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시작과 끝, 호흡 … 폐 건강에 제일 좋은 운동은 등산"
일상생활에선 폐 17%만 쓰지만
숨 헐떡이며 산 오르면 전체 사용
◆ 매경 포커스 ◆
꽃이 피고 새싹이 돋는 봄은 숨 쉬는 호흡기계가 괴로운 계절이다. 미세먼지, 황사가 기승을 부려 폐(허파)가 가장 혹사당하기 때문이다. 우리 인간은 살아 있는 동안 숨을 계속 쉬기 때문에 호흡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만 호흡과 폐 건강은 만병의 근원이다.
폐는 심장과 더불어 생명의 시작과 끝을 함께한다. 숨이 멎으면 심장, 콩팥, 간 등 장기들도 멈춰 몇 분 안에 죽게 된다. 호흡이 정지되면 혈중에 산소가 유입되지 않아 저산소혈증이 발생하고 이어 무산소혈증에 빠진다. 이렇게 되면 뇌 기능이 저하되고 심근 기능이 몇 분 만에 마비 또는 정지된다. 심장이 정지되면 3~5분 만에 생명을 잃는다. 생명을 다하게 되는 순간 폐렴과 함께 다발성 장기부전이 흔히 찾아오는 것은 산소를 흡입하고 공급해주는 폐와 심장이 기능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건강한 사람도 폐질환을 앓게 되는데, 이는 아주 작은 미세입자들 때문이다. 입자가 큰 것은 콧속 섬모라는 작은 솔 같은 구조가 쓸어내고 기침, 재채기, 콧물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한다.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처럼 아주 작은 미세입자는 공기와 함께 폐 안으로 들어와 폐 조직을 파괴시키는 염증(폐렴)을 일으키고 여러 가지 폐질환을 유발한다.
폐는 가슴안(흉강)을 차지하는 커다란 장기다. 오른쪽 폐는 세 개의 엽(葉), 왼쪽 폐는 두 개의 엽을 가지고 있다. 좌우 폐는 가슴막(흉막)이라는 장막근으로 둘러싸여 있다. 크기는 오른쪽 폐가 약 600㎖이고, 왼쪽 폐는 그보다 약간 작다. 어린아이의 폐는 건강하고 오염되지 않아 선명한 붉은색을 띠지만 나이가 많아질수록 노폐물과 먼지, 담배 연기 등이 폐 속 기관지 점막에 달라붙으면서 흑갈색으로 변해간다.
폐는 나뭇가지처럼 넷, 여덟, 수백, 수천 개의 작은 기도로 나뉘며 이들 기도를 기관지라고 부른다. 기도 끝 부위에는 폐포라는 작은 공기주머니가 있다. 건강한 폐는 3억~5억개 폐포로 이뤄져 있다. 각각의 폐포에는 폐포가 열려 있도록 숨 쉬게 도와주는 얇은 액체막이 존재해 산소를 흡수하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수 있도록 작용한다.
폐도 다른 장기와 마찬가지로 관리를 잘해야 건강하다. 서효석 편강한의원 원장은 건강한 폐를 유지하는 비결로 △숨은 길고 깊게 쉬어라 △입이 아닌 코로 숨을 쉬어라 △자주 웃어 많은 공기를 마셔라 △실내 공기를 맑게 유지하라 △담배를 끊어라 △운동과 목욕으로 폐를 깨끗이 하라 △삼림욕과 풍욕을 즐겨라 등을 추천한다.
깊은 숨은 들이쉬는 데 5초, 내뱉는 데 7초쯤 유지해야 한다. 5초 동안 숨을 들이쉬면 횡격막이 폐를 아래로 당기고 배꼽은 등뼈에서 더 멀어지며 가슴은 넓어진다. 또 7초 동안 숨을 내쉬면 배꼽이 등뼈 쪽으로 가까워지고 복근운동도 된다. 서 원장이 추천하는 폐 건강에 좋은 운동은 등산이다. 일상생활에서는 폐를 17%만 사용하지만 숨을 헐떡거리며 산에 오르면 폐 전체를 사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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