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로라도 웃는 습관 들여야" 웃음이 건강에 미치는 효능은?
이승구 입력 2021. 09. 02. 16:17 수정 2021. 09. 02. 16:33
전문가들 "단순한 감정표현 뿐 아니라 실제 건강 개선 효과 커"
면역체계 강화·통증 완화·스트레스 경감..몸과 마음의 균형 회복
"억지로 웃어도 건강에 도움"..웃을 때 엔도르핀·항체 형성 촉진
"일주일에 세 번, 15분 연속 웃으면 스트레스 완화·우울증 예방"
게티이미지뱅크
‘웃음’은 기쁨을 표현하는 단순한 감정표현이 아닌 실제로 건강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 이미 밝혀진 사실이다.
웃음은 면역체계를 강화하고, 통증을 완화시키며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등의 효과가 있다. 또한 몸과 마음의 균형을 빨리 회복하기도 한다.
특히 억지로 웃는 것도 건강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밝혀진 연구도 있다. 이를 토대로 의도적 웃음을 촉진하기 위한 간단한 동작과 호흡이 접목된 ‘웃음 요가’가 탄생하기도 했다.
영국 건강 잡지 ‘헬시매거진’(Healthy Magazine)은 최근호에서 ‘웃음이 건강에 미치는 효과’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자세히 소개했다.
의사들은 예전부터 웃음이 몸과 정신에 좋은 작용을 한다는 것을 알고 웃음을 과도한 긴장감을 해소하거나 내장 기관을 자극하고, 소화를 돕는 용도로 사용했다.
스탠포드대 심리학과 윌리엄 F. 프라이 교수는 지난 1964년 웃음을 연구의 한 분야로 제안한 최초의 과학자였다. 그는 웃음 연구를 위해 정부 자금 지원을 신청했지만, 당시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었기 때문에 그를 포함한 당시 모든 연구 프로젝트는 정부 예산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이에 굴하지 않고 비공식적으로 연구를 계속했고 웃음 중에 발생하는 생리학적 과정에 대한 많은 획기적인 연구들을 발표했다.
또한 인도 뭄바이의 가정의학과 의사 마단 카타리아는 지난 1995년 웃음 치료, 특히 ‘웃음 요가’를 현대화하고 대중화한 사람이다. 그는 자신만의 웃음 치료 클럽을 만들어 도시 공원 귀퉁이에서 농담과 재미있는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이들의 웃음소리에 호기심을 느껴 참여자는 5명에서 금세 50명으로 늘어났다.
카타리아가 내건 웃음 치료의 핵심은 ‘억지로라도 웃어라. 그래도 효과가 있다’는 것이었다. 진심이 아닌 억지 행동이라고 해도 웃다보면 그것이 진짜 웃음으로 바뀌고, 이를 다른 사람까지 전염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치료법은 의도적 웃음을 촉진하기 위한 동작과 호흡, 명상 등이 가미된 웃음 요가로 발전했다.
이밖에도 웃음이 건강에 도움이 되는 과학적 원리를 파헤치는 노력도 계속됐다.
국제적인 웃음치료 온라인 교육 사이트인 LOU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로마린다대 면역학자인 리 S. 버크는 1980년대에 웃음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ol)과 ‘에피네프린’(epinephrine)을 줄이고 행복 호르몬이자 천연 진통제인 ‘엔도르핀’(Endorphins)과 항체 형성을 촉진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메릴랜드대 마이클 밀러 박사는 스트레스는 혈관을 수축시켜 혈류를 감소시키는 반면 웃음은 혈관 내막을 형성하는 조직을 팽창시켜 혈류가 원활하게 흐르게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한 면역학자인 무라카미 가즈오는 웃음치료가 의료비를 23%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아이들은 하루에 300~400번까지도 웃을 수 있지만, 성인의 경우 이 횟수가 하루 15회로 줄어든다.
전문가들은 웃음이 주는 이점을 최대한 누리려면 일주일에 세 번 15분 연속으로 웃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웃지 못하더라도 기분이 우울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억지로라도 미소를 짓기만 해도 기운을 북돋워줄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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