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건강과생활

눈을 감으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수면과 상상 사이

장래혁 입력 2020.08.24. 15:12 
번역 설정
 
글씨크기 조절하기
 
인쇄하기 새창열림
이미지 출처- pixabay

눈을 감으면 우리의 뇌는 어떠한 일을 할까. 눈을 감는다는 걸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면과 연관 짓는다. 하루 24시간 중 눈을 감고 있는 동안 가장 많이 하는 일이 바로 수면이긴 하다.

불교의 참선이나 명상을 처음 시작할 때 초심자들 대부분 눈을 감으면 잠 속으로 빠져든다. 현대인들의 자율신경계 불균형 속에서 깨어있는 의식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밖으로 향하는 의식패턴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금과 같은 정보화 사회 속에서 의식의 방향을 내면화 하는 것이 갈수록 힘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다.

실제로도 눈을 감은 채 의식을 놓아버리면 대부분 잠으로 빠져든다. 뇌파도 수면파형으로 변화한다. 그렇다면 반대로 하면 뇌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

얼마 전 ‘나 혼자 산다’라는 방송에서 마마무 화사가 컴백을 일주일 앞두고 연습 도중 허리 부상으로 걷기조차 힘든 상황에서 소파에 누운 채 안무를 이미지 트레이닝 하는 장면이 나왔다. 경험의 축적으로 스스로도 어느 정도 느꼈으리라 기대가 되지만, 그러한 상상훈련은 실제 뇌에 영향을 미칠까.

이미지 트레이닝은 스포츠계에서 이미 적지 않게 활용된다. ‘한판승의 사나이’로 유명했던 이원희 선수를 기억하는가. 2004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남자 유도 금메달까지 그랜드 슬램을 달성해 낸 그에게는 독특한 훈련법이 있었다고 알려졌다.

그는 하루 종일 틈틈이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 매트에 앉아 홀로 상념에 잠겨 있는 듯한 이원희 선수를 본다면 십중팔구 이이미지 훈련 중일 것이다. 남들이 보면 앉아서 쉬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가만히 앉은 그의 뇌 속에서는 시합영상이 쉴 틈 없이 지나갔을 것이다.

상대선수가 어떤 기술로 들어올지, 그때 나는 어떻게 대처할지 끊임없이 그려 본다. 머릿속 에서 상대 선수와 실제 시합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잠잘 때에도 유도 하는 꿈을 꾼다니, 그는 무의식중에도 홀로 훈련에 몰입할지 모를 일이다.

우리는 예전에 해본 것을 다음에 하게 되면 익숙함을 느낀다. 뇌의 입장에서 보면 기억이 남아 있는 것인데, 상상에 의한 것도 그것이 구체적으로, 생생하게 입력된 정보라면 뇌는 실제와 거의 마찬가지로 기억한다.

우리의 뇌는 기본적으로 바깥에서 들어온 정보와, 뇌 속에 저장된 정보가 결합된 형태로 정보처리가 이루어진다. 상상이든, 현실이든 뇌는 정보를 입력하고, 처리한다. 그리고 필요한 시점에 뇌 속에 저장된 정보를 출력해 현재에 대응한다. 뇌 입장에서는 저장된 정보를 출력할 뿐이므로, 현실 속에서 처음 접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뇌는 처음이 아닌 셈이다.

미국 클리블랜드병원 신경과학자 광 예 박사는 ‘마음을 이용한 근력 키우기’란 연구결과를 저명학술지에 게재한 바 있다. 피험자는 팔을 특정한 부위에 올려놓은 후 마음속으로만 근육을 강하게 수축시키는 상상 훈련을 했다. 각 훈련 시간은 10~15분 정도로, 총 50회 정도를 반복하면서 매 10초 정도씩 마음속으로 명령을 내렸다.

