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만 잘 다스려도 '건강수명' 대폭 늘릴 수 있다
김영섭 입력 2022. 08. 15. 17:11 수정 2022. 08. 15. 18:20 댓글 2개
'아프지 않고 사는' 건강수명 66세에 그쳐
우리 몸은 염증을 이용해 상처를 치료하고 감염과 싸운다. 하지만 염증을 너무 오래 이용하면 '만성 염증'으로 악화돼 만병의 근원이 된다. 염증은 백혈구 및 백혈구가 만드는 물질이 박테리아(세균)·바이러스 등 외부 침입자로부터 감염되지 않게 보호하는 과정이자 방어적 반응이다. 건강 전문가들은 염증만 잘 다스려도, 아프지 않고 사는 '건강 수명'을 훨씬 더 늘릴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 국민의 기대 수명은 83.5세로 꽤 길지만, 건강 수명은 66.3세밖에 안 된다. 미국 건강매체 '웹엠디'의 자료를 바탕으로 만성 염증을 짚어봤다.
◇ 염증의 유형
염증에는 급성(단기) 염증과 만성(장기) 염증이 있다. 급성 염증은 몇 시간 또는 며칠 안에 없어진다. 하지만 만성 염증은 첫 번째 유발 요인이 사라진 뒤에도 몇 달 또는 몇 년 동안 지속될 수 있다. 만성 염증과 관련된 질병에는 '염'자가 들어가는 위염, 장염 등 숱한 염증 외에도 암, 심장질환, 당뇨병, 천식, 알츠하이머병 등 아주 많다.
◇ 염증의 주요 증상
만성 염증은 근육을 약화시키고, 만성 피로를 부른다. 설사, 허리 통증, 동맥경화, 안구건조증, 기억력 및 사고력의 저하 등 증상을 나타낼 수 있다. 또한 혈당을 높이고, 몸의 균형을 깨고 과민반응을 일으킨다. 팔과 다리에 발진을 유발하기도 한다. 관절이 부어오르거나 뻣뻣하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의 증상과도 관련이 있다. 독감과 비슷한 증상(열, 오한, 피로 및 에너지 손실, 두통, 식욕 상실, 근육 강직)이나 홍반을 부르기도 한다.
◇ 원인과 영향
염증이 생기면 백혈구의 화학물질이 혈액 또는 조직 속으로 들어가 침입자로부터 신체를 보호한다. 이 때문에 부상이나 감염 부위로의 혈류가 늘어난다. 발적과 따가움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일부 화학물질은 체액이 조직으로 새나가며 이 때문에 부기가 생긴다. 그 과정에서 신경이 자극을 받고, 통증이 생길 수 있다. 백혈구 수가 늘어나고, 관절 내막에 부종이 생기고, 연골이 망가진다.
◇ 염증성 질환의 진단
의사에게 병력을 자세히 설명해야 한다. 신체검사를 받아 통증이 있는 관절의 패턴, 염증 징후가 있는지 여부, 아침에 관절이 뻣뻣한지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 받는다. 또한 C 반응성 단백질(CRP), 적혈구 침강 속도(ESR) 등 생체표지자(바이오메이커)에 대한 엑스레이 및 혈액 검사를 받는다.
◇ 염증이 내부 장기에 미치는 영향
염증은 자가면역 장애의 일부로 장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증상은 영향을 받는 기관에 따라 다르다. 심근염은 숨가쁨 또는 체액 축적을, 공기를 폐로 보내는 작은 관에 생기는 염증은 숨가쁨을, 신장 염증(신염)은 고혈압 또는 신부전을 각각 일으킬 수 있다. 통증에 민감한 신경이 많지 않은 기관의 경우엔 염증성 질환으로 인한 통증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 염증의 치료
염증성 질환의 치료에는 약물, 휴식, 운동, 관절 손상을 바로잡는 수술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질병의 유형, 나이, 복용 중인 약물, 전반적인 건강 상태, 증상의 정도 등에 따라 치료의 패턴이 달라질 수 있다. 염증 치료의 목적은 질병의 진행을 늦추거나 더 나아가 질병을 고치거나 통제하는 데 있다. 치료를 위해서는 통증을 악화시키는 활동을 피하고, 진통제와 항염증제로 통증을 누그러뜨린다. 물리치료로 관절의 움직임과 근력을 유지한다. 필요하다면 버팀대, 부목, 지팡이 등으로 관절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줄인다.
◇ 치료제
많은 약물이 염증, 부기, 통증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 또한 염증성 질환을 예방하거나 그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이런 치료제에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아스피린, 이부프로펜 또는 나프록센 등 NSAID), 코르티코스테로이드(프레드니손 등), 항말라리아제(하이드록시클로로퀸 등), 아자티오프린, 사이클로포스파미드, 레플루노마이드, 메토트렉세이트 및 설파살라진 등 항류마티스제(DMARD)가 포함된다. 또 아바타셉트, 아달리무맙, 세르톨리주맙, 에타너셉트, 인플릭시맙, 골리무맙, 리툭시맙, 토실리주맙 등 생물학적 제제도 쓸 수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암, 염증성 장 질환 등을 치료하거나 이식 후 장기 거부반응을 예방하는 데 쓰이기도 한다. 처방약의 부작용에 의사도 환자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 가정 요법
만성 염증을 누그러뜨리는 데는 금연, 음주량 제한, 건강한 체중 유지, 스트레스 관리, 규칙적인 신체 활동 등이 효과적이다. 오메가-3 지방산, 화이트 버드나무 껍질, 커큐민, 녹차 또는 캡사이신 등 보충제(간강기능식품)를 섭취하는 것도 만성 염증의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마그네슘과 비타민 B6, C, D, E에는 항염 효과가 꽤 있다. 이들 보충제의 복용에 앞서 담당 의사와 반드시 상의해야 한다.
◇ 수술 요법
염증으로 인해 관절이 심하게 손상되면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관절경 검사, 절골술, 활막 제거술, 관절 고정술, 관절 교체술 등을 고려해야 한다.
◇ 염증을 막아주거나 줄여주는 식단
먹고 마시는 것도 염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항염증 식단에는 토마토, 올리브유, 잎이 많은 녹색 채소(시금치), 견과류(아몬드, 호두), 지방이 많은 생선(연어, 참치, 정어리), 과일(베리, 오렌지) 등이 포함될 수 있다.
◇ 염증을 일으키는 위험 식품
가급적 피해야 할 음식으로는 정제 탄수화물(흰빵), 튀긴 음식(감자튀김), 단 음료(소다), 적색육 및 가공육(쇠고기, 핫도그), 마가린, 쇼트닝, 라드(돼지 기름) 등을 꼽을 수 있다.
김영섭 기자 (edwdkim@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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