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건강과생활

입안 세균 얕보면 암 발생 위험 높인다

정희은 기자 입력 2021. 07. 11. 20:42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입안 세균이 치아와 잇몸만 상하게 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대개 잇몸 부위 염증(치은염)에서부터 시작하는 치주 질환은 잇몸이 검붉게 변하고 피가 나는 것이 특징인데요. 이 작은 염증 하나에서 시작된 균이, 실제로는 여러 암을 유발한다는 사실! 결코 얕봐선 안될 입안 세균입니다.

입안 세균과 암이 무슨 상관이냐 하겠지만, 암이 대부분 염증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생각할 때 결코 가벼이 여길 수 없습니다. 치주 질환이 있으면 혈류에 인터루킨이나 티엔에프알파 같은 염증성 인자가 증가하고, 이런 염증성 물질이 전신으로 퍼지면서 암세포 증식을 도와 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것이 지금까지 밝혀진 의학적 근거입니다.

구강 박테리아, 식도와 위 염증에 영향

구강 세균이다 보니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부위는 식도와 위입니다. 미국 보스턴 하버드 공중보건대 연구진이 치주질환 병력과 치아 상실이 식도암과 위암 발생 위험과 연관이 있는지 22~28년간 추적 조사했습니다. 치주질환 병력은 식도암 위험은 43%, 위암 위험은 52% 각각 증가한 것과 관련성을 보였는데요. 특히 치주질환으로 인해 치아가 2개 이상 없는 사람은 식도암과 위암의 발생 위험이 각각 42%와 33%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원인은 구강 박테리아에 있습니다. 치주병원균의 핵심인 2종의 박테리아가 식도암을 일으킨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또한 질산염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박테리아는 니트로사민이라는 위험 인자를 촉진해 위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지요. 이런 연관성의 원인이 되는 특정한 구강 박테리아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직접적으로 구강 미생물을 평가하는 추가적인 연구들이 필요합니다. 이런 연구가 이뤄진다면 구강 미생물 즉 구강 세균을 바이오 표지자로 이용할 수 있게 되겠지요. 이는 곧 암에 걸릴 위험이 높은 가능성을 식별해내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충치균이 있으면 대장암 공격적으로 진행

식도암과 위암 외에도, 치주질환과 관련 있는 대표적인 암은 대장암입니다. 실제 연구에서 치주질환이 있는 사람이 치주질환 병력이 없는 사람보다 대장의 톱니 폴립(serrated polyp) 발생률이 17% 높고, 선종 발생률은 11% 높았습니다.

구강의 충치균이 대장암 세포를 잘 자라게 한다는 사실도 밝혀진 바 있습니다. 미국 컬럼비아대 치대 미생물학과 연구진에 따르면 대장암 환자 중 3분의 1은 구강에 충치균(Fusobacterium nucleatum)이 있으며, 이런 경우 대장암이 훨씬 공격적으로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대장암 환자 중 충치가 많은 사람들이 치료 효과가 더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충치균이 대장 내에서 세포끼리 신호전달경로에 관여하는 특정 분자와 단백질을 증가 생성시키는데, 이는 곧 충치균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잘 성장하도록 자극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온몸 돌아다니며 췌장암 외에도 심장과 뇌까지 영향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잇몸병을 일으키는 진지발라스 세균은 췌장암 발병 위험을 2배 정도 높이기도 합니다. 'P 진지발리스균'이 있으면 췌장암에 걸릴 위험이 59% 높아졌고, 치주 질환 세균인 A.액티노미세템코미탄스 역시 췌장암에 걸릴 위험을 최소 50% 이상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치주질환 원인균 등 구강 내 병균은 혈액과 신경을 통해 온몸을 돌아다니면서 죽상경화증, 심혈관계 질환 등 다양한 질병을 유발합니다. 실제로 알츠하이머병 환자군의 뇌에서 대조군인 정상인의 뇌보다 더 높은 빈도로 치주염 관련 세균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2013년 10명의 알츠하이머병 환자 뇌 조직 검사에서 4명의 환자가 P진지발라스균에서 유래한 LPS라는 물질을 갖고 있었습니다. 치주질환원균이 뇌에 침입하여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렇듯 잇몸병은 결코 단순한 입안 질환이 아닙니다. 입 안의 세균이 다양한 전신질환에 관여하는 만큼 위험 세균이 자라지 않도록 식습관 및 양치질 관리를 잘 해야 하겠습니다.