4개월간의 훈련을 거친 결과, 젊은이와 노인들 모두 15% 정도의 근육이 강화된 결과가 나타났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한 근육강화방법이 아니라, 두뇌에서 근육으로 전해지는 신호를 ‘상상’의 힘으로 가능케 한 셈이다. 물론 상상의 힘을 얘기한다고 해서 실제 몸을 쓰는 것을 게을리 해야 한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검색을 하고 사색을 하지 않는 시대, 눈을 감고 단 5분만 있어보자. 외부의 자극적이고, 단편적 자극에 일상적으로 노출되다보니 요즘 많은 청소년들은 눈을 감으면 불안정한 뇌파가 나오는 경도 적지 않다. 무의식적인 두려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눈을 감는 것은 찰나의 순간이지만, 뇌에게는 커다란 변화를 야기 시킨다. 인간의 신체는 기본적으로 오감을 통해 외부의 정보를 받아들인다. 그 정보는 몸 전체에 뻗어있는 감각수용기를 통해 뇌에 종합적으로 모이는데, 오감 중에 가장 큰 영역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시각'이다.

무려 외부정보의 70~80%를 인간은 시각을 통해서 받아들인다. 실제로 뇌에서 시각영역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많을 뿐 아니라, 그 체계 또한 치밀하게 발달되어 있다. 시각영역은 뇌의 뒷면 아래 부분인 '후두엽(Occipital Lobes)'이라 부르는 영역에 자리하는데, 이 영역은 보는 것과 색깔, 모양, 움직임 등 보이는 것을 해석하는 역할을 한다.

후두엽이 시각정보가 들어와서 처리를 하는 곳이라면, 외부세계의 정보가 들어오는 첫 관문은 역시 양쪽 눈이다. 정확히 얘기하면 수정체와 망막이다. 렌즈역할을 하는 수정체를 통해 망막에 상이 맺히고, 망막에 있는 시세포는 전기신호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우리가 눈을 감는다는 것은 인간이 받아들이는 가장 큰 정보창구인 시각정보를 차단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보지 않는 것은 아니다. 정확하게는 눈이 보는 것이 아니라 뇌가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눈은 외부세계의 정보를 뇌로 보내는 관문이지, ‘본다’는 기능은 결국 뇌가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눈을 통해 외부의 정보를 받아들일 때에 시각중추를 비롯해 관련 영역이 활성화 되지만, 상상을 할 때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상기하자. 눈이 아닌 뇌가 본다는 사실을 이해한다면, 눈을 감는 이 단순한 행동 하나가 뇌에게는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 주는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상상은 인간이 가진 커다란 자산이다. 잘 활용하면 우리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책을 읽을 때 머리 속에 그 책의 스토리가 영상으로 펼쳐지는 것을 경험해본 적이 있는가. 마치 그 책 속 내용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생생히 나타나는 것을 겪어본 적은 없는가. 어떤 작가는 글을 쓴다는 것은 머릿속에 떠오른 것들을 단지 표현하는 것일 뿐이라 했다.

나의 의식은 지금 어디에 머물고 있는가. 모든 것이 외부로 향하고 내면을 돌아보지 않는 시대, 검색이 일상화되고 상상이 결핍되는 시대 속에서 하루 10분은 눈을 감아보자.

하나의 문이 닫히면 새로운 문이 열린다.

글. 장래혁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융합학과 교수, 브레인 편집장

 

 

 

 

 

 

 

 

 

 

 

 

 

 

 

 

 

 

 

 

 

 

 

 

 

 

 

 

 

 

 

 

 

 

 

 

 

 

 

 

 

 

 

 

 

 

 

 

 

 

 

 

 

 

 

 

 

 

 

 

 

 

 

 

 

 

 

 

 

 

 

 

 

 

 

 

 

 

 

 

 

 

 

 

 

 

 

 

 

 

 

 

 

 

 

 

 

 

 

 

 

 

 

 

 

 

 

 

 

 

 

 

 

 

 

 

 

 

 

 

 

 

 

 

 

 

 

 

 

 

 

 

 

 

 

 

 

 

 

 

 

 

 

 

 

 

 

 

 

 

 

 

 

 

 

