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한 보따리나 생겼다. 새 책이 아니라 어떤 분의 책장에 오랫동안 꽂혀 있던 것들이다. 책 주인은 수필가이며 의사로 내가 몸담고 있는 글 모임의 회장이기도 하다. 한 지역에서 오랜 세월 문학의 텃밭을 일구고 가꾸어 온 어른의 책이라 더욱 소중하다. 펼치는 책마다 여기저기 붉은 밑줄이 선명하다. 밑줄이란 그만큼 마음이 머물렀던 흔적이 아닌가. 혹시 이쯤에서 '옳거니!'하고 무릎을 쳤을까? 발자국을 따라가듯 책 속의 구절을 따라가 본다. 가다가 밑줄을 만나면 나도 한 번 무릎을 치고, 멈춤 표시인 듯 책장이 접힌 데서는 접힌 것을 펴면서 나도 잠깐 쉰다.
책갈피에서 그 분의 원고 한 편이 나왔다. '숨겨둔 두 情人'이라는 제목인데 200자 원고지 열한 장의 미완성 작품이다. 이 친필 원고를 나는 돌려드리지 않을 작정이다. 글에서 확실히 밝히지 못한 그 두 사람이 누구인지 그거나 살짝 물어보아야겠다.
첫번째 회보를 펴냈을 때와 근 20년의 시차를 두고 최근에 책을 펴낸 이화련 회원의 책을 조금 읽어 봅니다.
<떠돌이에게 보내는 북소리> 이화련 / 에세이스트
언제나 맛갈스럽게 수필을 쓰시는 이 분은 요즘도 국민일보에 일주일에 한 번 씩 글을 쓰고 있답니다.
언젠가 한 번은 아이가 언어영역 공부하다 이 분의 글이 지문에 나온 것을 발견하고 정답을 고르며 정말 좋아했답니다.
앞으로 이 책을 조금 조금 옮겨 보겠습니다. 기쁘고 충만한 마음으로.......
좋은글 기대하여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