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건강과생활

"매주 카드 1장씩 삼켰습니다"…시한폭탄 된 미세플라스틱[과학을 읽다]

기사입력 2021.07.03. 오전 11:56 최종수정 2021.07.04. 오전 5:3

 

 

미세플라스틱. 자료사진.

"당신은 지금 일주일에 신용카드 한 장 만큼의 미세플라스틱을 삼키고 있습니다. 언젠가 인체나 생태계의 시한폭탄이 될 수 있습니다. "

지난해는 '고분자 100년'을 맞는 해였습니다. 1920년 독일의 과학자 슈타우딩거가 처음으로 고분자화(polymerization)라는 개념을 발표한 지 100년이 지났습니다. 플라스틱과 석유화학 제품 등으로 대표되는 고분자 물질은 인간에 천국과 지옥을 동시에 선사해주고 있습니다. 일상 생활 속에 쓰이는 온갖 고분자 물질들은 인류 역사상 최고의 편리함, 청결함, 내구성 등을 안겨줬습니다. 반면 태평양 한가운데 떠다니는 플라스틱섬이 만들어지고 미세플라스틱으로 땅과 물, 생태계가 오염되면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돼 있기도 합니다.

◆미세플라스틱이란?


100 나노미터(nm)에서 5 밀리미터(mm) 사이의 미세플라스틱은 화장품과 치약 등 애초부터 작게 만들어진 1차 미세플라스틱과 타이어ㆍ스티로폼ㆍ페인트ㆍ비닐 등이 부서지면서 생기는 2차 미세플라스틱으로 구분됩니다. 1차 미세플라스틱은 전세계적으로 사용 금지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올해 1월1일부터 화장품 등에 미세플라스틱 사용이 제한됐죠.

2010년 기준 전세계 플라스틱은 약 2억7500만t 가량 발생했는데, 이중 800만t 가량이 육상에서 해상으로 배출돼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한다고 합니다. 세계 전체 바다에서 1년에 인간이 잡아 먹는 참치가 약 650만t 인데, 이보다 더 많은 플라스틱이 바다에 '투하'되는 거죠. 최근 세계에서 가장 깊은 해구인 마리아나해구에서 심해 탐사선이 촬영한 플라스틱 쓰레기가 화제가 되기도 했죠. 우리나라도 지난달 KBS 취재진이 한강 하구를 조사했더니 수십년전 과자제품 포장지 등 육지 플라스틱쓰레기들이 한 번에 수십kg씩 어민들의 그물에 걸려 올라오는 등 바다의 오염이 점점 심해지고 있죠. 종종 거북이나 고래 등이 플라스틱을 잔뜩 먹거나 목에 걸려 숨진 채 발견되기도 합니다.

바다에 버려진 스티로폼 상자 뚜껑 1개에서 1년에 약 3007억개의 초미세ㆍ미세플라스틱이 생성됩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근 1~2년새 지구 전체의 플라스틱 사용이 급증했습니다. 일회용 숫가락의 생산은 2019년에 비해 2020년 25.2%나 늘었고, 일회용 포크도 같은 시기 64.1%가 증가했습니다.

자연에서 마모나 마찰, 빛과 미생물 등에 의해 분해돼 크기가 작아진 미세플라스틱들은 1차적으로 물벼룩 등 미세 생물이 먹이로 착각해 흡수합니다. 이를 송사리, 멸치같은 작은 물고기 등 중간 포식자가 잡아 먹습니다. 먹이사슬을 따라 이동ㆍ누적되면서 상어같은 먹이사슬 최상위권 동물에게는 고농도로 농축됩니다. 미세먼지 중 아주 크기가 작은 것들은 바람에 쓸려 하늘로 올라가기도 합니다.

