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건강과생활

약 봉투에 '식후 30분'이 사라졌다 [서지혜 기자의 건강한 육아]

서지혜 기자 입력 2020.11.14. 07:00 
음성 기사 듣기
 
번역 설정
 
글씨크기 조절하기
 
인쇄하기 새창열림
복약지도 '식후30분' → '식후즉시'로 변화
서울대 2017년 "복약시간 준수가 환자에 부담" 발표 후 변화
이부프로펜 해열제는 식후에, 위장약은 식전에
식사 거르더라도 정해진 시간에 복용하는 게 바람직
[서울경제] “어떡해! 아이가 밥을 안 먹어... 약 먹여야 하는데”

신생아 시절부터 아이가 아파 약을 먹을 일이 생기면 가장 큰 고충 중 하나는 ‘밥’이었습니다. 아이가 분유나 이유식을 잘 먹지 않을 때는 약을 먹여도 되는 건지, 언제 먹여야 하는 건지 늘 의문이었거든요. 그도 그럴 것이 약국에서 받은 약 봉투에는 ‘식후 30분’이라고 적혀 있기 때문에 ‘밥을 먹이고 약을 먹여야 한다’는 생각인데 아이가 밥을 먹지 않으면 빈 속에 약을 먹여도 되는 건가 걱정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안 먹고 자주 아픈 아이’를 키울 때 종종 벌어지는 일이지요. 증세가 심각하지 않을 때는 약을 건너 뛸 때도 있었지만 코막힘이나 기침 등이 심할 때는 의사 선생님께 전화를 걸어 물어볼 때도 많았습니다. 그럴 때면 의사 선생님께서는 “분유에 타서 먹이세요, 밥에 뿌려서 먹이세요”라고 조언하셨고, 저는 ‘아이가 밥을 먹지 않는데요’라는 대답을 도돌이표처럼 반복했죠.

 
같은 약인데 ‘식후 즉시?’···의사 선생님, 무슨 일이죠?
 

그런데 얼마 전 환절기 콧물 감기에 걸린 아이의 약을 먹이려다 봉투에 ‘식후 30분’이라는 안내 사항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대신 봉투에는 ‘식후 즉시’라는 새로운 문구가 등장했습니다. 밥을 먹인 후 30분 정도 소화가 되길 기다리고 있었는데 의아했습니다. ‘바로 먹는 것과 30분 후에 먹는 게 다른 걸까’하는 의문이 생겨 약국에 전화를 걸어 보았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요즘에는 식후 즉시 먹는 쪽으로 추세가 바뀌고 있어요, 그리고 위장약이 아니면 끼니를 거르고 먹여도 됩니다”라고 답했습니다.

복용법에도 추세가 있다니. 처음 듣는 말이었지만 이리저리 검색해보니 사실이었습니다. 지난 2017년 9월 서울대 병원에서 ‘식사 후 30분’이던 복약 기준을 ‘식사 직후’로 변경한다고 밝힌 후 3년 여에 걸쳐 많은 병원들이 이 같은 복용법을 따르고 있었습니다. 당시 김연수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외국에서도 식후 30분 복약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있고, 식사 직후로 변경해도 환자에게 무리가 될 사안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식후 30분이 지나서 복용하라고 할 때 오히려 약 먹는 사실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생겨 환자가 시간을 지키는 일에 부담을 갖는 다는 게 이유입니다. 실제로 식품의약품 안전처 역시 지난 2017년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약 복용법인 ‘하루 세번, 식후 30분’은 약물에 의한 위장장애 부작용을 감소하는 동시에 약이 흡수돼 우리 몸 속에서 일정하게 약물 농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식사 시간에 맞춰 규칙적으로 의약품을 복용하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고 안내한 바 있습니다. 관행처럼 여겨지던 ‘식후 30분’ 복약법이 서서히 바뀌어 최근에야 자리 잡은 셈입니다.

