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파워' 하위 25% 40~80대, 사망위험 10베 이상 높아
서울경제 임웅재기자 입력: 2019년 4월 17일 17:20
빨리 큰 힘 내는 근 파워 상위 50% 대비
나이 들수록 근력보다 근 파워 빨리 저하
[서울경제] 40~80대 성인 중 근육 파워(muscle power)가 하위 25%인 사람은 상위 50%에 비해 사망 위험이 10~1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근 파워는 가능한 한 빨리, 얼마나 큰 힘을 내는가를 뜻한다. 시간에 상관없이 얼마나 큰 힘을 내는지를 뜻하는 근력(muscle strength)과 다르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스포츠의학클리닉 ‘클리니멕스’의 클라우디우 질 아라우주 박사팀이 최근 유럽심장학회(ESC) 산하 유럽예방심장학회 연차총회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다.
아라우주 박사팀은 41~85세(평균 59세)의 브라질 국민 3,878명에게 지난 2001~2016년 웨이트바를 당겨 올리는 ‘업라이트 로(upright row)’ 동작으로 근 파워 테스트를 하고 이들의 사망 여부를 추적관찰(관찰기간 중앙값 6.5년)했다. 연구 대상의 5%는 80세 이상, 68%는 남성이었다. 이 동작을 선택한 것은 평소 고령자라도 손자·손녀를 안아 올릴 때 많이 하는 동작이기 때문이다.
한 여성이 웨이트바를 당겨 올리는 업라이트 로우(Upright Row) 동작으로 근육 파워를 측정하고 있다. /사진출처=클리니멕스
그렇게 얻은 근 파워 측정값은 남성이 체중 1㎏당 평균 2.5와트, 여성이 1.4와트였다. 체중이 60㎏인 성인이 약 10㎏의 물체를 1초에 0.6m 들어 올리면 60와트, 몸무게 1㎏당 1와트의 일을 한 셈이다.
관찰기간 남성의 10%인 247명, 여성의 6%인 75명이 사망했다. 그러나 남녀 모두 근 파워가 평균 이상인 피험자들은 상대적으로 오래 살았다. 반면 근 파워가 하위 50%인 사람은 상위 50%에 비해 사망 위험이 4~13배 높았다.
아라우주 교수는 “기대 여명을 예측하는 근 파워의 유용성을 처음 평가한 연구”라면서 “의사들도 진료에 근 파워를 참고하고 환자에게 근 파워 증강을 권고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모든 원인의 죽음에 근 파워가 연관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하지만 근 파워가 강할수록 이에 비례해 더 오래 사는 것은 아니고 성별 평균치만 넘기면 된다”고 덧붙였다.
나이가 들면 단순히 근육의 양만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질까지 나빠진다. 근육세포의 숫자뿐 아니라 각 근육세포가 내는 힘까지 떨어진다. 순간적으로 큰 힘을 내는 근육(속근)이 특히 빨리 줄어든다.
근육은 장기간 힘을 지속하는 근육(지근)과 순간적으로 큰 힘을 내는 근육(속근)으로 나눌 수 있다. 나이가 들면 근육이 힘을 낼 때 쓰는 연료(ATP) 생성이 줄어 속근이 빠르게 줄어든다. 특히 근력보다 근 파워가 더 빨리 저하된다.
근 파워는 근력보다 신체 기능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 미국 터프츠대 인간영양연구센터에서 노인 80명을 대상으로 근력과 근 파워를 각각 측정하고 이에 따른 신체 기능 정도를 비교 분석해보니 근 파워가 높을수록 일어서기·걷기·집안일·식사 등 일상생활 수행능력이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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