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건강과생활

아내가 남편보다 오래 사는 이유

김용입력 2023. 4. 18. 16:40수정 2023. 4. 18. 17:01

 

 

 

[김용의 헬스앤]

여자는 중년에 갱년기를 겪으면서 건강의 중요성을 절감하지만 남자는 노년기에도 음주-흡연, 운동 부족 등 나쁜 생활습관을 반복한다. 남녀의 기대수명 차이를 좁히기 위해서는 남자들의 변화가 필요하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남편보다 아내가 더 오래 사는 것은 전 세계의 공통적인 현상이다. 남자는 아내 사별 후 시름시름 앓다가 사망할 위험이 높지만 여자는 오히려 장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근본적으로 남녀의 유전자 차이도 있지만 평소 생활습관-태도 등이 큰 영향을 미친다. 남자는 술-담배 등 나쁜 생활습관이 최대 위험요인이다. 음주운전, 모험을 즐기는 습성 등 위험을 자초하는 것도 남자가 더 많으니 수명이 여자보다 짧을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남녀의 기대수명 차이는 1985년 8.6년까지 크게 벌어졌다가 2020년에 6년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간한 '통계플러스 봄호'에 따르면 2020년의 경우 남녀 기대수명 차이는 5.99년으로, 여자가 6년을 더 장수하는 것으로 나왔다. 사망률이 높은 여성 폐암이 늘면서 남녀 기대수명의 차이를 좁히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여성 폐암은 최근 급속히 증가해 2020년에만 9292명의 신규환자가 발생했다. 담배를 많이 피우는 남자 환자 수는 여자의 2.1배로 1만 9657 명이었다.

남자의 흡연-음주율이 여자보다 더 높은 것은 각종 통계에서 확인된다. 흡연자가 많은 남자는 방광암이 여성의 4.1배, 신장암은 2.3배, 위암은 2배에 이른다. 발암물질이 많은 담배 연기는 폐뿐만 아니라 위, 신장, 방광 등 온몸을 침범해 암세포가 움트게 한다. 과음이 최대 위험인 식도암은 남자가 여성의 8.3배나 된다. 특히 음주와 흡연을 같이 하면 암 발생에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켜 식도암 위험이 100배 정도 커진다. 남자의 장수에는 음주-흡연이 최대 걸림돌인 셈이다.

남자의 건강수명(건강하게 장수)에는 퇴직 이후의 생활습관도 큰 영향을 미친다. 직장에서 은퇴하면 심신이 편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다. 정년 퇴임 후 5년 정도 지난 60대 중반(66세)에 노쇠한 경우 10년 내 사망할 위험이 약 4.4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노쇠는 정상적인 노화와 달리 각종 질병과 노화가 축적되어 심신이 허약해진 상태다. 서울아산병원-연세대 의대-미국 하버드대 공동 연구팀이 만 66세 96만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논문으로, 미국 의사협회 국제학술지(JAMA Network Open)에 최근 발표됐다.

66세에 노쇠한 사람들은 10년 내 심부전 위험이 2.9배, 당뇨병 2.3배, 뇌졸중이 생길 가능성이 2.2배였고 신체·정신적 기능 저하로 간병이 필요한 경우는 10.9배 높았다. 낙상, 골절, 관상동맥질환 위험도 증가했다. 같은 나이라도 생물학적 노화 정도, 즉 노쇠 수준에 차이가 난 것이다.

요즘은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건강수명의 가치를 더 중시한다. 100세를 살아도 병으로 누워 지낸 기간이 길면 장수의 의미가 옅어진다.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도 힘들다. 젊을 때부터 올바른 식습관, 운동, 금연, 절주, 스트레스 관리 등을 통해 노쇠와 질병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중년이라도 늦지 않다.

60세에 접어든 남자들의 급격한 노쇠를 막기 위해서는 퇴직 이후 생활습관이 매우 중요하다. 규칙적인 운동도 좋지만 평소 몸을 자주 움직여야 한다. 아내와 설거지, 청소, 정리 등 집안일을 분담해서 몸을 움직이는 게 좋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청소, 정리 등 가사도 훌륭한 신체활동이다. 아내가 시켜서 억지로 하지 않고 스스로 하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제대로 운동효과를 누릴 수 있다.

우리 할머니들 가운데 평생 헬스클럽 한 번 안 가봤어도 100세 건강수명을 누리는 분들이 적지 않다. 이 분들의 대부분은 부지런하다. 틈만 나면 집안을 쓸고 닦으면서 끊임없이 몸을 움직이고 자주 걷는다. 반면에 일부 할아버지는 매일 흡연, 음주에 장시간 앉아 있거나 누워 쉬는 경우가 많았다. 주방 근처는 얼씬도 안 한 경우도 있었다. 아내가 병이라도 걸리면 이 분들의 건강은 급속히 나빠진다. 요리를 못하니 먹는 것이 부실하고 몸의 움직임 부족으로 근감소증까지 오면 위험해 질 수 있다. 이런 일부의 사례를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장수 관련 연구 논문에서 다뤄지기도 했다.

