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에디터 김철중의 건강 노트] 장수를 위해.. 여러가지 색깔 음식 챙겨먹자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입력 2021. 11. 25. 03:00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많은 이가 비타민, 칼슘제, 아미노산, 홍삼정, 오메가3, 프로바이오틱스, 소팔메토 등 다양한 건강제를 챙겨 먹는다. 대개 알약 형태로 되어 있어서, 입에 털어 넣는 알 수가 엄청나다. 건강제를 먹으면 나름대로 건강을 위한 ‘투자’를 한다는 생각에 자기 위안이 된다. 안 하느니 못 할 것도 없긴 하다.
허나, 같은 성분이라도 제조된 건강제보다 식품에서 천연으로 섭취해야 영양 효과가 좋다는 연구가 많다. 해서, 일본 최초 노화연구소인 도쿄건강장수의료센터는 장수 지침을 발표하면서, 가능한 한 하루 10가지 이상 종류가 다른 식품을 먹으라고 권한다. 건강에 좋다는 ‘그것’만 먹지 말고, 다양하게 먹으라는 얘기다.
의료센터가 제시한 매일 먹어야 하는 10가지 음식 리스트에는 생선, 식용 기름 또는 버터, 살코기, 유제품, 녹황색 채소, 해조류, 감자나 고구마 같은 당질류, 계란, 콩 식품, 과일 등이 포함됐다. 나이 들면 입맛도 ‘보수화’하여 매일 먹던 것만 먹게 된다. 일본서 고령층의 식단을 조사했더니, 밥이나 국 등 하루 4~6가지 음식만 먹는다. 의료센터는 최소 매일 8가지는 먹어야 한다고 권한다. 저체중 상태이거나 인지 기능이 떨어져 식사가 불규칙해진 경우에는 건강식품이나 영양 보조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이 들어서 고집스러워지는 것도 같은 생각만 반복해서 그렇다는 해석이다. 뇌 속 신경망이 매번 동일한 것만 작동되니, 새로운 자극이 없다. 갈수록 학습 능력과 판단력이 떨어지게 된다. 결국 치매 위험도 커진다. 신체를 위한 영양 섭취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성분의 영양소가 들어와야 어딘가 모를 대사 결핍이 안 생긴다.
이제 식탁에 놓인 모든 것들에 젓가락을 대보자. 영양소가 다르면 색이 달라지니, 먹는 식품의 색깔 수를 늘려보라. 평소 가지 않던 식당에도 발길을 돌려보고. 새로운 학습이 뇌를 총명하게 만들듯, 색다른 음식이 몸을 튼튼하게 하리라. 오늘 먹은 식품의 색깔 수가 당신의 영양 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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