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를 넘어 120세 시대로…長壽할 준비 되셨습니까? ② - 당신의 건강가이드 헬스조선
100세 시대를 넘어 120세 시대로…長壽할 준비 되셨습니까? ②
- 김진구 헬스조선 기자
- / 도움말 박상철(전남대 연구석좌교수),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
- / 참고서적 ‘100세인 이야기’, ‘당신의 백년을 설계하라’
입력 : 2018.02.07 08:00
Special 커버 스토리
■ 노화는 운명? 인간이 늙는 진짜 이유
■ 인간은 몇 살까지 살 수 있을까
■ 100세인들의 공통점은? ‘小食’
■ 노화 연구 권위자가 전하는 비결 5가지
PART 2 인간은 몇 살까지 살 수 있을까
검증된 기록으로만 봤을 때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 산 사람은 122년 164일을 살고 간 프랑스의 장 칼망(1875~1997) 할머니다. 그는 대대로 장수하는 부유한 상인 가문에서 태어나 85세에 펜싱을 배우고 100세까지 자전거를 탔다. 21세부터 117세까지 무려 100년 가까이 하루 두 대씩 꾸준히 담배를 피운 애연가이기도 했다.
1. 150세 인간 나올까 두고 두 과학자 ‘6000억원어치 내기’
과연 장 칼망 할머니를 뛰어넘는 세계 최고령자가 나올 수 있을까. 이와 관련해 미국에서는 대단히 흥미로운 내기가 진행 중이다. 텍사스대학의 생물학자 스티븐 오스태드 교수와 일리노이대학의 공공보건학자 스튜어트 올샨스키 교수가 150세 인간이 출현할지를 두고 내기를 한 것이다.
내기는 오스태드 교수가 2000년 발표한 논문에서 비롯됐다. 그가 ‘2150년까지 인간 최고 수명이 150세에 이를 것’이라는 논문을 발표하자, 올샨스키 교수가 직접 전화를 걸어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둘은 각자 150달러씩 내서 150년간 주식시장에 묻어두기로 했다. 지난 20세기처럼 주가가 상승할 경우 150년 후 이 돈은 5억달러(6000억원)로 불어날 것으로 본다. 2150년 150세 인간이 출현하면 오스태드 교수의 후손이, 그렇지 않으면 올샨스키 교수의 후손이 그 돈을 차지한다. 오스태드 교수는 “20~30년 안에 항노화치료제가 개발되고, 인간 수명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반면 올샨스키 교수는 “오스태드가 말한 약은 절대로 나올 수 없다”며 “신(神)이 개입하지 않는 한 내기는 내가 이긴다”고 말했다.
두 교수의 내기 이후로도 과학계는 인간 수명의 한계를 두고 매우 활발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몇 해 전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는 인간 수명이 최고 142세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실렸다. 일반 쥐의 평균 수명은 2년을 조금 넘는 정도에 그치는데, ‘라파마이신’이라는 면역억제제를 투여한 쥐가 3년 넘게 살았다는 것이다. 이를 사람에게 적용하면 142년을 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최근에는 정반대의 이론이 게재됐다. 인간 수명의 한계는 115세며, 이미 1995~1997년 정점을 찍었다는 내용이다. 연구진은 41개국의 수명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인간 수명은 1970~1990년대 초까지 매년 0.15세씩 늘다가 1997년 115년으로 정점을 찍은 뒤 다시 하락하고 있다며 “평균 수명은 연장돼도 최대 수명은 늘리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재반박도 등장했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의 짐 바우펠 교수는 같은 자료를 토대로 “인간 수명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볼 수 없다”며 “한계가 있다고 하더라도 120세 이상”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맥길세 지그프리드 헤키미 교수는 세계 높이뛰기 기록이 20~30년간 정체하다가 갑자기 도약한 것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수명이 150세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심지어 덴마크 코펜하겐대학 마르텐 로징 교수는 “사람의 절대적 수명은 없다”고 단언했다.
2. ‘21세기 불로초’는 존재할까
인간 수명이 150세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하는 학자들의 공통적인 전제는 ‘항노화 치료제’의 등장이다. 오스태드 교수는 “소염 기능 향상이 핵심인 항노화 약물이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인간은 아프거나 다쳤을 때 염증이 생기는데, 나이 들수록 염증이 쉽게 자주 생긴다. 쥐의 수명을 최대 38% 연장한 라파마이신 역시 면역억제제로 쓰이는 약물이다. 남태평양 이스터섬의 토양 세균에서 처음 발견된 이 물질은 고용량으로 쓰면 면역억제 효과를 나타내는 데 비해 적은 양을 쓰면 동물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효과가 나타난다.
이에 앞서서는 포도주의 유효성분 ‘레스베라트롤’의 수명연장 효과가 주목받았으나, 효과가 일관되게 나오지 못하면서 끝내 ‘장수 약물’ 후보에서 탈락했다. 콜레스테롤강하제인 ‘심바스타틴’ 역시 수명연장 효과로 관심을 모았으나, 효과가 불확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한센병 치료에 쓰이는 항생제 ‘댑슨’과 당뇨병치료제 ‘메트폴민’이 주목받고 있다. 댑슨은 선충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평균 수명을 30% 이상 연장하는 것으로 나왔다. 약물이 노화를 일으키는 체내 활성산소 발생을 억제한 덕분이다.