나이가 들면 남자는 여자보다 건강 관리에 더 힘써야 한다. 배우자와 사별을 해도 사망 위험이 남자는 여자의 2.5배나 된다. 늙어서 아내에게 더욱 의지하는 남편은 건강 면에서 매우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아내가 남편보다 더 오래 사는 것은 유전자 뿐만 아니라 스스로 노력한 측면이 크다. 여자는 중년에 갱년기를 겪으면서 건강의 중요성을 절감하지만 남자는 노년에도 음주-흡연, 운동 부족 등 나쁜 생활습관을 반복한다. 남녀의 기대수명 차이를 좁히기 위해서는 남자들의 변화가 필요하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출처: https://v.daum.net/v/20230418164041903

조회 수 :
110
등록일 :
2023.04.20
06:45:39
엮인글 :
게시글 주소 :
http://www.hfire.or.kr/3099818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날짜sort
452 '새콤한 사탕' 먹을 때 주의하세요 불씨 223 2017-09-29
'새콤한 사탕' 먹을 때 주의하세요| Daum라이프 '새콤한 사탕' 먹을 때 주의하세요 키즈맘 | 송새봄 | 입력 2017.09.28 18:13     [ 송새봄 기자 ] 아이들이 좋아하는 신맛 사탕, 하지만 이 사탕을 많이 먹으면 입 속에 상처가 날 수 있다. 사탕에 들어있어 신...  
451 면역력 높이는 튼튼한 ‘장’ 만들려면... 불씨 131 2017-09-28
면역력 높이는 튼튼한 ‘장’ 만들려면... 면역력 높이는 튼튼한 ‘장’ 만들려면...   입력 F 2016.01.17 09:03 수정 2016.01.17 09:03     면역력의 바로미터는 장 건강이다. 몸속 면역세포의 80%가 장 속에 있기 때문이다. 장 건강을 고민하고 있다면 먹거리에 ...  
450 전국 가을비 내린 뒤 쌀쌀..가을철 눈 건강 지키는 법 불씨 132 2017-09-28
전국 가을비 내린 뒤 쌀쌀..가을철 눈 건강 지키는 법| Daum라이프 전국 가을비 내린 뒤 쌀쌀..가을철 눈 건강 지키는 법 헬스조선 | 이현정 헬스조선 기자 | 입력 2017.09.27 13:31 | 수정 2017.09.27 13:35       가을에는 안구질환에 유의해야 한다/사진=헬...  
449 기억력 유지시키는 먹을거리 5 불씨 79 2017-09-28
기억력 유지시키는 먹을거리 5| Daum라이프 기억력 유지시키는 먹을거리 5 코메디닷컴 | 권순일 | 입력 2017.09.27 13:58       특정 식품을 잘 챙겨 먹으면 기억력과 인지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 '에브리데이 헬스닷컴'이 기억력을 유지하는...  
448 예고 없는 죽음, 돌연사 불씨 122 2017-09-27
예고 없는 죽음, 돌연사| Daum라이프 예고 없는 죽음, 돌연사 키즈맘 | 박미란 | 입력 2017.09.26 10:33 | 수정 2017.09.26 10:36   [ 박미란 기자 ] 일교차가 클수록 면역력은 물론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 특히 돌연사는 더욱 주의. 돌연사는 연간 성인1,000...  
447 암을 피할 수 있는 좋은 방법 3 불씨 82 2017-09-27
암을 피할 수 있는 좋은 방법 3| Daum라이프 암을 피할 수 있는 좋은 방법 3 코메디닷컴 | 권순일 | 입력 2017.09.24 15:08       미국 국립암연구소에 따르면 어떤 사람은 암에 걸리고 어떤 사람은 암에 안 걸리는지 정확하게 알아내기는 불가능하지만 암 발...  
446 코 앞으로 다가온 추석, '명절증후군' 피하는 방법 불씨 91 2017-09-26
코 앞으로 다가온 추석, '명절증후군' 피하는 방법| Daum라이프 코 앞으로 다가온 추석, '명절증후군' 피하는 방법 헬스조선 | 이보람 헬스조선 기자 | 입력 2017.09.25 09:53 | 수정 2017.09.25 10:04       명절이 마냥 기쁘지 않은 이유는 장시간 운전과 가...  
445 스마트폰 시대, 창의력 지키는 방법 불씨 100 2017-09-26
스마트폰 시대, 창의력 지키는 방법| Daum라이프 스마트폰 시대, 창의력 지키는 방법 코메디닷컴 | 권순일 | 입력 2017.09.26 07:38       스마트폰 같은 모바일 기기의 발달로 사람들은 좀처럼 심심할 틈이 없다. 현대인은 잠깐이라도 시간이 나면 스마트폰을...  
444 일교차 큰 가을 '환절기 질환' 대비해야 불씨 81 2017-09-26
일교차 큰 가을 '환절기 질환' 대비해야| Daum라이프 일교차 큰 가을 '환절기 질환' 대비해야 코메디닷컴 | 문세영 | 입력 2017.09.25 10:06       야외활동하기 좋은 선선한 가을이다. 하지만 벌어진 일교차 탓에 면역력이 떨어지고 각종 환절기 질환에 노출...  
443 좋은 인간관계 만드는 방법 3가지 불씨 229 2017-09-25
좋은 인간관계 만드는 방법 3가지 좋은 인간관계 만드는 방법 3가지   입력 F 2017.02.20 09:33 수정 2017.02.20 09:33     인생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살았느냐 하는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는 것으로 인간관계가 있다.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인간관계를 많이 ...  
