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전문가 100 명이 멀리하는 음식은?' PART1 - 당신의 건강가이드 헬스조선
'건강 전문가 100 명이 멀리하는 음식은?' PART1
- 이기상 헬스조선 기자
- 사진 셔터스톡
입력 : 2017.03.15 08:00
커버 스토리 - SPECIAL
의사·약사·영양학자 대상 설문조사
헬스조선은 지난 2월 6일부터 16일까지 의사·약사·영양학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자신의 건강을 생각해 되도록 피하는 음식은?'이라는 주제로 진행한 이번 설문조사에는 의사 65명, 약사 14명, 영양학자 21명이 참여했다. 건강에 대한 지식 수준이 높고, 다른 사람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건강 전문가들이 자신의 건강을 위해 되도록 먹지 않는 음식은 무엇일까?
선정한 39개 음식 중 전문가 100명이 직접 선택
사람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음식으로 섭취한다. 하지만 음식으로 섭취하는 열량이 지나치게 적거나 많으면 문제가 된다. 열량 부족은 체력 저하, 저체중으로 나타나고, 과잉 열량은 비만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다양한 영양소의 적당한 섭취가 중요한데, 잘못된 음식 섭취로 인해 건강을 망치는 사람이 많다.
질병에 대해 잘 아는 의사·약사·영양학자는 건강을 위해 어떤 음식을 주의해서 섭취하고 있는지 알아봤다. 이를 위해 <헬스조선>은 건강에 좋지 않다고 알려진 나트륨·당 과다 음식 등 39개 음식을 선정해 의사·약사·영양학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설문의 주제는 '자신의 건강을 생각해 되도록 피하는 음식은 무엇입니까'로 응답자 1인당 3가지 음식을 선택하게 했다. 또한 선택한 음식 중 1가지에 대해서는 선택 이유를 설명해달라고 요청했다.
설문 결과, 탄산음료·육가공식품·라면 등이 많은 선택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비슷한 성분이 들어 있는 음식이라도 식품 종류나 섭취량을 기준으로 다른 선택을 했다. 총 11명이 선택한 흰밥은 떡과 마찬가지로 쌀로 만들어지고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식품이다. 하지만 흰밥은 매일 먹는 식품이므로 섭취량에 더 주의해야 하고, 잡곡을 섞는 등 영양 균형을 맞추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탄산음료의 경우에도 초콜릿이나 사탕과 마찬가지로 높은 당 함량을 지적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같은 당이라도 액상 형태인 탄산음료의 당이 섭취하기 편해 한꺼번에 많이 먹게 될 수 있어 더 주의해야 할 음식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에 한 명도 선택하지 않은 음식이 있다. 마늘, 고추, 자장면, 보쌈, 순대 등이다. 마늘이나 고추는 자극적이지만 건강에 좋은 효능이 많이 있는 음식이다. 자장면은 기름지고 나트륨 함량이 높지만, 국물 형태인 짬뽕보다 나트륨 섭취량이 적다. 짬뽕은 두 명의 전문가가 피하는 음식으로 꼽았다. 순대·보쌈은 곱창 및 막창과 비슷해, 보이지만 포화지방이나 조리 과정상의 위생조건을 기준으로, 상대적으로 나은 음식으로 생각된 것으로 분석된다.
PART 1
건강을 생각해 되도록 피하는 음식 TOP5
1 탄산음료 42명
건강을 생각해 되도록 먹지 않는 식품으로 가장 많이 선택한 것은 '탄산음료'였다. 탄산음료를 선택한 건강 전문가는 100명 중 42명에 달했다. 주요 선택 이유는 '당분이 지나치게 많이 함유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그 밖에 '톡 쏘는 탄산이 식도를 과도하게 자극한다'는 것과 '포만감에 비해 열량이 지나치게 높은 음식'이라는 의견 등이 있었다.
탄산음료를 피하는 이유
이정주 파트장(강동경희대병원 영양팀) 탄산음료는 당분이 많이 함유돼 있어 열량이 높은 반면 비타민, 무기질, 섬유소 등은 빠진 음식이다.
