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먹느냐도 '청력'에 영향 (연구)
시력에 좋은 음식을 찾는 사람들은 많지만, 청력에 좋은 음식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잘 없다. 음식과 귀 건강이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연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음식은 귀 건강, 즉 청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데시벨이 높은 소음의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귀 건강을 지키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아는 사실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건강한 식사가 청력 손실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내용을 담은 논문들이 발표되고 있다.
미국 마운트 시나이 병원 이비인후과 의사인 엔리케 페레즈 박사는 미국소비자협회 '컨슈머 리포츠'지를 통해 "소음공해, 나이, 특정 약물, 당뇨와 같은 질환 등과 더불어 음식이 청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페인 연구팀이 진행한 연구에 의하면 과일, 채소, 오메가-3 지방산, 비타민 A·C·E 등의 항산화성분 등이 노화와 연관된 청력 손실의 위험을 낮추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일주일에 2~4번 생선을 먹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청력 이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20% 낮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이 연구에 의하면 엽산 섭취가 하루 200mg 이하로 떨어지면 반대로 청력 손실 위험률이 높아진다.
지난 2018년 여성 8만 1000명의 식습관과 청력 손실의 연관성을 살핀 연구에서는 지중해식 식단, 고혈압 관리에 도움을 주는 대시 식단 등을 지킨 여성들이 연구가 진행된 22년 동안 청력 손실에 이를 위험이 30% 더 낮았다. 올해 미국전염병학저널(American Journal of Epidemiology)에 실린 3000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유사한 연구결과가 도출됐다.
그렇다면 어떠한 음식이 귀 건강에 좋을까? 대체로 심장 건강에 좋은 식단이 귀 건강에도 좋다고 생각하면 된다. 한 끼 식사를 접시 하나에 담는다고 가정했을 때, 접시의 절반은 채소와 과일로 채운다.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통곡물와 콩류 등의 식물성 단백질을 채운다. 그리고 며칠에 한 번씩은 통곡물과 식물성 단백질 자리에 견과류나 올리브오일 등의 건강한 지방과 기름기 없는 육류, 가금류, 생선류 등으로 대체하도록 한다. 감자처럼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식물성 식품은 최소화하도록 한다.
단, 식단 하나만으로 귀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건 아니다. 소음에 자주 노출되는 생활을 하는 사람은 귀마개 착용 등의 방식으로 귀를 보호하고, 금연 역시 필수다. 지난해 일본 연구팀이 '옥스퍼드 아카데믹(Oxford Academic)저널'에 발표한 연구에 의하면 흡연은 청력 손실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더불어 존슨홉킨스대학의 연구에서는 신체활동 역시 귀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주 다른 사람들의 말을 되묻거나 TV볼륨 소리를 점점 키워야 하는 사람은 청력 검사를 통해 현재 자신의 귀 상태를 체크해보는 것이 좋겠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