◆신경 독성, 내부 파괴


미세플라스틱은 지구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최근 미국 해양대기청은 북대서양에서 700여마리의 어류를 잡아 조사한 결과 이중 11%에서 미세플라스틱을 발견했다고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미세플라스틱이 축적된 작은 생물들은 독성 효과로 신경이 마비되면서 이동 거리ㆍ속도가 현저히 줄어듭니다. 생체 내 점막 자극ㆍ면역체계 손상, 소화기관 찰과상 등의 피해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인간에 대해서도 미세플라스틱은 '잠재적 시한폭탄'입니다. 최근 유럽, 러시아, 일본 국적자 8명으로 대상으로 대변을 검사해보니 10g당 미세플라스틱 20개가 검출됐습니다. 이탈리아에선 산모의 태반에서 12개의 미세플라스틱 조각이 발견됐는데, 태아에서 5개, 모체에서 4개, 양수막에서 3개가 나왔습니다. 세계자연기금(WWF) 연구에 따르면 한 사람이 일주일간 삼키는 미세플라스틱은 약 2000개입니다. 신용카드 한 장 정도인 5g에 달하죠. 주된 섭취 경로는 물(1,769개)이며, 갑각류(182개), 소금(11개), 맥주(10개) 등입니다. 생물체가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면 소화관에 손상을 입거나 플라스틱의 화학물질이 체내에 흡수, 농축돼 다양한 내분비계 교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박준우 안전성평가연구소 환경위해성연구부장은 지난달 28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주최 간담회에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연구 중이라 뚜렷한 결론이 내려져 있지 않다"면서 "미세플라스틱의 영향을 받은 물고기들은 움직임이 현저히 떨어져 먹이로 쉽게 잡히기 때문에 먹이사슬에 의한 누적 효과가 더 크다. 신경 독성과 장 손상 등으로 생물체의 내부를 파괴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미국에선 시신에서도 다수 발견됐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적게 쓰고 안 버리기


대책은 무엇일까요? 지금보다 적게 생산하고 적게 버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유발 물질을 아무데나 버리지 말고 잘 모아 재활용처리하고, 대체 물질을 생산해 내야 합니다. 심원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은 "물이나 토양에서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거를 수는 있지만 미생물도 죽고 지구상에 광범위하게 분포돼 있기 때문에 도저히 불가능하다"면서 "발생 단계에서 줄여야 한다. 중대형 플라스틱 쓰레기부터 자연계에 방치하지 말고 빨리 치워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기자 프로필

bskim@asiae.co.kr

 

