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오래사는 건강수명.. "섬유소에 달려 있다"
김용 입력 2019.10.29. 10:51
[사진=Ana Blazic Pavlovic/shutterstock]
평균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성공적인 노화(Successful Aging)'가 건강수명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100세를 살아도 병으로 오래 누워 지낸다면 장수의 의미가 퇴색할 수밖에 없다.
건강하게 오래사는 건강수명을 위해서는 음식, 운동, 금연, 스트레스 조절 등 다양한 분야를 관리해야 한다. 이 가운데 식물 세포벽의 기본구조 성분인 섬유소를 빼놓을 수 없다.
국립암센터-국가암정보센터는 암 예방을 위해 섬유소가 풍부한 음식 섭취를 늘릴 것을 권고하고 있다. 섬유소가 많은 식품을 먹으면 대변의 양이 늘어나고 대변이 장에 머무는 시간이 단축돼 대장암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피에 비해 칼로리가 낮아 비만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 '국민 암 예방 수칙'에도 '채소와 과일을 충분하게 먹고, 다채로운 식단으로 균형 잡힌 식사하기'라는 내용이 들어 있다. 성공적인 노화를 위해서는 신체 장애와 인지기능의 손상이 없고 호흡기나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등 만성 질환이 없어야 한다.
성공적인 노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섬유소 섭취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섬유소 섭취량이 많은 사람은 향후 10년을 건강하게 살 비율이 80% 더 높게 나왔다. 섬유소 섭취량이 적은 사람들보다 고혈압, 당뇨병, 치매, 우울증, 신체기능 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적었다(국제학술지 '노인학 저널').
식품을 통해 섬유소 섭취를 조금만 더 늘려도 조기 사망 위험이 크게 낮아진다. 임상시험에서서도 섬유소 섭취를 늘린 사람들은 체중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감소해 각종 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의학저널 '더 란셋').
섬유소 섭취 방법으로는 생 채소를 매일 매 끼니 먹되 당분이 들어 있는 과일은 하루 두 번 정도 적당량 섭취하는 게 좋다. 1회 섭취량의 경우 귤 1개, 사과 반 쪽, 딸기 10개 등이다. 빵은 섬유소 함량이 높은 통밀이나 잡곡으로 만든 것이 좋다. 잡곡밥, 현미밥, 콩밥 등에도 섬유소가 많다. 가공식품을 구입할 때는 영양표시를 참고해 1회 섭취분량 당 식이섬유 함량이 4g 이상인 것을 고르고 과자나 탄산음료 대신 고구마, 당근, 오이, 사과 등을 먹는 게 도움이 된다.
섬유소는 배부른 느낌을 오래 가질 수 있게 해 비만, 당뇨병 치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혈당을 조절하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준다. 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양의 섬유소를 섭취할 경우 오히려 칼슘, 철분과 같은 일부 영양소의 흡수를 방해해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적당량의 흰쌀을 포함한 잡곡밥을 먹는 것이 소화 흡수 측면에서는 바람직하다.
물론 섬유소 섭취가 건강수명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적절한 단백질 섭취와 운동, 금연 등 생활습관 관리도 필수다. 건강수명은 항상 '건강'을 의식하는 사람에게 찾아온다. 지금 당장 채소 섭취를 늘리고 앉아있는 시간을 줄여 보자.
김용 기자 (ecok@kor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