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일 교수의 늙어도 늙지 않는 법] [2] 강건한 노인 VS. 노쇠한 노인, 질병 치료법도 달라야
김광일 분당서울대병원 노인의료센터장
입력 : 2018.07.24 09:08
노쇠한 노인은 질병에 취약하다. 같은 나이라 하더라도 노쇠한 노인의 경우 폐렴, 낙상 및 골절 등으로 치료 받을 위험이 더욱 크다. 동일한 질병으로 치료받아도 치료 반응이 좋지 않고,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 그래서 치료 기간이 길고, 치료에 드는 비용도 많다.
특히 수술, 혈액 투석, 항암치료 같이 환자가 겪는 스트레스가 큰 처치의 경우 강건한 노인과 노쇠한 노인의 예후가 두드러지게 다르다.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강건한 노인은 잘 견딘다. 노쇠한 노인은 예기치 않은 합병증이 나타나고 치료 기간이 길어져, 결국 수술이나 항암치료 후 이전보다 건강 수준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환자나 보호자들로부터 "가족이라면 수술(또는 항암치료)을 시키겠는가?"라는 질문을 가끔 받는데, 이때 고려해야 할 것이 노쇠 동반 여부다. 노쇠한 노인이라면 비침습적인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노쇠하지 않은 경우는 비록 나이가 많다고 하더라도 힘든 치료를 잘 받고, 회복해 다시 건강을 찾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가능한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최근 노쇠가 노인 환자의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중요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고령자의 수술·항암치료·고위험 심혈관 시술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노쇠 정도를 평가하고자 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나이만을 기준으로 치료 방침을 결정했지만, 나이가 많다고 반드시 노쇠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일부 환자의 경우 반드시 필요한 치료를 받지 못할 수 있고, 또 그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노인 환자들이 꼭 필요한 치료를 잘 받고, 회복해 건강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적절한 치료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노쇠를 평가하는 것이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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