 
‘이부프로펜’ 해열제는 식후·변비약은 취침 전···복용시간은 여전히 중요
 

그렇다고 약의 복용 시간을 모조리 무시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식사를 거르더라도 위장 장애를 유발하는 의약품이 아니라면 정해진 시간에 따라 복용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약의 복용시간은 식후, 식전, 취침전으로 나뉘는데요, 이 중 식후 복용해야 하는 약은 음식물이 있으면 약 효과가 높아지거나 섭취한 음식이 위점막을 보호해 속 쓰림 등 부작용을 감소할 수 있는 약입니다. 해열제 성분인 이부프로펜, 소염진통제에 쓰이는 디클로페낙, 철분제 등은 공복에 복용하면 위장 장애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식후에 복용하는 게 좋습니다. 또한 최근 초·중학생들이 많이 복용하는 오르리스타트 성분의 비만 치료제는 섭취한 음식으로부터 지방성분이 흡수되지 않도록 도와주는 약이기 때문에 약효를 높이기 위해서는 식사와 함께 먹거나 음식물이 흡수되는 식후 1시간 이내에 복용할 것을 권합니다.

식전에 복용하는 약도 있습니다. 주로 음식물로 인해 약 흡수가 방해 되거나 약의 작용 기전에 따라 식사 전에 복용해야 약효가 잘 나타나는 약인데요,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의 골다공증치료제는 약 흡수가 음식물에 의해 방해되기 때문에 식사 1시간 전에 복용해야 하며 복용 할 때도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충분한 물과 함께 복용해야 합니다. 복용 후 바로 눕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수크랄페이트 성분을 사용하는 위장약은 위장관 내에서 젤을 형성해 위 점막을 보호하기 때문에 식사 전에 복용하면 식사 후 분비되는 위산과 음식물에 의한 자극으로부터 위 점막을 보호할 수 있어 식사 1~2시간 전에 복용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설포닐우레아계열의 당뇨병 치료제는 식사 전에 복용하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식사 후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졸음을 유발하는 등의 이유로 취침 시 복용을 권장하는 약도 있습니다. 비사코딜 성분 등 변비약은 복용 후 7~8시간 후 작용이 나타나기 때문에 취침 전 복용해야 아침 배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성 비염 치료에 사용되는 항히스타민제는 복용 후 졸음이 발생하기 때문에 성인의 경우 취침 전 복용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또한 콜라, 주스, 커피 등과 함께 약을 복용하면 해당 음료가 위의 산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물과 함께 복용하는 게 가장 바람직합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출처:   https://news.v.daum.net/v/20201114070005230

