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항체, 5개월 지나면 효과 뚝..완치돼도 안심 못한다
고석현 입력 2021. 04. 16. 01:20 수정 2021. 04. 16. 05:53
코로나19 바이러스. 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치자에게 형성된 중화항체가 4~5개월만 지나면 확연히 감퇴해 대부분의 재감염을 막지 못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6일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따르면 독일신경퇴행질환센터(DZNE) 연구진이 성인 477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항체연구 결과 중화항체 지속기간은 4~5개월에 불과해 재감염을 막지 못했다.
코로나19 중화항체의 지속기간은 집단면역 형성 과정에서 대유행 억제의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한국 보건당국은 집단면역을 위해 전 국민의 최소 70%가 항체를 보유해야 하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 목표 달성 전 일부 국민의 항체효과가 사라지면 집단면역 '제자리걸음'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지난해 상반기 1차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독일 본(Bonn) 지역 3983가구 주민들의 건강 상태를 조사하는 DZNE의 '라인란트 연구'(Rhineland Study) 참여자들의 혈액 샘플을 분석했다. 1차로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인 피검자에 한해 PRNT(Plaque Reduction Neutralization Test) 검사를 추가로 했다. PRNT는 혈관 내 퇴적물을 희석해 중화 효능을 알아보는 검사다.
지난해 4~6월 1차 검사를 한 결과 0.97% 유병률을 보였다. 하지만 4~5개월 후 다시 항체 검사를 한 결과 완치자의 약 20%가 항체를 잃었거나 쇠퇴해 있었다. 이를 해석하면 코로나19의 감염으로 생긴 중화항체는 길어야 5개월 안에 중화 능력을 상실한다는 뜻이다.
한편 비슷한 연구결과는 이전에도 발표된 바 있다. 미국 보스턴 브리검 여성병원(Brigham and Women's Hospital) 연구진들이 지난해 11월 '셀'(Cell) 저널에 발표한 논문엔 코로나19의 중증도가 '중간'이나 '약함'에 해당하는 환자의 약 20%만이 완치 후 몇 달간 중화항체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경증 환자는 회복 후에 항체 수치가 급격히 떨어진다는 것이다.
또 미국 듀크대와 국립 싱가포르대가 공동 설립한 '듀크-앤유에스 의대'(Duke-NUS Medical School) 연구진도 지난달 코로나19 환자의 11.6%는 아예 항체가 형성되지 않고, 26.8%는 항체가 생겨도 빠르게 감소한다는 연구결과를 저널 '랜싯 마이크로브'( Lancet Microbe)에 발표했다. 코로나19 완치자의 약 40%가 다시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DZNE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만으로 중화항체의 감퇴가 전체 면역 반응에 미치는 영향을 유추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연구 책임자 모니쿠 브레텔러 교수는 "어떤 사람은 코로나에 걸렸는지도 모른 채 지나가고 어떤 사람은 심하게 아픈 원인을 규명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했고, 논문 1저자인 아마드 아지즈 박사는 "인간의 면역계는 병원체와 맞서 싸울 다른 무기를 갖고 있다. 항체가 빠르게 감소해도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세포 면역 반응은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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