조수진 교수(이대목동병원 소아청소년과) 인산이 많이 첨가돼 있어 칼슘 흡수를 방해한다.
윤진희 교수(고대안암병원 가정의학과) 당이 높고, 탄산이 식도로 넘어가면서 지나친 자극을 줘 역류성식도염을 유발할 수 있다.
박보경 영양팀장(제일병원 영양팀) 탄산음료는 일명 '공갈 칼로리'라고 해 단순당 함량만 높고 다른 영양소는 거의 없는 음식이다. 매일 섭취하면 비만해지기 쉽고, 비타민ㆍ무기질ㆍ섬유소 부족 등 영양불량을 초래한다.
김정은 약사(해그린약국) 탄산음료의 강한 산성은 치아의 법랑질(치아의 표면을 덮고 있는 유백색의 반투명하고 단단한 물질)을 손상시키면서 충치를 유발하고, 치아 부식의 원인이 된다.
최승호 과장(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마취통증의학과) 당분 함량이 높아 비만, 당뇨, 심장질환 같은 성인병의 주요 원인이 된다.
2 햄ㆍ소시지 등 육가공식품 33명
두 번째로 많이 선택한 음식은 '햄·소시지 등 육가공식품'이다. 100명 중 33명이 육가공식품을 선택했다. 육가공식품은 육류의 특성을 살려 좀더 맛있고 먹기 편한 것으로 변형시키는 동시에 저장성을 좋게 한 식품이다. 육류에 아질산염과 질산염 등을 넣어 혼합 가공해 만든다. 육가공식품을 피해야 한다고 주장한 건강 전문가들은 대부분 '가공할 때 들어가는 첨가제가 건강에 해롭다'고 말했다.
햄ㆍ소시지 등 육가공식품을 피하는 이유
임성실 교수(가톨릭대 약학대학) 햄이나 소시지 등 육가공식품은 칼로리가 높고, 가공 시 보존제 등 첨가물이 인체에 미치는 유해성이 크다.
강정규 교수(강북삼성병원 서울건진센터) 트랜스지방ㆍ포화지방 비율이 높고, 불에 직접 가열하는 과정에서 발암 물질로 알려진 PAH(다환방향족탄화수소)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진희 교수(가천대길병원 혈액종양내과) 섬유질 함량이 매우 적어, 지나치게 섭취하면 변비나 소화불량을 유발할 수 있다.
3 곱창 및 막창 22명
세 번째는 22명이 선택한 '곱창 및 막창'이다. 곱창은 소나 돼지의 소장을 이용해 조리하는 음식이며, 막창은 소의 네번째 위를 이용한 음식이다. 곱창 및 막창을 선택한 건강 전문가는 대부분 '조리 과정에서 있을지 모를 오염 등 위생 상태'를 지적했다.
곱창 및 막창을 피하는 이유
최숙희 영양교사(서울신림초등학교) 곱창, 막창이나 대창 등은 동물의 배설물이 담긴 부위이므로 위생적으로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조리를 위한 세척 과정이 안전한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영양학적으로는 건강에 좋지 않은 동물성 포화지방이 많은 부위로 과잉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배현 약사(분당밝은미소약국) 곱창에는 지방이 많이 들어 있다. 굽다가 쉽게 타는데, 이는 지방 성분을 변형시켜 다이옥신 등 발암 물질을 만든다.
이현숙 교수(동서대 식품영양학과) 높은 지방 함량으로 고콜레스테롤혈증을 일으킬 수 있다.
4 마가린 20명
20명의 전문가는 '마가린'을 선택했다. 마가린은 정제된 식물성 기름과 경화유를 적당한 비율로 배합한 후 유화제나 향료, 색소, 발효유 등을 섞어 만든 천연 버터의 대용품이다. 마가린도 지방 함량이 높다는 지적과 특히 트랜스지방 식품으로 건강에 해롭다는 의견이 많았다.
