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하고 우울하고..'코로나블루' 극복 방법은?
문세영 입력 2020.04.08. 15:06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50명 전후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서울과 수도권 중심으로 지속적인 추가 환자가 발생하면서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을 연장했다. 이로 인해 화창한 봄 날씨에도 집밖을 나가지 못하는 답답함과 우울감 등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며 '코로나블루'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승환 교수를 통해 코로나블루를 극복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코로나 블루란 무엇?=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우울한 기분을 뜻하는 블루가 합쳐져 만들어진 신조어다. 정신의학에서 '포스트파튬 블루(Postpartum Blue)'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이는 산모들이 출산 이후 경험하게 되는 우울한 기분을 칭하는 말이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서도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코로나 블루라는 용어가 탄생한 것 같다.
◆ 코로나 블루의 원인은?=코로나블루는 의학적인 질병이라기보다는 사회현상에 따른 심리적 증상에 가깝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고, 매일 숨 가쁘게 발송되는 경고문자와 관련 뉴스는 작은 기침이나 재채기 같은 증상만 있어도 "내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은 아닐까?" 하는 건강염려증을 유발한다. "왜 기침이 멈추질 않지", "가슴이 답답한데", "머리가 띵하고 어지러운데" 등 평소보다 신체적 자각증상을 많이 호소하게 된다. 이런 코로나19의 직간접적인 영향 때문에 요즘 진료실에서 환자들을 보면 평소보다 불안해하고 답답해하는 경우가 많다.
◆ 코로나 블루의 증상은?=코로나 블루로 인해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상을 보면 가슴 답답함, 두통, 어지럼, 이명, 소화불량 등 신체적 증상과 이전보다 우울하거나 불안해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정신과 환자들은 불안하지만 대놓고 이야기하기 어렵고 밖으로 나가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아니다 보니 평소보다 증상을 이겨나가기가 어렵다. 비단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것 같다. 국내통계를 보면 병원에서 정신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받고 있지 않은 잠재 환자들(우울, 불안 증세 등)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환자들의 7∼10배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불안과 우울에 취약한 잠재 환자들은 지금처럼 사회적으로 혼란스럽고, 개인 간의 직접적인 소통이 금지되는 상황을 견뎌 내기가 더욱 어렵다.
◆ 코로나 블루 예방과 극복방법은?=먼저 사회적 거리두기는 유지하되, 마음의 거리는 가깝게 밀착하도록 한다. 전화, 문자, 이메일, SNS 등으로 서로의 근황을 알리고 교류하는 일은 바람직한 코로나 블루 예방 및 치료전략이다. 둘째는 가벼운 운동이나 산책으로 몸과 정신의 활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한적한 장소에서 산책을 하거나 집에서 혼자 하는 운동도 좋다. 가능하면 햇빛에 노출된 상태로 운동하기를 권한다. 세 번째는 소외계층과 같이 위기 상황에 취약한 계층을 돌보는 것이다. 소외계층의 위기와 붕괴는 우리사회 전반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이들의 근황을 살피고 돌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넷째는 노인들에게 더 자주 전화로 안부를 묻는다거나 노인을 모시고 가족끼리 집안 모임을 자주 갖는 것이다. 어린이들은 활동량이 높아 부모 한명이 돌볼 경우 쉽게 탈진될 가능성이 높다. 부부가 서로 도와가며 육아를 맡도록 한다. 다섯째는 불필요한 공포감이나 과학적 근거가 없는 가짜 뉴스를 피해야 한다. SNS를 통해 무차별로 유포되는 정보는 공포감과 특정 이익집단에 유리한 정보만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으니 국가 공인 방송사나 신용도 높은 기관 등에서 직접 발표되는 정보를 듣도록 한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