정희은 기자 (eun@kormedi.com)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출처:   https://news.v.daum.net/v/20210711204227517

조회 수 :
144
등록일 :
2021.07.12
08:07:31
엮인글 :
게시글 주소 :
http://www.hfire.or.kr/3096320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sort 날짜
1692 엉덩이가 장수 열쇠.. 탄탄한 근육을 사수하라 불씨 153 2019-07-02
엉덩이가 장수 열쇠.. 탄탄한 근육을 사수하라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9.07.01. 08:12 엉덩이 근육이 약하면 몸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흔히 근육운동 하면 가슴, 팔, 복근을 가장 먼저 떠올리곤 한...  
1691 몸속 만성염증 유발하는 7가지 요인 불씨 153 2019-05-29
몸속 만성염증 유발하는 7가지 요인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9.05.27. 14:33   클립아트코리아     염증은 몸이 질병과 싸울 때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만성염증은 다르다. 혈관을 시작으로 근육·심장 등 여기저기로 퍼져, 전신질환을 부...  
1690 호적 나이는 같아도 신체 나이는 달라…젊은 신체 만드는 비결은? 불씨 153 2019-04-09
호적나이는 같아도 신체 나이는 달라.... 젊은 신체 만드는 비결은? 김진구 헬스조선기자 정선유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18년 8월 22일 13:20       신체 나이가 갈라지는 중요 지점은 50대다. 노년의 문턱을 넘는 이 시기에 얼마나 건강 관리를 잘 하느냐...  
1689 귤 하루 두 개! 겨울 보약으로 불리는 이유 불씨 153 2018-11-18
귤 하루 두개 !  겨울 보약으로 불리는 이유 권순일 기자   수정 2018년 11월 11일 09:18   [사진=Linda Hughes/Shutterstock]   추운 계절에 귤은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비타민 공급원으로 손색이 없다. ‘비타민 덩어리’ 귤은 추울 때 재배한 것이 비타민 C...  
1688 '小食' 하고 운동하는 어르신 '치매 걱정' 잊어버리고 산다 불씨 153 2018-10-09
'小食' 하고 운동하는 어르신 '치매 걱정' 잊어버리고 산다   기사입력 2018-10-02 11:19   10월2일은 ‘노인의 날 ’  65세이상 10%가 치매    비만관리·뇌운동이 최선의 예방책  매년 10월 2일은 ‘노인의 날’이다. 노인이 되면 노화 현상 탓에 신체적ㆍ정신적...  
1687 물, 많이 마실수록 좋다?…‘○○○’ 환자는 조금만 마셔야 불씨 153 2018-04-14
물, 많이 마실수록 좋다?…‘○○○’ 환자는 조금만 마셔야 - 당신의 건강가이드 헬스조선 물, 많이 마실수록 좋다?…‘○○○’ 환자는 조금만 마셔야   이모인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 2018.04.13 14:25     심장이나 신장, 간 기능이 떨어지는 사람, 갑상선 기능이 ...  
1686 새해에는 ‘부모님 삶의 질’위해 귀건강에 관심을 불씨 152 2022-12-30
새해에는 ‘부모님 삶의 질’위해 귀건강에 관심을 이병문 선임기자(leemoon@mk.co.kr)입력 2022. 12. 28. 16:51       난청 방치땐 청력기능 상실해 주변인과 대화 어려워 난청은 사회적 소외감 야기해 우울증·치매 등에 노출 김성근 원장 “보청기, 청각사·전문...  
1685 행복을 막는 나쁜 생각 vs 행복해지는 간단 방법 불씨 152 2022-12-28
행복을 막는 나쁜 생각 vs 행복해지는 간단 방법 권순일입력 2022. 12. 24. 11:06수정 2022. 12. 24. 11:32     마음먹기에 따라 행복감 달라져   생각이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생각이 긍정적이냐 부정적이...  
1684 나이 들수록 '좋은'스트레스 받아야 하는 이유 불씨 152 2022-09-24
나이 들수록 '좋은'스트레스 받아야 하는 이유 김영섭입력 2022. 9. 21. 07:22수정 2022. 9. 21. 09:42     두뇌 노화 속도 낮춰..젊은이 목표 관리 등에도 활용도 높아 평생교육은 '좋은 스트레스'의 좋은 예다.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그만둔 뒤 코딩학...  
1683 '혈액 청소' 돕고 혈관 지키는 생활습관은? 불씨 152 2022-09-05
'혈액 청소' 돕고 혈관 지키는 생활습관은? 김용입력 2022.09.04. 11:26수정 2022.09.04. 12:10     혈액부터 깨끗하게 해야 혈관 지킨다   피가 탁해지는 이상지질혈증은 증상 없이 혈관이 막히게 해 심장병, 뇌졸중의 원인이 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나...  
