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지고 싶다면 '이렇게' 걸어라 (연구)
이보현 입력 2022. 04. 23. 15:31
건강을 위해 걷기를 계획한다면 좀 더 속도를 높여 걸어보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건강을 위해 걷기를 계획한다면 좀 더 속도를 높여 걸어보자. 활기차게 빨리 걷는 것이 생체 나이를 젊게 하고 수명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영국 레스터대 연구팀에 의하면 걷는 속도와 나이 먹는 속도 사이에는 연관성이 있다. 빠른 보행속도는 긴 텔로미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텔로미어는 염색체 끝에 있는 보호용 '뚜껑'과 같다. 신발 끈의 끝 부분을 플라스틱이 감싼 모습처럼 말이다. 텔로미어에는 유전 정보가 없지만 DNA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생체 나이를 계산할 때 텔로미어를 측정한다. 텔로미어가 길수록 생물학적 연령도 젊어진다.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약 40만 명에 대한 분석에서 일생 동안 빠른 보행속도를 유지하면 중년에 이를 때까지 생체나이 면에서 16세 가량 젊어질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개인이 얼마나 많은 신체 활동에 했는지와 상관없이 빨리 걷는 것으로 보다 긴 텔로미어로 이어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빠른 걷기, 질병 예방에 효과적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텔로미어는 짧아진다. 어느 시점에 도달하면 텔로미어는 너무 짧아지고 세포가 더 이상 분열하지 않는다. 텔로미어 길이와 질병 사이 연관성은 여전히 확실하지 않아도, 과학자들은 늙고 죽은 세포의 축적이 노화 관련 질병과 허약함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이전 연구들은 어떻게 걷기가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이익을 제공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연구팀은 "걷는 속도를 장수와 관련된 유전 정보와 비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말했다. 시니어저자 페디 뎀시 박사는 "보행 속도, 신체 활동과 텔로미어 길이의 연관성에 대한 이전 연구들은 일관성 없는 발견과 고품질 데이터의 부족으로 인해 한계가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빠른 보행과 긴 텔로미어의 인과 관계에 대한 증거를 제공하기 위해 유전자 데이터를 사용했다. 손목에 착용해 일상적 신체 활동을 측정하는 활동 추적 장치의 데이터도 연구를 뒷받침하고 있다. 뎀시 박사는 "습관적으로 더 느린 걸음 속도를 측정하는 것이 만성 질환이나 건강하지 못한 노화의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식별하는 간단한 방법"이라면서 "이는 최적화된 활동 강도의 중재치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전반적 걸음 수를 늘리는 것 외에도 가능한 사람에게는 주어진 시간안에 걸음 수의 증가를 목표로 할 수 있다.
빠르게 걸으면 더 오래살 수 있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매일 10분 정도 활기차게 걸으면 더 오래 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빠르게 걷는 이들은 느리게 걷는 또래들에 비해 평균 수명이 20년 더 길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더 느리게 걷는 것과 텔로미어 길이가 짧아지는 것과의 연관성을 발견하지 못했다.
레스터대 톰 예이츠 교수는 "우리는 이전 연구에서 걷는 속도가 건강 상태의 강력한 예측 변수라는 사실을 보여주었지만, 빠른 걸음걸이가 실제로 더 나은 건강을 가져온다는 점은 확인할 수 없었다"면서 "새로운 연구는 유전자 프로파일에 포함된 정보를 활용해 빠른 걷기가 실제로 텔로미어로 측정되는 생물학적 나이를 더 젊게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는 《커뮤니케이션 바이올로지》에 실렸다. 원제는 'Investigation of a UK biobank cohort reveals causal associations of self-reported walking pace with telomere length'.
이보현 기자 (together@kormedi.com)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