메트폴민은 1920년대에 개발돼 현재까지도 당뇨병 치료에 널리 쓰이는 약이다. 그런데 최근 이 약을 먹은 사람들이 오래 사는 수명연장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영국에서 18만 명의 메트폴민 복용자들을 5년간 추적해보니, 이 약을 복용하는 당뇨병 환자는 이 약을 복용하지 않은 건강한 사람보다 사망할 확률이 1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메트폴민을 복용한 당뇨병 환자들은 다른 당뇨병 환자보다 평균 8년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혈당을 떨어뜨리는 효과뿐 아니라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고, 세포 내 산소분자 수를 높여 수명을 연장시킨다는 것이 연구자들의 설명이다.
다만, 이런 연구는 아직 동물실험 단계이거나 소규모 연구에 그친다는 한계가 있다. 동물실험에서 기대를 모은 약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는 80%가 넘는다. 레스베라트롤이나 심바스타틴처럼 기대가 실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PART 3 100세인들의 공통점은? ‘소식(小食)’
라파마이신이나 메트폴민보다 더 뛰어난 효과를 내면서도 부작용 문제가 없는 장수 비결이 있다. 바로 소식(小食)이다. 소식은 과학적으로 이견이 없는 유일한 장수 비결이다. 마치 절약 모드를 실행하면 스마트폰 배터리를 더 오래 쓸 수 있는 것처럼, 적게 먹으면 수명이 연장된다. 동물 실험에서 균형 잡힌 영양을 섭취하도록 먹이를 주면서 칼로리를 40% 정도 줄이면, 대조군에 비해 수명이 30~50%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식은 100세 이상 초고령 노인에게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생활습관이기도 하다. 한국의 100세 이상 노인은 가장 최신 통계인 2015년 말을 기준으로 3159명에 달한다. 이들이 꼽은 가장 큰 장수 비결은 ‘절제된 식습관(39.4%)’이었다. 규칙적인 생활(18.8%), 낙천적인 성격(14.4%), 유전적 요인(14.2%)이 뒤를 이었다. 가장 좋아하는 식품군은 채소류(53.6%)였고, 10명 중 8명가량은 평생 담배를 피우지 않았거나(79%) 술을 입에 대지 않았다고(76.7%) 답했다.
1. 한국 100세 노인의 한상차림은 ‘쌀밥+된장국+배추김치+나물반찬’
한남대 식품영양학과 이미숙 교수팀은 건강하게 100세 이상 장수한 노인 71명의 식단을 토대로 ‘한국 장수인의 식사 특징’을 분석했다. 여기서도 장수 노인 대부분이 적게 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5세 이상 한국인 영양권장량과 비교했을 때 칼로리는 80.9%를 섭취하고 있었고, 비타민A(93.4%)와 비타민C(128.4%)를 제외한 나머지 영양소도 권장량의 70% 정도만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도 빠뜨린 영양소는 거의 없었다.
영양소의 질적 지수(INQ)는 1점 만점에 전체 평균 0.93점으로 높게 나타났다. 좋아하는 음식으로는 밥(98.4%)을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부침(95.2%), 조림(95.2%), 나물(93.7%) 등의 순이었다. 반면 싫어하는 음식으로는 장아찌(55.6%), 죽(46%), 젓갈(42.9%), 튀김(41.3%) 등을 꼽았다.
식사형태로는 일품요리나 ‘밥+국’ 또는 ‘밥+반찬’ 대신 ‘밥+국+반찬’으로 구성된 형태가 61.2%로 가장 많았다. 주식은 쌀밥(73%), 국·찌개의 경우 채소·두부를 넣은 된장국(47%)을 가장 선호했다. 김치는 배추김치(51%)를, 반찬 중에는 나물(42%)을 가장 많이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채소류의 섭취율은 3%로 매우 저조했다. 결론적으로 한국 100세 노인들의 기본 상차림은 쌀밥에 된장국, 배추김치와 나물 반찬 정도로 정리된다.
