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즐겨 먹는 식품·과일로도 ‘건강한 노화’ 가능하다?
[문지숙 교수의 헬시 에이징] 차의과학대 바이오공학과 교수
‘줄기세포(stem cell)’와 줄기세포에서 나오는 ‘세포 외 소포체(extracellular vesicles·엑소좀)’는 항노화 치료에 가장 유망한 물질로 인식되면서 가장 ‘핫(hot)’한 연구 주제가 됐다.
줄기세포는 손상된 조직을 재생하고 회복하는 능력이 있고, 세포 외 소포체는 세포 간 신호 전달을 통해 조직 재생과 염증 억제 등의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그러나 줄기세포와 세포 외 소포체 치료법은 일반인이 쉽게 접하기 어렵고 일본 등에서 치료가 드물게 이뤄지고 있지만 큰 비용이 들어 ‘그림의 떡’일 뿐이다
다행히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식품과 과일 속에도 풍부하진 않지만 줄기세포와 세포 외 소포체의 항노화 물질과 비슷한 단백질·RNA(특히 miRNA)·지질 등 다양한 생리 활성 물질이 들어 있다. 이 때문에 이들 식품과 과일을 자주 섭취하면 자연히 ‘건강한 노화(healthy aging)’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낳고 있다.
줄기세포나 세포 외 소포체에는 항염 효과를 나타내는 ‘형질 전환 성장 인자-베타(TGF-β)’와 상처 치유와 피부 재생에 탁월한 ‘섬유아세포 성장 인자(FGF)’, 혈관 건강에 도움 되는 ‘혈관 내피 성장 인자(VEGF)’, 세포 성장에 도움을 주는 ‘혈소판 유래 성장 인자(PDGF)’, 간 건강에 좋은 ‘간세포 성장 인자(HGF)’ 등 다양한 항노화 단백질이 함유돼 있다.
이와 비슷한 성분을 가진 식품과 과일로는 보리·녹차·귤·포도·알로에 베라 등이 꼽힌다. 당근·토마토의 경우 혈관 성장에 도움을 주며, 양파·마늘은 간세포 성장에 도움을 주는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이처럼 이들 식품과 과일에는 다양한 항산화 물질을 함유해 혈관·간·신경세포 손상을 예방하고 노화를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준다.
세포 외 소포체에 많이 든 miRNA는 세포 생존과 염증 반응 조절을 하면서 면역력을 높이고 노화를 늦추는 데 큰 역할을 한다. 흥미롭게도 miRNA는 오렌지과에 속하는 한국산 귤에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줄기세포와 이곳에서 유래된 세포 외 소포체는 초과산화물 디스뮤타아제(세포 신호 전달), 카탈라아제, 글루타티온 퍼옥시다아제 등 다양한 항산화 성분도 함유하고 있어 세포 손상을 막고 노화를 억제한다. 귤을 포함한 오렌지·레몬·브로콜리·시금치 등에도 이와 비슷한 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 레몬은 비타민 C, 플라보노이드, 항산화제를 포함해 피부 보호와 노화 억제에 효과적이다. 미네랄, 항산화 성분을 함유해 건강 증진과 노화 억제에 기여한다. 알로에 베라의 경우 다당류·비타민·미네랄을 비롯해 다양한 단백질을 함유해 피부 재생과 보습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세포 외 소포체의 리피드 성분은 세포 및 세포 외 소포체 막에 중요한 콜레스테롤(막 안정성), 스핑고미엘린(세포 신호 전달 및 막 안정성) 등을 포함한다. 이러한 리피드 성분은 세포 막 안정성과 신호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사한 성분을 가진 과일로는 아보카도와 올리브가 있다. 아보카도는 건강한 지방, 콜레스테롤, 오메가-3 및 오메가-6 지방산을 포함해 세포 건강과 신호 전달에 도움을 준다.
올리브는 올리브 오일에 포함된 건강한 지질이 세포막 안정성과 염증 억제에 기여한다.아보카도는 건강한 지방, 콜레스테롤, 오메가-3 및 오메가-6 지방산을 포함해 세포 건강과 신호 전달에 도움을 준다. 올리브는 올리브 오일에 포함된 건강한 지질이 세포막 안정성과 염증 억제에 기여한다.
이런 식물과 과일을 골고루 섭취하면 자연스럽고 건강한 노화를 유지할 수 있다. 의학의 아버지인 히포크라테스는 “음식이 곧 약이 되게 하라(Let food be thy medicine)”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올바른 식생활이 건강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는 식품과 과일로 ‘건강한 노화’를 경험해보자.
문지숙 차의과학대 바이오공학과 교수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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