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미래, 70대의 건강 체크 포인트12
김영섭 입력 2022. 05. 27. 19:11 댓글 2개
나이 70도 금방이다. 중년의 가까운 미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늙어가는 방식과 속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특히 생활방식이 늙어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70대의 신체적·정신적 변화는 자연스럽다. 노화는 신체가 작동하는 방식의 결과로 나타난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이를 '순수 노화'라고 한다.
이런 변화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피할 순 없지만, 예측을 바탕으로 대비할 수는 있다. 미국 건강매체 '웹엠디'의 도움으로 '70대의 건강 체크 포인트12'를 소개한다.
1.면역력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면서 면역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감케 됐다. 기저질환이 있는 코로나 사망자의 연령 분포를 보면 면역력이 치사율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잘 드러난다. 사망자 가운데 20~40대는 1.0%, 50대는 3.5%밖에 안 된다. 이에 비해 60대는 12.1%로 대폭 늘고 70대의 경우 28.8%다. 80대 이상은 54.4%나 된다.
70대에 접어들면 신체의 방어력이 한 단계 뚝 떨어진다. 백신을 맞아도 예전만큼 효과가 좋지 않다. 하지만 감염과 바이러스에 취약하므로 독감, 폐렴, 대상포진 등 예방 접종은 매우 중요하다. 다만 70대에는 알레르기 증상이 덜 심각하고 자가면역 질환도 드물다.
2.뼈, 관절, 근육
70세 이상의 남성과 65세 이상의 여성(4명 중 1명꼴)이 골다공증(뼈엉성증)에 걸린다. 또 근육이 약해지고, 근육을 골격으로 잇는 힘줄이 더 뻣뻣해진다. 이 때문에 활력과 유연성이 뚝 떨어진다. 70대에는 허리 디스크가 납작해지면서 키가 1~2인치까지 줄어들 수 있다. 운동, 특히 체중부하 운동을 하면 이런 변화를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쉽진 않으나 역전도 가능하다.
3.수면
잠 못 이루는 밤이 점점 더 늘어난다. 얕은 잠을 자는 경우가 적지 않다. 중간에 자주 잠에서 깨고, 다시 잠들기도 쉽지 않다. 특히 블면증은 70대 여성의 건강에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또한 일찍 잠들고 일찍 일어나는 사람도 많다. 수면 패턴이 젊었을 때와 사뭇 다를 수 있으나, 밤에 7~8시간의 수면을 취하도록 애써야 한다. 여의치 않으면 숙면을 위해 담당 의사와 상의한다.
4.귀
65~74세 인구의 약 3분의 1이 청력 상실을 겪는다. 특히 75세 이상의 경우 약 50%가 그렇다. 고음을 발음하기 어렵고, 다른 사람의 말을 알아듣기도 쉽지 않다. 모음은 알 수 있지만, 자음은 잘 알 수 없다. 배경 소음 탓에 대화가 끊길 수 있다.
5.눈
눈 근육이 약해져 동공이 빛의 변화에 더 느리게 반응한다. 어두운 곳과 밝은 곳을 옮겨다닐 때 눈이 적응하는 데는 점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눈으로 보는 것에 대한 메시지를 뇌로 다시 보내는 세포가 젊었을 때보다 훨씬 더 적어진다. 이 때문에 어떤 사물과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다. 눈의 렌즈가 두꺼워지고 노랗게 변하기 때문에, 어두운 조명에서는 잘 보이지 않고 색상이 흐릿해진다. 백내장 등 각종 퇴행성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6.요로
방광은 예전처럼 오랜 시간 버틸 수 없다. 방광을 받쳐주는 근육의 힘이 약해진다. 소변을 찔끔거리고, 과민성 방광이 될 수 있다. 화장실에 가는 횟수가 크게 늘어난다. 많은 70대 여성이 소변이 새는 요실금을 겪는 70대 여성들이 아주 많다. 전립샘(전립선)에도 문제가 생긴다.
7.성기능
70대도 옛날 사람들보다는 훨씬 더 많이 성생활을 한다. 하지만 발기 부전 또는 질 건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꽤 많다. 몸이 늙었다는 것 자체(이미지)와 그에 따른 스트레스도 성기능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성관계를 일부러 전폐할 필요는 없다. 여의치 않으면 파트너와 즐겁게 이야기를 해도 정신 건강에 좋다.
8.피부
검버섯과 주름에 놀라선 안 된다. 몸에 멍이 쉽게 들고, 땀을 덜 흘린다. 피부가 건조해져 종잇장처럼 얇아질 수도 있다. 가렵고 쉽게 자극받는다. 비누를 순한 제품으로 바꾸고 보습제, 자외선 차단제를 쓰는 게 좋다. 가습기도 고려해봄직하다.
9.심장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운동을 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심장이 뛰는 속도가 느려진다. 심장 벽이 두꺼워지고 판막이 단단해지면 혈액 순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심장의 전기시스템에 결함이 생기기 시작해, 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진다. 가장 흔한 문제는 동맥 플라크(혈관 속 찌꺼기)가 쌓이는 것이다. 그러나 운동, 심장 건강에 좋은 식단, 금연 등 건강한 습관으로 심장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
10.영양
신진대사가 느려진다. 몸무게가 늘지 않게 칼로리 섭취량을 줄여야 할 수 있다. 반면 일부 사람들은 종전만큼 배고프거나 목이 마르지 않을 수 있다. 적게 먹을수록 과일과 채소, 통곡물, 저지방 유제품, 저지방 단백질 등 칼로리는 적고 영양소는 많은 음식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비타민 D와 비타민B12가 부족할 수 있으니 보충제를 적정량 복용하는 것도 고려해봄직하다.
11.소화
위벽이 약해져 궤양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아스피린이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NSAID)를 많이 복용하는 경우 특히 그렇다. 변비가 70대의 가장 흔한 증상 가운데 하나다. 소화 시스템이 예전처럼 음식을 잘 이동시키지 못하는 것도 한 원인이다. 약물 복용과 운동 부족도 변비를 악화할 수 있다.
12.정신
나이가 들면서 뇌의 일부가 줄어든다. 서로 다른 영역 사이의 신호 전달도 느려질 수 있다. 사람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하거나, 특정 단어를 떠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멀티태스킹도, 집중도 어려워진다. 그런다고 알츠하이머병은 아니다. 정상적인 변화다. 알츠하이머 및 기타 유형의 치매는 기억력과 일상 업무 수행에 훨씬 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한편 이미 70대에 접어든 사람들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전혀 없는 것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시간을 확 되돌리기는 불가능하나, 70대에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은 꽤 많다. 식단과 운동이 중요함은 두 말할 나위 없다. 특히 암과 심장병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최근 독일 취리히 대학병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70세 이상 노인이 높은 용량의 비타민D, 오메가-3, 간단한 가정 근력운동 프로그램(SHEP) 등 세 가지 건강요법을 3년 동안 꾸준히 실천하면 침습성 암에 걸릴 위험이 전체적으로 약 61%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부 70대의 뇌는 20~30대의 뇌와 큰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러니 70대에 접어들어도 사회적 활동에 힘쓰고, 새로운 배움에 도전하는 게 바람직하다.
정신적으로 쇠퇴하지 않도록 자기 자신과의 싸움과 도전도 필요하다. 청력, 시력, 소화력 등 문제에 대해서는 담당 의사와 긴밀히 상의하는 게 좋다.
김영섭 기자 (edwdkim@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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