조회 수 :
197
등록일 :
2020.11.15
08:44:34
엮인글 :
게시글 주소 :
http://www.hfire.or.kr/181488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sort 날짜
871 “땀흘리면 열 240배 빨리 뺏겨”…한파 이겨내는 법 8가지 불씨 122 2023-12-18
“땀흘리면 열 240배 빨리 뺏겨”…한파 이겨내는 법 8가지 김영섭입력 2023. 12. 16. 07:11수정 2023. 12. 16. 09:42         옷은 세 벌 이상 결쳐 입기 등 ‘기본 수칙’ 준수 중요 주말부터 크리스마스 이브까지 한파가 몰아칠 것 같다. 노약자는 특히 몸을 따...  
870 식사 직후 '과일' 먹는 습관… 당장 멈춰야 하는 이유 불씨 122 2023-11-29
식사 직후 '과일' 먹는 습관… 당장 멈춰야 하는 이유 이해나 기자입력 2023. 11. 28. 11:15수정 2023. 11. 28. 11:17       식후 과일 섭취는 혈당을 급격히 올리기 때문에 식사 후 2~3시간이 지나고 먹는 게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건강을 위해 매일 과일...  
869 목숨까지 위협하는 '뭉친 핏덩어리' 어떻게 예방할까? 불씨 122 2023-11-27
목숨까지 위협하는 '뭉친 핏덩어리' 어떻게 예방할까? 권대익입력 2023. 11. 26. 06:50수정 2023. 11. 26. 07:51       [헬스 프리즘] 김성권 서울대명예교수(서울K내과 원장)   장시간 같은 자세로 운전을 하거나 TV를 오래 보다간 다리 정맥이 잘 흐르지 않...  
868 설탕 과잉 섭취했더니 머리가...뇌에서 무슨 일? 불씨 122 2023-08-30
설탕 과잉 섭취했더니 머리가...뇌에서 무슨 일? 권순일입력 2023. 8. 27. 11:05       기억력 떨어지고, 우울감 증가해   [사진=게티이미지뱅크]설탕(당분)을 너무 많이 먹으면 뱃살이 찌는 것은 물론 심장 건강에도 해롭다. 또 뇌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  
867 노쇠하고 있다는 신호... '노인증후군'을 아시나요? 불씨 122 2023-07-21
노쇠하고 있다는 신호... '노인증후군'을 아시나요? 이요세입력 2023. 7. 19. 13:30수정 2023. 7. 19. 14:32         주위가 도는 느낌, 가벼운 실신, 낙상, 가벼운 두통 등은 보행을 어렵게 만들고 낙상의 위험을 높인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오래 사는 것...  
866 시리얼도? 아침에 피해야 하는 음식 3가지 불씨 122 2023-07-08
시리얼도? 아침에 피해야 하는 음식 3가지 박주현입력 2023. 7. 6. 12:01       설탕이 첨가된 시리얼은 특히 장 건강에 가장 나쁜 식품이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아침에 식사할 시간이 부족하거나 요리를 하기 귀찮을 때 찾는 음식이 컵라면과 같은 가공 ...  
865 행복해지기 위한 최적의 여가시간은? 불씨 122 2023-03-22
행복해지기 위한 최적의 여가시간은? 정희은입력 2023. 3. 21. 08:10수정 2023. 3. 21. 08:21     하루 두 시간에서 다섯 시간 사이 적당   행복을 위한 최적의 여가시간은 얼마일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은퇴 후 여유 있고 자...  
864 "떨어진 기온에 면역력 휘청"..주의해야 할 환절기 질환은? 불씨 122 2022-09-01
"떨어진 기온에 면역력 휘청"..주의해야 할 환절기 질환은? 김가영입력 2022.08.30. 16:31     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낮과 밤의 일교차가 10도 이상으로 큰 날도 제법 늘었다. 이처럼 일교차가 큰 시기에는 ‘면역력’을 점검...  
863 [위클리 건강] 고령 부모님 건강을 위해 챙겨야 할 예방접종 불씨 122 2022-05-08
[위클리 건강] 고령 부모님 건강을 위해 챙겨야 할 예방접종 김잔디 입력 2022. 05. 07. 07:00     조비룡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건강 관리 위한 성인 예방접종 필요" 대상포진·폐렴구균 백신·인플루엔자·파상풍 백신 등 유용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862 건강하게 에너지 보충하는 방법 7 불씨 122 2021-04-16
건강하게 에너지 보충하는 방법 7 이보현 기자 입력 2021. 04. 15. 13:11   [사진=Ivanko_Brnjakovic/gettyimagebank]'러너스 하이(runners' high)'란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달릴 수록 기분이 상쾌해지고 행복해진다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슈가 하이(sugar ...  