442 심장 건강에 좋은 먹을거리 7 불씨 78 2017-09-25
심장 건강에 좋은 먹을거리 7| Daum라이프 심장 건강에 좋은 먹을거리 7 코메디닷컴 | 권순일 | 입력 2017.09.23 14:38       음식은 심장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균형 잡힌 식사는 전반적인 신체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데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심...  
441 쉰 목소리, 혹, 점..암 경고신호 8 불씨 212 2017-09-25
쉰 목소리, 혹, 점..암 경고신호 8| Daum라이프 쉰 목소리, 혹, 점..암 경고신호 8 코메디닷컴 | 권순일 | 입력 2017.09.24 10:38       기침이 끊이지 않고 계속 나오면 감기 증상이거니 하고 넘어가는 수가 많다. 연구에 따르면 성인의 반 이상이 암 위험 신...  
440 원인 다양한 '어지럼증'..얕봤다 병 키워, 나는 어떤 유형? 불씨 184 2017-09-24
원인 다양한 '어지럼증'..얕봤다 병 키워, 나는 어떤 유형?| Daum라이프 원인 다양한 '어지럼증'..얕봤다 병 키워, 나는 어떤 유형? 헬스조선 | 이기상 헬스조선 기자 | 입력 2017.09.22 08:00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다/사진=헬스조선 DB   ...  
439 환절기 심장질환 예방 위한 9가지 수칙 불씨 162 2017-09-24
환절기 심장질환 예방 위한 9가지 수칙| Daum라이프 환절기 심장질환 예방 위한 9가지 수칙 헬스조선 |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 입력 2017.09.23 10:00       환절기에는 심장질환 위험이 크게 높아지기 때문에 특히 노인들은 이를 예방하는 생활수칙을 실천해...  
438 "장수 위해 소금, 설탕 줄이고 견과류 먹어야"(연구) 불씨 76 2017-09-24
"장수 위해 소금, 설탕 줄이고 견과류 먹어야"(연구)| Daum라이프 "장수 위해 소금, 설탕 줄이고 견과류 먹어야"(연구) 코메디닷컴 | 권오현 | 입력 2017.03.10 15:12         가공육, 소금, 설탕을 많이 먹고 견과류를 먹지 않는 습관이 심혈관질환, 뇌졸중, ...  
437 물 많이 마시면 ‘생각의 속도’ 빨라진다 불씨 104 2017-09-24
물 많이 마시면 ‘생각의 속도’ 빨라진다 물 많이 마시면 ‘생각의 속도’ 빨라진다 수분 적으면 뇌 쪼그라들어 입력 F 2010.05.21 11:04 수정 2010.05.21 14:35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으면 뇌에서 사고기능을 담당하는 회백질이 쪼그라들어 생각하는 게 어려워...  
436 가을철, 면역력 지키려면 '이것' 챙겨야 불씨 86 2017-09-24
가을철, 면역력 지키려면 '이것' 챙겨야| Daum라이프 가을철, 면역력 지키려면 '이것' 챙겨야 헬스조선 | 이기상 헬스조선 기자 | 입력 2017.09.22 09:01       가을철은 일교차가 커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어 면역력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사진=헬스조선 DB ...  
435 고달픈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는 5가지 불씨 88 2017-09-23
고달픈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는 5가지| Daum라이프 고달픈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는 5가지 코메디닷컴 | 권순일 | 입력 2017.09.22 09:32       고단한 일상이 주는 피로감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헬스닷컴'이 일상의 피로를 물리치는 생...  
434 실명 이르는 눈 중풍, '망막혈관폐쇄증' 취약한 사람은? 불씨 465 2017-09-23
실명 이르는 눈 중풍, '망막혈관폐쇄증' 취약한 사람은?| Daum라이프 실명 이르는 눈 중풍, '망막혈관폐쇄증' 취약한 사람은? 헬스조선 | 이기상 헬스조선 기자 | 입력 2017.09.22 13:40 | 수정 2017.09.22 13:48       망막혈관폐쇄증에 걸리면 실명에 이를 ...  
433 하루를 성공적으로 사는 방법 6 불씨 98 2017-09-22
하루를 성공적으로 사는 방법 6 하루를 성공적으로 사는 방법 6   입력 F 2017.09.03 10:25 수정 2017.09.03 10:25     운동 경기나 기업 운영 등에 있어서 한 가지 확실한 게 있다. 승자와 패자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승자로서 성공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