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다는 그 '약'의 배신…나이 드신 부모님 근육 앗아갔다 [노화 늦추기①]
지팡이를 짚은 노인 이미지. 셔터스톡
나이가 들어갈수록 ‘기력이 없다, 기운이 떨어진다’는 얘기를 자주 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노화로 인해 근력이 약화하면서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일반적인 증상이다. 다만 힘이 많이 부족해지고, 걸음이 느려지며, 운동능력이 평소보다 눈에 띄게 저하되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근감소증을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
근감소증은 노화의 결과로 잠재적으로 낙상이나 골절을 일으키거나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근육량이 줄고 신체기능이 떨어져 생존을 위협할 수 있는 의학적 상태를 말한다
나이와 관계없이 평소보다 걸음걸이 속도가 눈에 띄게 감소하는 경우, 즉 일반적인 기준으로 분당 1m 미만 속도로 걷거나, 악력이 남자는 28kg 이하, 여자는 18kg 미만으로 저하되었을 경우 근감소증을 의심하게 된다. 최종적으로 근육량, 근력, 근 기능을 종합적으로 측정해 근감소증을 진단해야 한다.
근감소증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기본적으로 신체활동 감소와 함께 근육량 합성이 저하되는 생리적인 근감소가 주원인으로 꼽히며 만성 염증, 호르몬 불균형, 영양 결핍, 정신적 문제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근육량이 한 번 감소하면 기초대사량, 활동량이 함께 줄어들면서 근육량 감소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 척추 협착증과 같은 퇴행성 질환, 암에 의해 2차적으로 근감소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근감소증은 단순히 근력이 감소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서 환자의 거동이 어려워진다는 것이 큰 문제가 된다. 거동이 어려워지면 집에서만 생활하게 되는 경우가 많고, 독립적으로 살아가지 못하게 되면서 요양병원에 입소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잘 넘어지게 되면서 골절이 발생하는 경우에 회복하지 못하고 더 이상 거동이 불가능해져서 결국 사망까지 이르게 되는 경우도 많다.
근감소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우선 단백질과 비타민D 섭취, 적절한 근력 운동이 중요하다. 특히 근력운동을 할 때는 최소 주 2회, 개인이 들 수 있는 최대 무게의 40%가량의 강도로 세트당 6~12회, 총 1~3세트 반복해주면 좋다. 근력운동과 함께 균형감각을 늘릴 수 있는 스트레칭과 유연성 운동을 곁들이면 도움이 된다.
이외에도 근감소증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질병을 찾아내 치료받는 것도 중요하다. 호르몬 이상을 찾아 교정하고 우울증, 수면장애 등 영양과 운동에 제약을 초래하는 정신적인 문제도 선별하고 중재한다. 낙상 가능성을 높이는 감각기계의 이상을 점검하고 낙상 결과를 악화시키는 골다공증을 찾아내 치료해야 한다
또한 복용하고 있는 약제를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복용 약이 많을수록 부작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환자가 복용하는 모든 약을 점검하고 꼭 필요한 약물만 취하도록 정리해야 한다. 신체ㆍ인지 기능을 저해할 수 있는 잠재적 노인 부적절 약제는 즉각 중단해야 한다. 복용하고 있는 약의 부작용이 또 다른 처방을 부르는 처방 연쇄를 파악하고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근감소증을 질병에 대한 시술이나 투약만 생각한다면 ‘치료할 것이 없는 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망이나 요양기관 입소 등 미래 건강 예후를 상당 부분 결정할 뿐만 아니라 치료를 견딜 수 있는지에 대한 여부마저 결정하기 때문에 적절한 관리와 치료가 중요하다.
평소 근감소증이 의심된다면 자가진단을 통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자신의 몸 상태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4.5kg을 들어서 나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방안 한쪽 끝에서 반대편 끝까지 걷는 건 얼마나 어려운지, ▶의자와 침대 이동할 때는 괜찮은지, ▶10개의 계단을 쉬지 않고 오르는 것은 어렵지 않은지, ▶마지막으로 지난 1년간 넘어진 적은 없는지 등 총 5가지 항목 중 네 개 이상에 해당한다면 근감소증이 강하게 의심되므로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이에스더 기자 rhee.es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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