출처:   https://news.v.daum.net/v/20200824151207404

조회 수 :
250
등록일 :
2020.08.25
08:14:02
엮인글 :
게시글 주소 :
http://www.hfire.or.kr/179595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날짜sort
1774 샤워기로 세수하기, 몸 말리고 로션 바르기.. 피부엔 '최악' 불씨 285 2019-08-16
샤워기로 세수하기, 몸 말리고 로션 바르기.. 피부엔 '최악'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9.08.14. 15:10   샤워 후 수건을 머리에 두른 채 방치하면 세균이 증식해 피부염이 생길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샤워하면서 아무 생각 없이 해왔던 습관...  
1773 사람은 25세까지 성장, 최고 수명 125세 가능 불씨 194 2019-08-17
사람은 25세까지 성장, 최고 수명 125세 가능 박용환 입력 2019.08.12. 07:01     [더,오래] 박용환의 동의보감 건강스쿨 (55)   사람의 기는 어릴 때 아래쪽에 있다가 나이가 들면서 위로 올라간다. 오장육부도 나이에 따라서 기운이 차고 쇠약해지는 시기가 ...  
1772 자꾸 '늙었다' 생각했더니.. 나타난 무서운 결과 <연구> 불씨 132 2019-08-18
자꾸 '늙었다' 생각했더니.. 나타난 무서운 결과 <연구> 홍예지 입력 2019.08.17. 08:50     스스로 '늙었다' 생각.. 인지장애·치매 위험 ↑   [사진=픽사베이] /사진=fnDB   "난 이제 늙었어".. "늙어서 안되나봐" 나이가 들수록 습관적으로 자기 자신을 '늙었...  
1771 "허리 질환, 무리한 근육 강화보다 '바른 자세'가 낫다" 불씨 420 2019-08-19
"허리 질환, 무리한 근육 강화보다 '바른 자세'가 낫다" 김상훈 기자 입력 2019.08.17. 03:01   [베스트 닥터의 베스트 건강법] <11> 정선근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정선근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허리 질환이 있을 때 운동보다는 자세를 바로...  
1770 [CEO 건강학 78] 발 건강 비결? 신발부터 확인하라 불씨 129 2019-08-20
[CEO 건강학 78] 발 건강 비결? 신발부터 확인하라 김형석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교수 입력 2019.08.19. 19:06     족부질환이 발생하면 한의학에서는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침 치료를 시행한다. 하지만 이런 치료로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평...  
1769 65세 이상, 틈날 때마다 '드느즈스' 발음 불씨 141 2019-08-21
65세 이상, 틈날 때마다 '드느즈스' 발음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9.08.20. 09:09   삼킴장애 예방 운동법   고령 인구가 많아지면서, 삼킴장애(연하장애) 환자도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삼킴장애 환자는 2014년 9726명에 불과했...  
1768 행복한 부부로 만드는 좋은 습관 6가지 불씨 163 2019-08-22
행복한 부부로 만드는 좋은 습관 6가지 권순일 입력 2019.08.20. 09:05   [사진=wavebreakmedia/shutterstock]     관계가 오래 지속되려면 상대에 대한 다정함과 너그러운 태도가 바탕이 돼야 한다. 행복한 가정생활을 영위하는 부부들을 보면 이런 상황을 좀...  
1767 뇌는 어떻게 장기 기억을 보존하나? 불씨 188 2019-08-23
뇌는 어떻게 장기 기억을 보존하나? 사이언스타임즈 2019.08.13. 16:36   장기 기억 유지하는 분자 메커니즘 밝혀 뇌는 감미로운 첫 키스로부터 아기의 탄생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소중한 기억들을 안전하게 보존한다. 이러한 신기한 재주는 어떻게 가능하며, ...  
1766 [질환과 음식] 빨리 먹는 식습관 건강에는 어떤 영향 있나 불씨 177 2019-08-24
[질환과 음식] 빨리 먹는 식습관 건강에는 어떤 영향 있나 정명진 입력 2019.08.17. 12:00   하루 종일 소파에 앉아 감자칩을 먹으며 TV만 보는 사람을 일컬어 '카우치 포테이토'라고 한다.   최근에는 하루 종일 일만 하는 사람을 빗대어 '데스크 포테이토'라...  
1765 얼굴부터 오는 노화, 눈 건강… 무엇을 조심해야 할까? 불씨 130 2019-08-25
얼굴부터 오는 노화, 눈 건강… 무엇을 조심해야 할까? 김용 기자 수정 2019년 8월 20일 07:56     [양산을 활용하면 얼굴 노화를 막고 눈 건강도 지키는데 도움이 된다]   요즘 남성도 양산을 쓰고 다니는 사람이 늘고 있다. 건강을 위해선 바람직한 현상이다....  