출처: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5&oid=277&aid=0004931159

조회 수 :
112
등록일 :
2021.07.04
08:00:19
엮인글 :
게시글 주소 :
http://www.hfire.or.kr/3096266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날짜sort
2093 건강한 노후 좌우하는 ‘노쇠’…천연 치료제는 ‘비타민D’ 불씨 207 2018-09-24
건강한 노후 좌우하는 ‘노쇠’…천연 치료제는 ‘비타민D’ 김진구 헬스조선 기자 입력 : 2018.09.18 09:56 비타민D가 노쇠를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사진=헬스조선DB   노쇠는 건강한 노후를 결정하는 데 어지간한 질병보다 큰 영향을 ...  
2092 면역 일깨우고 호르몬 균형 잡는 식단 규칙 10가지 불씨 545 2018-09-25
면역 일깨우고 호르몬 균형 잡는 식단 규칙 10가지 기사입력 2018-09-24 07:01 채식위주의 식단. 식단의 채식 비중을 50~60%로 하고 해초류를 많이 먹어야 한다. 김성룡 기자     [더,오래] 박용환의 동의보감 건강스쿨(32)   혀와 뇌에서 느끼는 맛과 행복이 ...  
2091 폐렴, 호흡 곤란...위산 역류가 유발하는 뜻밖의 증상 6 불씨 856 2018-09-26
폐렴, 호흡 곤란...위산 역류가 유발하는 뜻밖의 증상 6   기사입력 2018-09-20 15:23 위산 역류는 두통이나 복통처럼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하는 흔한 현상이다. 위산이 목구멍을 타고 올라오면서 가슴이 답답하고 쓰라린 증상이 나타난다. 과식이나 과음 후 나...  
2090 60대 이상이 공공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대출한 도서는 무엇? 불씨 245 2018-09-27
60대 이상이 공공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대출한 도서는 무엇?   파이낸셜뉴스 입력 : 2018.09.18 11:33 수정 : 2018.09.18 11:33 백년을 살아보니   60대 이상 이용자 대상 인기 대출도서 상위 10권 (2015.1~2018.8)   실버세대, ‘삶과 인생’ 주제의 교양인문학...  
2089 누구나 불안할 수 있지만, 누구든 극복할 수 있습니다 불씨 259 2018-09-28
"누구나 불안할 수 있지만, 누구든 극복할 수 있습니다"   취재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사진 강남차병원 제공     “ 불안하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단순히 불안한 기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을 하기 힘든 ‘불안장애’. 불안장애 명의 강남차병...  
2088 남들은 모르는 장수하는 사람의 특징 7 불씨 169 2018-09-29
남들은 모르는 장수하는 사람의 특징 7   입력 F 2018.09.24 09:03 수정 2018.09.24 09:04                                     장수의 비결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유전자에 있는 것이 아니라 평소 생활 방식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보스턴 대학교 의...  
2087 항상 아픈사람이 버리지 못하는 생활습관 5 불씨 197 2018-09-30
항상 아픈사람이 버리지 못하는 생활습관 5   권순일기자  수정 2018년 9월 29일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을 위해서는 식습관을 개선하는 한편 나쁜 습관을 끊어야 한다. 좋지 않은 습관은 정크 푸드나 단 음식을 많이 먹는 것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  
2086 건강 수명 늘리는 5가지 식습관 불씨 254 2018-10-01
건강 수명 늘리는 5가지 식습관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입력 : 2017.09.01 07:00 | 수정 : 2017.09.05 16:54                     콩을 많이 먹고 음식을 꼭꼭 씹는 식습관이 수명을 늘린다/사진=​헬스조선 DB   건강수명을 늘리려면 평소 식습관을 관리하...  
2085 단백질, 나는 적절히 먹고 있을까? 답은 혈액검사지에 있다 불씨 464 2018-10-02
단백질, 나는 적절히 먹고 있을까? 답은 혈액검사지에 있다 김진구 헬스조선 입력 : 2018.07.20 05:47   간단한 혈액 검사로 측정 가능, 알부민 수치 정상 범위 '3.5~5.2' 4.2 이상으로 넉넉히 먹어야 건강… 간·신장질환자는 측정 불확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2084 [김광일 교수의 늙어도 늙지 않는 법] 늘 움직이고, 잘 먹고, 병원과 친해지세요 불씨 462 2018-10-03