1682 [살아남기] 핵 공격 당했다면.. 제일 먼저 할 일은? 불씨 152 2022-07-21
[살아남기] 핵 공격 당했다면.. 제일 먼저 할 일은? 오상훈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 07. 20. 15:04 수정 2022. 07. 20. 15:09 댓글 27개     삶은 예상치 못한 일들로 가득하다. 개중엔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상황도 있다. 이 때, 초 단위의 판단과 행동이 삶...  
1681 찬바람 불고, 대기 건조시 이 질환 발병..관리 철저히 불씨 152 2021-11-22
찬바람 불고, 대기 건조시 이 질환 발병..관리 철저히 이승구 입력 2021. 11. 19. 12:28     안구건조증, 눈물 분비 줄거나 정상보다 빨리 증발하는 질환 PC·스마트폰 등 잦은 전자기기 사용..대기오염 등으로 유발 '인공눈물 점안' 통해 임시방편으로 때우거...  
1680 매일 더부룩한 속? 장 건강 챙기는 법 4가지 불씨 152 2021-08-12
매일 더부룩한 속? 장 건강 챙기는 법 4가지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 08. 11. 10:24 수정 2021. 08. 11. 10:29     일어나자마자 물 한 잔을 마시는 습관은 대장 건강에 도움을 준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장이 건강하지 못하면 가스가 잘 차면서 속...  
1679 억지라도 미소 지으면..진짜로 행복해져(연구) 불씨 152 2020-09-15
억지라도 미소 지으면..진짜로 행복해져(연구) 권순일 입력 2020.09.14. 07:15  자동요약   음성 기사 듣기   번역 설정   공유   글씨크기 조절하기   인쇄하기 새창열림 [사진=fizkes/gettyimagesbank]미소를 짓기만 해도 마음이 긍정적으로 바뀌는 것으로 ...  
1678 [건강한 가족] 국·찌개에 채소 두 배 더 넣고 50분 앉아 있었으면 10분 서 있으세요 불씨 152 2020-09-02
[건강한 가족] 국·찌개에 채소 두 배 더 넣고 50분 앉아 있었으면 10분 서 있으세요 이민영 입력 2020.08.31. 00:03 수정 2020.08.31. 07:06  번역 설정   공유   글씨크기 조절하기   인쇄하기 새창열림 식습관·활동량·수면·자세 등 일상에서 조금만 신경 쓰...  
1677 혈액 끈적끈적해지는 여름철.. 노년층 심혈관질환 위험도 높아진다 불씨 152 2020-08-13
혈액 끈적끈적해지는 여름철.. 노년층 심혈관질환 위험도 높아진다 정상연 기자 입력 2020.08.12. 03:13 수정 2020.08.12. 03:13  음성 기사 듣기   번역 설정   공유   글씨크기 조절하기   인쇄하기 새창열림 수분 섭취 늘리고 음주-흡연 자제 오메가3 함유...  
1676 "이럴 때 마셔요" 커피가 필요한 뜻밖의 이유 5 불씨 152 2020-08-02
"이럴 때 마셔요" 커피가 필요한 뜻밖의 이유 5 김용 입력 2020.07.30. 11:32  음성 기사 듣기   번역 설정   공유   글씨크기 조절하기   인쇄하기 새창열림 [사진=Poike/gettyimagesbank]커피처럼 논란이 많은 식품도 드문 것 같다. 커피에는 카페인뿐만 아...  
1675 길어지는 '집콕생활'.. 운동으로 면역력 키우자 불씨 152 2020-04-21
길어지는 '집콕생활'.. 운동으로 면역력 키우자 정상연 기자 입력 2020.04.08. 03:0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외출을 자제하고 집 안에만 머무르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기업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최소한의 필수 인원을 제외하고...  
1674 건강수명 10년 늘려주는 생활습관 5가지 불씨 152 2020-02-17
건강수명 10년 늘려주는 생활습관 5가지 등록 :2020-02-16 08:57수정 :2020-02-16 13:05     곽노필의 미래창 금연은 기본…건강식으로 표준 체질량 유지 하루 30분 운동하고 음주는 하루 2잔 이내 4가지 이상 꾸준히 실천하면 50세 이후에도 3대 만성질환 고통...  
1673 무시해서는 안 되는 복통 증상 3가지 불씨 152 2019-07-28
무시해서는 안 되는 복통 증상 3가지 권순일 입력 2019.07.27. 14:15   [사진=metamoworks/shutterstock]     복통은 감기처럼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다. 소화기관이 약한 사람은 이를 일상의 일부처럼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안일하게 넘기지 말아야 할 복...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