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오래 사는 길? 좋은 습관이 지름길
박효순 기자 입력 2020.05.12. 20:45
[경향신문]
ㆍ혈압·식사·운동 등 ‘건강노트’에 나의 상태 기록 후 나쁜 습관 ‘체크’
ㆍ목적에 맞는 운동, 건강한 음식, 충분한 수면 등 습관부터 바꾸세요
“식이, 운동, 수면, 스트레스, 술·담배 등을 관리하면 많은 질병의 예방은 물론 생활습관병인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예방과 치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미국 하버드대 등 다국적 연구진은 ‘건강한 생활습관이 건강수명을 늘린다’는 연구결과를 ‘영국의학저널’ 최신호에 발표했다. 해당 연구는 11만1562명을 대상으로 금연과 건강한 식단, 하루 30분 이상 중등도 강도 운동, 표준체중 유지, 적정한 음주 등을 꾸준히 실천했을 때의 변화를 관찰했다. 심장질환, 당뇨, 암 등 만성질환 없이 지낼 수 있는 기간은 남성 7년, 여성은 10년 더 증가했다. 특히 하루 15개비 이상 흡연 남성과 체질량지수 30 이상은 건강수명이 가장 짧았다. 건강한 생활습관 실천자는 질병에도 상대적으로 좋은 예후(치료 예상 경과 및 결과)를 보였다. 4가지 이상의 건강습관을 실천한 암환자의 절반은 최고 22.9년간 생존해 그렇지 않은 암환자의 11년과 2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이와 관련,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라이프스타일 코칭클리닉’ 김선신 교수는 12일 “나의 건강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고쳐야 할 생활습관 리스트 작성하기, 건강노트 만들기, 포기하지 않기 등을 꾸준히 실천하면 건강 수명을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우선 리스트에서 지키기 쉬운 한 가지씩을 정해서 실천할 전략을 짠다. 이어 체중, 혈압, 혈당, 식사일기, 운동일기 등을 작성하는 건강노트를 만든다. 이것들을 포기하지 않고 될 때까지 계속한다.
건강검진은 증상이 없는 질병을 조기에 찾아낼 수 있고, 그 결과는 현재의 건강상태를 비교적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지표이다. 건강검진 결과를 바탕으로 내가 고쳐야 할 것, 고치고 싶은 것의 리스트를 작성한다. 건강노트란 ‘나의 상태’를 정확하게 적어놓는 것을 말한다. 혈압이 높은 사람은 ‘혈압’, 혈당이 높거나 당뇨가 있다면 ‘혈당’ 이렇게 표시한다. 근골격계 통증은 정도를 구분해 놓는다. 그날그날 컨디션도 체크한다. 식사와 운동도 종류와 시간 등을 기록한다. 김 교수는 “한 가지 습관을 바꾸기 위해 적어도 3개월 이상이 필요하다”면서 “한 번에 많은 것을 바꾸려 하면 금방 지친다. 하나씩 하나씩 바꿔나가면 된다. 어제 실패했다면 오늘 다시 시작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18년 우리 국민의 기대수명은 평균 83세다. 하지만 기대수명에서 질병과 부상의 기간을 뺀 건강나이는 64세다. 20년 가까이 아프다가 생을 마감한다는 얘기다. 김 교수는 “딱 하루, 오늘 하루만큼은 지키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지라”면서 “3개월에 한 가지면 1년이면 4개, 5년이면 20개의 건강한 습관을 실행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지금 생활습관을 바꾼다면 노후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낼 수 있다는 뜻이다.
운동은 크게 유산소운동, 근력운동, 유연성운동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세 가지 운동을 모두 하면 좋지만 운동할 시간이 많지 않다면 본인의 목적에 맞도록 전략을 짜야 한다. 체지방이 너무 많아서 살을 뺄 목적이면 유산소운동을 집중적으로 하면서 근력운동을 하고, 지방이 많지는 않은데 근육이 너무 없는 경우에는 근력운동을 위주로 하면서 유산소운동을 하는 게 좋다. 유연성운동은 시간 날 때마다 스트레칭을 하면 따로 시간을 내지 않아도 긍정적인 효과를 거둔다.
음식은 우리 몸을 움직이는 연료이다. 소중한 몸을 위하여 건강하게 먹어야 한다. 가능한 한 가공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 싱싱한 재료를 이용한 음식을 먹는 것이 기본이다. 대개 짜고 달고 기름기가 많은 가공식품, 패스트푸드는 입맛을 당기지만 몸에는 쓰다는 사실을 늘 기억하자.
수면의 질을 높이는 것 또한 건강장수의 요체이다.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기, 아침에 일어나서 밝은 빛을 보기, 뇌를 깨우는 각성제(카페인, 니코틴 등)를 피하기, 침대에서 스마트폰이나 TV 보지 않기를 준수하고, 숙면에 좋은 침실환경 만들기에도 신경을 쓴다.
알코올은 발암물질로 많이 마실수록 구강암, 후두암, 식도암, 간암, 유방암, 췌장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또한 면역력 저하, 골다공증, 근육위축의 위험도를 높인다. 알코올성 치매의 원인이기도 하다. 금주가 최선이고 절주는 차선이다.
담배는 대표적인 발암 물질이다. 잇몸병을 유발하고 혈관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준다. 담배를 끊는 중이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나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좀 더 쉽게 담배를 끊을 수 있는 방법이다. 만병의 근원이라고 하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다. 명상이나 이완을 통해 긴장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