1764 가을을 대비한 여름 관리법 불씨 130 2019-08-26
가을을 대비한 여름 관리법 윤정원 기자 입력 2019.08.08. 09:00   "소화기능 및 기력 강화에 도움되는 음식 섭취해야"   【베이비뉴스 윤정원 기자】   덥고 습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어 아직 가을이라는 단어가 이른 느낌이지만 절기상으로는 가을의 시작에 ...  
1763 [Health Journal] 이유없이 심장이 펄떡! 부정맥 위험신호입니다 불씨 647 2019-08-27
[Health Journal] 이유없이 심장이 펄떡! 부정맥 위험신호입니다 이병문 입력 2019.08.26. 04:03   건강 기습하는 '부정맥' 환절기 온도변화, 혈류량 바뀌며 맥박수 상승..돌연사 위험까지 분당 100회 넘거나 60회 미만 심장박동 이상 땐 검사받아야 스트레스·...  
1762 [소소한 건강 상식] 근력 키우는 운동 매일 하면 안 좋은 이유 불씨 164 2019-08-28
[소소한 건강 상식] 근력 키우는 운동 매일 하면 안 좋은 이유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9.08.27. 09:11   운동은 무조건 매일 해야 좋을까? 그렇지 않다. 근육을 키우는 게 목적이라면 '이틀에 한 번'이 좋다.     상계백병원 재활의학과 박용범 교수는 ...  
1761 심장에서 만들어진 '피떡', 노인 腦 막는다 불씨 149 2019-08-29
심장에서 만들어진 '피떡', 노인 腦 막는다 이도경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9.08.28. 08:00   노인 심방세동 주의보   자영업자 이모(80)씨는 얼마전 소스라치는 경험을 했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말을 하려는데 말이 입 밖으로 잘 나오지 않고 오른쪽 팔...  
1760 정신 질환도 미리 예방하세요.. 연령대별 마음 관리법 불씨 137 2019-08-30
정신 질환도 미리 예방하세요.. 연령대별 마음 관리법 이도경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9.08.28. 15:52   마음의 병이 안 생기게 하려면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처럼 마음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건강한 삶을 위해 매일 꾸준히 신체 운...  
1759 사망률 낮추는 단백질 황금비율 '식물성2:동물성1' 불씨 311 2019-08-31
사망률 낮추는 단백질 황금비율 '식물성2:동물성1' 유대형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9.08.30. 09:11   [단백질 올바른 섭취법] 동물성 위주, 癌·질병 위험 높여.. 4%만 대체해도 사망률 34% '뚝' 식물성만으론 필수 9종 보충 안 돼 콩 등 채소는 익혀 소화율 높...  
1758 지금 움직이고 있나요? 불씨 131 2019-09-01
지금 움직이고 있나요? 장래혁 입력 2019.08.30. 13:42   작년 이맘때 여든을 넘긴 졸업생 한 분이 감정코칭 자격을 취득해 한 경로당에서 후배(?)들을 위해 강사로 데뷔했을 때이다. 강의를 마치고 “나이가 들면 움직이는 것부터가 감정의 충돌이다”란 나눔을...  
1757 건강해지고 싶다면.. 일주일에 딱 2시간 이렇게 <연구> 불씨 128 2019-09-02
건강해지고 싶다면.. 일주일에 딱 2시간 이렇게 <연구> 홍예지 입력 2019.08.30. 13:39   한 번에 길게, 짧게 여러 번도 괜찮다 [사진=픽사베이] /사진=fnDB     [파이낸셜뉴스] 일주일에 한 번, 자연 속에서 2시간만 있어도 건강 증진과 웰빙에 크게 도움이 ...  
1756 65세 이상 노인, 약 삼킬 때 질식 사고 주의 불씨 341 2019-09-03
65세 이상 노인, 약 삼킬 때 질식 사고 주의 이도경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9.08.26. 08:20   안전한 약 복용법   노인은 약을 삼킬 때 질식 우려가 있으니 더욱 조심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노인들은 비교적 젊은 사람들보다 약 복용 시 질식 사고...  
1755 [오늘의 건강] 눈 뻑뻑할 때 눈알 씻으면 좋을까? 불씨 225 2019-09-04
[오늘의 건강] 눈 뻑뻑할 때 눈알 씻으면 좋을까? 이지원 입력 2019.09.04. 06:01   사진=shutterstock     우산 쓰고 나서야겠다. 남해안은 오전까지, 중부지방은 아침부터 모레까지 세찬 비 내린다. 아침 최저 19~23도, 낮 최고 24~28도.   ☞공기와 자외선=...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