이들의 건강습관도 주목할 만하다. 모든 장수 노인(100%)이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고 있었고, 대부분(92.1%)이 세 끼 식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8명(79%)이 비흡연자였고, 흡연을 하더라도 흡연량이 많지 않았다. 음주 역시 하지 않는 사람의 비율이 높았고(75%), 하더라도 한 잔 이하로 마시는 사람이 55%였다. 눈에 띄는 것은 영양제나 건강식품 섭취 여부다. 대부분(77.4%)이 별도로 건강식품을 챙겨 먹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 무병장수의 열쇠 小食, “활동량 떨어지는 40세에 시작하라”
소식의 장수 효과에 대한 연구는 사람과 유전형질이 93% 일치하는 붉은털원숭이를 대상으로 20년간 진행된 연구가 대표적이다. 문제는 불과 1년 전까지 전혀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는 점이다. 똑같이 붉은털원숭이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음에도 2012년 미국 국립노화연구소 연구에서는 소식이 장수에 효과 없다는 결론이, 2014년 미국 위스콘신대 연구에서는 분명한 효과가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런 논란은 지난해 1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에 두 편의 연구를 재검토한 결과가 발표되면서 마무리됐다. 위스콘신대학 연구진은 소식이 장수에 효과 없다는 기존 미국 국립노화연구소 연구를 다시 분석했다. 그 결과, 연구에 참여한 1~23세 원숭이 121마리 중 6~23세 성인 원숭이의 경우에는 소식이 수명연장 효과가 있었지만, 1~5세에 해당하는 어린 원숭이 그룹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6~23세 성인 원숭이 중에서도 특히 소식을 한 수컷 원숭이의 경우, 평균 수명이 37.1세로 붉은털원숭이의 평균 수명보다 약 9년이나 더 오래 살았다. 반면 소식 한 1~5세 어린 원숭이의 평균 수명은 24.5세로 소식하지 않은 원숭이의 평균 수명(27.2세)보다 오히려 짧았고, 조기 사망의 위험도 높았다. 연구를 진행한 로잘린 앤더슨 교수는 “소식은 분명 건강하게 장수하는 데 효과가 있다”며 “다만, 소식을 시작하는 연령에 따라 효과가 다르다는 것이 이번 연구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를 사람 나이로 환산하면 15~19세 전후다. 소식이 장수의 비결이라도 성장기 아동·청소년은 충분히 먹어줘야 건강하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소식을 언제부터 시작하는 것이 적당할까. 전문가들은 40세부터 시작하라고 권장한다. 중년으로 넘어가면 기초대사량과 활동량이 함께 떨어져 몸에 잉여 에너지가 쌓인다. 쓰이지 못한 에너지는 혈관에 쌓여 비만·고지혈증 등의 만성질환의 원인이 된다. 이때 소식을 시작하면 혈관에 노폐물이 쌓이는 것을 막아 각종 질환과 노화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노화 연구 관련 세계적 권위자인 전남대 박상철 연구석좌교수는 “100세 이상 노인을 살펴보면 고혈압·관절염·위장병을 앓는 사람은 많지만, 당뇨병을 앓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당뇨병은 비만과 강력하게 연결된 생활습관병인데, 결국 잉여 에너지가 비만과 당뇨병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식 관련 연구를 종합하면 신체활동이 떨어지고 잉여 에너지가 많은 40~50대부터는 장수를 위해서 소식할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3. 얼마나 먹어야 소식일까
국제학술지 ‘노인학 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하루 권장 열량의 25%를 줄였을 때 생물학적 연령 증가가 가장 두드러진다. 성인 하루 권장 열량은 남성이 2500kcal, 여성이 200kcal이다. 이를 기준으로 했을 때 25%는 각각 625kcal, 500kcal이다.
소식은 먹는 양을 무조건 줄이는 것이 아니라, 섭취 칼로리를 줄이는 것이다. 섭취 칼로리를 정확히 25% 줄이기 힘들다면, 간단한 방법이 있다. 평소 두 끼에 먹던 양을 세 끼로 나눠 먹는 것이다. 이때 반찬보다 밥의 양을 줄여야 영양 손실 없이 섭취 칼로리만 낮출 수 있다.
고기·채소 반찬은 평소 먹는 양만큼 먹어야 비타민·칼슘 같은 필수영양소를 부족하지 않게 채울 수 있다. 음식을 20분 이상 천천히 먹는 것도 중요하다. 식사 후 뇌의 포만감 중추가 자극돼 배부름을 느낄 때까지 약 20분이 걸리는데, 너무 빠른 속도로 식사를 하면 포만감이 느껴지지 않아 소식에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무턱대고 한 번에 소식을 시작하기보다는 4~6주에 걸쳐 천천히 양을 줄여나가는 것이 좋다. 갑자기 몸에 들어오는 칼로리가 적어지면 근육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밥상에서 숟가락을 치우고 젓가락만 사용하면 소식 습관을 들이는 데 도움이 된다. 한 번에 섭취하는 음식량이 훨씬 적기 때문에 밥 먹는 속도가 느려지고, 적당량을 지킬 수 있다. 국물 대신 건더기를 먹게 돼 국물의 염분과 지방 섭취량이 줄어드는 효과도 있다.
밥보다 반찬을 먼저 먹는 것도 좋다. 보통 밥을 먼저 먹고 반찬을 먹지만, ‘채소-고기-밥’ 순으로 식사를 하면 포만감 높은 채소를 먼저 먹게 돼 식사량이 자연스레 줄어든다. 이밖에도 ▲TV 보며 식사하지 않기 ▲작은 그릇에 담아 먹기 ▲탄산음료 끊기 ▲후식이나 사이드 메뉴 삼가기 등의 습관을 들이면 소식하는 습관을 들이는 데 효과적이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2/05/201802050149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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