[김광일 교수의 늙어도 늙지 않는 법]  늘 움직이고, 잘 먹고, 병원과 친해지세요   김광일 분당서울대병원 노인의료센터장 입력 : 2018.10.02 09:23   모든 노인이 노쇠를 겪는 게 아니다.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노쇠하지 않을 수 있고, 누구든 노년의 삶을 ...  
2083 입안에 염증 자주 생길 때 대처법 5 불씨 405 2018-10-04
입안에 염증 자주 생길 때 대처법 5 권순일 입력 2018.10.03 12:32 수정 2018.10.03 12:38   [사진=George Rudy/shutterstock]     입안 조직에 생기는 염증 즉, 구내염이 생기면 즐겨 먹던 매운 음식을 포기해야 하고 양치질 할 때도 조심해야 한다. 혀나 잇...  
2082 아침밥, 하루 세끼 중 가장 중요한 이유 4 불씨 183 2018-10-05
아침밥, 하루 세끼 중 가장 중요한 이유 4   문세영 기자 수정 2018년 9월 29일     아침 식사를 거르면 건강상 얻을 수 있는 여러 혜택을 놓치게 된다. 하루 식사 중 가장 중요한 끼니이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의 2015년 자료에 의하면 국내 성인 인구 4...  
2081 겨우내 쓸 비타민D, 10월에 저축하세요 불씨 166 2018-10-06
겨우내 쓸 비타민D, 10월에 저축하세요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입력 : 2018.10.05 09:05   비타민D는 면역세포 생산을 도와 암을 예방하고, 칼슘 농도를 조절해 뼈를 튼튼하게 만든다. 부족하면 골다공증·대장암·유방암 위험이 커진다. 비타민D는 사계절 부족하...  
2080 고령사회 '건강한 노년'에 필요한 세 가지는? 불씨 245 2018-10-07
고령사회 '건강한 노년'에 필요한 세 가지는?   전미옥 기자입력 : 2018.10.02 02:00:00 | 수정 : 2018.10.01 21:56:36       바야흐로 백세시대, 요즘 사람들은 예전보다 더 오래 산다. 우리나라는 이미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14% 이상인 고령사회에 ...  
2079 내 뇌는 몇 살일까? 두뇌 나이 측정하기 불씨 218 2018-10-08
내 뇌는 몇 살일까? 두뇌 나이 측정하기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입력 : 2018.10.05 11:02    실제 나이보다 젊어보이는 동안이 있는 것처럼, 두뇌도 젊은 사람이 있다.​/클립아트코리아   실제 나이보다 젊어보이는 동안이 있는 것처럼, 두뇌도 젊은 사람이 ...  
2078 '小食' 하고 운동하는 어르신 '치매 걱정' 잊어버리고 산다 불씨 153 2018-10-09
'小食' 하고 운동하는 어르신 '치매 걱정' 잊어버리고 산다   기사입력 2018-10-02 11:19   10월2일은 ‘노인의 날 ’  65세이상 10%가 치매    비만관리·뇌운동이 최선의 예방책  매년 10월 2일은 ‘노인의 날’이다. 노인이 되면 노화 현상 탓에 신체적ㆍ정신적...  
2077 "우리나라 노인들, 단백질 너무 적게 먹는다“ 불씨 200 2018-10-10
"우리나라 노인들, 단백질 너무 적게 먹는다“ 지나치게 높은 탄수화물 의존도 74%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ㅣ no@sisajournal.com | 승인 2018.10.09(화) 17:00:00     Unslpash     우리나라 노인은 탄수화물 섭취가 지나치게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육류 섭취...  
2076 늙어가는 뇌, 총총하게 만드는 방법 6 불씨 182 2018-10-11
늙어가는 뇌, 총총하게 만드는 방법 6 권순일 입력 2018.09.26. 14:58 인간을 다른 동물과 차별화시키는 것이 바로 두뇌다. 연구에 따르면, 지능은 유전적으로만 결정되는 게 아니며, 뇌는 끊임없이 진화하기 때문에 두뇌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계속 수정되...  
2075 가을, 타지 말고 걷자..10월 걷기여행길 7선 불씨 204 2018-10-12
가을, 타지 말고 걷자..10월 걷기여행길 7선 입력 2018.09.28. 08:48   우울감→행복감 호르몬 대반전 문체부-관광公 은행-단풍 걷기 추천 아산 은행나무, 양평 물소리, 외씨버선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가을을 탄다’는 계절성 우울감은 일조량 감소로 인해...  
2074 뒤로 걷기의 놀라운 효능… 性 기능 강화까지? 불씨 594 2018-10-13
뒤로 걷기의 놀라운 효능… 性 기능 강화까지?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정선유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 2018.10.04 08:00  2018.10.04 08:00    뒤로 걷기는 남성 성 기능을 개선하고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통증을 완화한다./클립아트코리아    선선한 날씨에...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