟으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는 말을 합니다. 이처럼 폐는 태양과 같아서 폐가 좋아지면 편도가 튼튼해지고, 그곳에서 나온 건강한 임파구들이 비염과 천식, 그리고 아토피까지 낫게 해줍니다. 증상을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치료가 아닌 근본부터 좋아지게 만들어 병의 원인을 이겨낼 수 있게 하는 치유입니다.”
- 아토피 피부염과 폐를 연관짓기는 어려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
“폐를 청소함으로써 호흡기 질환을 치료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하던 편강탕이 아토피 피부염까지 낫게 하는 건 의외의 성과였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한의학 이론 중 폐주피모(肺主皮毛)라는 말이 있습니다. 폐는 피부와 터럭을 주관한다는 의미입니다. 아토피를 앓는 환자들 중 다수가 땀이 잘 나지 않고 털구멍이 막혀 있는데, 폐를 좋게 하면 땀구멍과 털구멍이 열려 피부 속 노폐물 배출을 도와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피부 질환자가 편강탕을 처방받을 때에는 땀을 낼 수 있는 운동을 권합니다. 약만 복용하기보다 스스로 땀구멍을 열려고 노력해야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생활 속에서 가장 실천하기 좋은 활동은 등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공기를 마시며 숨을 헐떡거리면 폐 속에 깨끗한 산소가 들어오고 땀도 많이 배출되기 때문입니다.”
‘청폐’ 한약 성분, 과학적 입증 작업
주한 외국대사 부부들 대상 강연도
- 학술지 게재를 위한 연구 현황은 어떻습니까.
“현대로 들어올수록 한의학의 과학적 근거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 이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동안 한의학을 전공하고 수많은 환자들의 치유를 도우면서 한약의 성분과 효능을 객관적으로 입증하고 싶었어요. 가장 자신 있는 폐 청소 한약의 성분을 분석, 처방조제에 쓰인 다수의 한약재가 폐 질환을 유발하는 물질을 억제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해 보였고요, 이런 내용이 국제학술지에 게재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등록된 마이크로백연구소의 분석을 통해 무독성 식이제품으로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 얼마 전 21개국 대사 부부들을 대상으로 강연이 열렸는데요.
“최근 진행된 강연은 주로 유럽과 중동 국가의 주한 외교대사들을 청중으로 두었는데, 코로나19 유행 때문인지 생각보다 집중도가 높고 질문도 많았습니다. 한의학은 아직까지 서양인에게 생소합니다. 처음에는 일단 알리는 것을 목표로 미국 뉴욕의 의료 박람회장에도 진출하고, 뉴욕타임스에 한의학의 원리와 우수성을 홍보하는 광고도 큰 예산을 들여 집행했습니다. 그 결과 뉴욕 맨해튼의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우리 직원들은 전 세계에서 걸려 오는 문의 전화를 받고 있어요. 앞으로도 세계 여러 나라를 돌며 강연을 하고 연구를 심화해 한의학 세계화에 기여할 계획입니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