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코앞.."너무 잦은 샤워도 좋지 않아" 적정 횟수는?
김영섭 입력 2022. 08. 22. 14:31 댓글 25개
주 2~3회 샤워, 샤워 3~5분 후 겨드랑이·사타구니 씻기가 기본
23일은 모기의 입이 비뚤어진다는 '처서'다. 곧 더위에서 벗어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무더운 여름철에는 몸을 자주, 규칙적으로 씻는 게 당연한 것 같다. 하지만 사시사철, 매일 아침·저녁으로 샤워하고 몸의 때를 벗겨내는 게 과연 바람직할까? 물론 몸을 청결하게 유지해야 하고 불쾌한 냄새가 나지 않게 해야 한다. 하지만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거나, 자연적인 피부 보호막까지 벗겨낼 필요는 없다고 피부 전문가들은 말한다. 미국 건강매체 '웹엠디(webMD)'의 자료를 토대로 '샤워를 너무 자주 하면 좋지 않은 이유와 샤워의 적정 횟수'를 짚어본다.
◇샤워를 너무 많이 하면 어떻게 되나?
정상적인 피부에는 유익한 박테리아와 기름(유분) 보호층이 있다. 이는 피부가 마르지 않게 하고 세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준다. 너무 자극적인 비누로 자주 빡빡 문지르면 좋지 않다. 유분 보호층이 벗겨져 피부가 자극을 받아 건조해지고 가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피부가 갈라져 해로운 세균과 알레르겐(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침입해 피부 감염을 일으키거나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신체의 면역 체계에는 각종 세균의 자극이 필요하다. 자주 피부를 빡빡 문지르면 신체가 보호 항체를 만들 기회를 잃는다. 항균 비누는 자연적인 세균 보호 작용을 없애며, 이 때문에 치료하기 힘든 감염성 세균에 대항할 수 없게 된다. 소아과, 피부과 전문의들은 특히 신체 발달 속도가 빠른 청소년들이 매일 목욕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
◇샤워를 충분히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
친구, 가족, 동료 등 주변 사람들이 몸에서 역겨운 냄새가 난다고 알려줄 수 있다. 몸에서 풍기는 악취가 반드시 건강에 해롭다고는 할 수 없으나 집, 학교, 직장 등에서 사람들과 건강한 관계를 구축하는 데 방해가 된다. 물론 샤워를 잘 하지 않아 별도의 건강∙피부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기름이 쌓으면 박테리아가 여드름을 일으킬 수 있다. 먼지와 각질은 모공을 막는다. 기름이 두피(머리 피부)에 쌓이면 비듬이 생기고, 습진 등 피부 질환을 악화시킨다.
◇샤워는 일주일에 몇 번 하는 게 좋을까?
딱 들어맞는 정답은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일 한 차례 샤워를 하는 게 좋다고 말하는 의사들이 적지 않다. 이보다 더 자주 샤워를 하면 피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주일에 2~3번 샤워를 해도 충분하며, 건강을 유지하는 데 오히려 더 나을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따라서 이는 개인의 생활 방식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땡볕에서 일하거나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 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시원한 실내에서 지내는 사람들보다 더 자주 샤워를 하는 게 당연하다. 물론 적극 고려해야 할 다른 요인도 없지 않다. 알레르기가 있거나 피부가 지성인 사람은 샤워를 더 자주 해야 한다. 반면 특정 피부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샤워 횟수를 줄이는 게 더 나을 수 있다. 특히 피부과, 소아과 전문의와 상의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한 샤워(또는 목욕)을 얼마나 오랜 시간에 걸쳐 하느냐에 따라 횟수를 조정할 수 있다.
◇샤워는 얼마나 오래 해야 할까?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다. 매일 간단하고 빨리 샤워를 마치는 것은 오랜 시간 샤워를 하거나 욕조에 한참 동안 몸을 담그고 있는 것과는 다르다. 물 속에서 오래 보낼수록 머리카락과 피부에 더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3~5분 동안 샤워한 뒤 겨드랑이, 사타구니, 얼굴 등 중요한 신체 부위를 씻는 방식이 권장된다. 흙 속에서 데굴데굴 구르지 않았다면, 굳이 피부의 구석구석을 빡빡 문지르지 않아도 된다.
또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일 샴푸를 할 필요가 없다. 대부분의 모발 유형은 주 2~3회 샴푸로도 충분하다. 다만 머리카락에 기름이 많은 사람은 이보다는 더 자주 샴푸를 해도 된다. 샤워 또는 목욕을 하는 물의 온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뜨거운 물은 밖이 추울 때 기분을 좋게 할 수 있다. 하지만 피부를 건조하게 하고 가려움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뜨거운 물보다는 따뜻한 물이 더 낫다.
향수와 향기도 피부에서 수분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하니 유의해야 한다. 자극성이 낮은 순한 비누와 세면용품(클렌저)을 사용하는 게 좋다. 수건으로 문지르는 대신 털거나 두드려 물을 말리고, 향기가 없는 피부 보습제를 샤워 또는 목욕 후 3분 이내에 쓰는 게 바람직하다.
김영섭 기자 (edwdkim@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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