마가린을 피하는 이유
김혜영 교수(용인대 식품영양학과) 마가린은 트랜스지방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몸에 해롭다. 트랜스지방은 액체 상태의 불포화지방을 고체 상태로 가공하기 위해 수소를 첨가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지방인데, 체내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는 높이고,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는 낮추는 성질을 가진다.
한동하 원장(한동하한의원) 마가린은 식물성 지방을 추출해 만들지만, 변형 과정에서 트랜스지방이 포함된다. 가격대가 낮아 빵 등에 많이 쓰여 지나치게 많은 양을 섭취하기 쉽다.
공동 5 장아찌ㆍ젓갈 등 소금에 절인 식품 16명
다섯 번째는 반찬으로 많이 섭취하는 장아찌나 젓갈 등 소금에 절인 식품이다. 총 16명이 선택했다. 냉장고나 신속한 유통 시스템이 없던 시절, 음식을 더 오래 보관하면서 먹기 위해 오이나 무, 마늘을 소금이나 간장에 담가 먹던 것에서 유래됐다. 이러한 조리과정으로 인해 나트륨 함량이 높은 식품이다.
소금에 절인 식품을 피하는 이유
정승필 교수(고대안암병원 유방센터장) 소금에 절인 음식은 나트륨이 많이 들어 있어 혈압을 높인다. 위암 발생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대용 센터장(건국대병원 대장암센터) 젓갈류는 익히지 않은 상태로 오래 보관하게 되는 음식이라 오염 등 위생 문제가 있는데다 소금 함량까지 높다.
권세원 약사(숭인약국) 나트륨은 우리나라 사람이 다른 나라 사람에 비해 눈에 띄게 많이 섭취하는 과잉 영양소 중 하나다. 따라서 소금 함량이 높은 젓갈류 등을 섭취할 때는 과잉섭취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공동 5 라면 16명
라면도 소금에 절인 식품과 마찬가지로 16명이 선택했다. 라면에도 1일 영양 기준치의 86.5%에 달하는 나트륨이 들어 있어 과도한 나트륨 섭취로 이어지기 쉽다는 지적이 많았다.
라면을 피하는 이유
홍성우 교수(강북삼성병원 서울종합건진센터) 라면은 과도한 나트륨이 들어 있어 뇌심혈관질환이나 위암, 신장질환, 골다공증 등의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라면 1봉의 평균 영양소섭취량은 한 끼 영양소 기준치 대비 단백질 56.3%, 탄수화물 71.6%로 균형잡힌 영양소 섭취가 어렵다.
박기형 교수(가천대길병원 신경과) 영양가는 낮은 반면 염분 함량이 높고 화학조미료를 사용한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라면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지나치게 자주 먹는 음식이라 더 문제다.
기타 의견
38개 음식 항목 외에 기타 의견을 내주신 분들이 있었다.
김상윤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가공되지 않은 생선 내장이나 소 내장, 소 골, 소 등골 등을 기타 음식으로 선정했다. 김상윤 교수는 "이런 음식은 위생적이지 않고, 세균이나 병원균이 존재할 가능성이 큰 부위"라고 밝혔다.
최우성 의무원장(강남자생한방병원) 최우성 원장은 '생야채'를 피해야 할 음식으로 선정했다. 익히지 않은 음식이라 소화과정에 많은 열량을 소비할 수 있고, 소화불량이나 복부팽만감 등 위장장애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최우성 의무원장은 "생야채는 모든 사람에게 좋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방에서는 몸이 차가운 체질의 경우 생야채가 인체를 더 차게 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쉽게 탈이 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준식 교수(이대목동병원 정형외과) 식품이 아닌 '약물'을 선택했다. 김준식 교수는 "다양한 만성질환에 시달리는 중장년층의 경우 한 번에 많은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약물 간 상호작용을 따지면 일부 약물은 오히려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백남선 병원장(이대여성암전문병원) 음식 자체보다 섭취하는 양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백남선 병원장은 "어떤 음식이든 사람 몸에 들어와 일정량의 에너지를 만들어주는 역할은 할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피하라고만 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어떤 음식을 먹느냐보다 한 종류 음식만 지나치게 먹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3/13/201703130091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