861 짧은 시간 안에 스트레스 줄이는 비법 6 불씨 122 2021-04-04
짧은 시간 안에 스트레스 줄이는 비법 6 문세영 입력 2017. 03. 20. 16:08    스트레스는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피로, 두통, 근육긴장, 식욕변화, 이갈이 등 다양한 신체 증상을 일으키고 질병을 악화시킨다. 신경질적이고 짜증이 많아지는...  
860 [날씨와 건강] 환절기 큰 일교차.. 건강수칙 6가지 불씨 122 2021-03-09
[날씨와 건강] 환절기 큰 일교차.. 건강수칙 6가지 이지원 입력 2021. 03. 08. 05:56   포근하지만, 일교차 크다. 아침 최저 영하4도~영상5도, 낮 최고 6~16도로 낮에는 전형적 봄 날씨. 서울 일교차 11도를 비롯해서, 일교차가 최대 15도까지 기록하므로 컨디...  
859 막바지 추위의 습격..조심해야 할 질환 6 불씨 122 2021-01-29
막바지 추위의 습격..조심해야 할 질환 6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 01. 28. 05:00 수정 2021. 01. 28. 09:21 댓글 2개   음성 기사 듣기   번역 설정   공유   글씨크기 조절하기   인쇄하기 새창열림 기온이 떨어지면 우리 몸의 근육, 혈관, 신경 등...  
858 간과해서는 안 되는 복통 증상 5 불씨 122 2020-12-15
간과해서는 안 되는 복통 증상 5 권순일 입력 2020.12.12. 14:06 댓글 32개 자동요약   음성 기사 듣기   번역 설정   공유   글씨크기 조절하기   인쇄하기 새창열림 [사진=ING alternative/gettyimagesbank] 복부에 생기는 통증 즉, 복통은 대수롭지 않게 넘...  
857 여름철 어르신 온열질환 예방하는 생활습관 불씨 122 2020-08-07
여름철 어르신 온열질환 예방하는 생활습관 이지원 입력 2020.08.06. 15:07 수정 2020.08.06. 15:09  자동요약   음성 기사 듣기   번역 설정   공유   글씨크기 조절하기   인쇄하기 새창열림 [사진=habun/gettyimagebank] 사람의 몸은 생명 유지를 위해 일정...  
856 더운 여름에도..젊은 피부 만드는 식품 6 불씨 122 2020-07-27
더운 여름에도..젊은 피부 만드는 식품 6 권순일 입력 2020.07.25. 11:05 댓글 1개 자동요약   음성 기사 듣기   번역 설정   공유   글씨크기 조절하기   인쇄하기 새창열림 [사진=master1305/gettyimagesbank]여름철 뜨거운 햇볕과 높은 온도는 피부 노화를 ...  
855 운동, 충분히 하려면 세 종목이 이상적(연구) 불씨 122 2020-07-23
운동, 충분히 하려면 세 종목이 이상적(연구) 이용재 입력 2020.07.22. 14:57 댓글 0개 자동요약   음성 기사 듣기   번역 설정   공유   글씨크기 조절하기   인쇄하기 새창열림 [사진=JV_PHOTO/gettyimagebank]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을 위해 적어도 일주...  
854 기본인데 잘 안 지키는 '소화 습관' 5가지 불씨 122 2020-07-21
기본인데 잘 안 지키는 '소화 습관' 5가지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0.07.20. 15:52 댓글 226개 자동요약   음성 기사 듣기   번역 설정   공유   글씨크기 조절하기   인쇄하기 새창열림 소화가 잘 되려면, 30회 이상 씹고, 맵고 뜨거운 음식을 피하고, ...  
853 [오늘의 건강] 면역력 '쑥' 높이는 생활습관 불씨 122 2020-04-27
[오늘의 건강] 면역력 '쑥' 높이는 생활습관 이지원 입력 2020.04.22. 06:00       [사진=VGstockstudio/gettyimagebank] 4월 말답지 않게 쌀쌀한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체감온도를 끌어내리고 있다. 아침 기온 대관령 영하 2도, 파주 0도, 서울도 4도까지 떨...  
852 우유 섭취, '환절기 면역력과 뼈 건강' 증진 불씨 122 2020-04-11
우유 섭취, '환절기 면역력과 뼈 건강' 증진 입력 2020.04.06. 16:16       [서울신문]계절이 바뀌는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큰 일교차로 인해 몸이 적응하지 못해 쉽게 피로해지고 감기 등 질환에 걸리기 쉽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면역세포에 관여하는 에너...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