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생 꿈꾼다...주목 받는 노화 방지법 6
간헐적 단식부터 의약품, 빛 치료까지...
인간은 오랜 시간 영생에 대해 탐구해왔다. 중국 진시황이 불로초를 찾으려 한 기원전부터 수천 년이 흐른 지금까지 젊음을 되찾고자하는 인류의 욕망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세포는 수명을 다하면 사멸하는 것이 자연의 순리다. 이러한 순리를 거스를 수 있을까? 과거와 다른 점이 있다면 지금은 세포와 DNA 단위로 과학적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약초를 찾는다거나 젊은 사람의 피를 마시는 등 터무니없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항노화는 허무맹랑한 생각만은 아니다.
실리콘밸리 IT기업들이 그동안 쌓아온 과학 기술과 부를 영생의 비밀을 찾는데 투자하는 이유다. 당장 사람을 불멸의 존재로 만든다기보다 수명을 100년, 200년으로 늘리는 시도를 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회충의 수명을 연장한 연구결과 등이 있다. 'DAF-2'라는 유전자 기능을 억제해 회충의 수명이 10배 연장됐다. 인간 역시 언젠가는 80년이 아니라 800년 생존하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
염색체 끝부분에 위치한 '텔로미어' 길이 회복, 나노로봇을 이용한 체내 환경 개선, 기계와 결합하는 사이보그, 인간 복제 기술, 냉동 인간, 두뇌의 디지털화 등이 모두 현재의 육체 한계를 벗어나려는 시도들이다. 당장은 개념의 틀 내에 머물고 있지만 언젠가는 이 중 일부가 실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영생을 위한 연구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현재 노화 지연을 위해 실질적으로 시행되거나 곧 적용될 것으로 보이는 방법으론 무엇이 있을까?
우선 저온 노출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제시되고 있다. 한겨울 호수나 바다에 뛰어든다거나, 영하 온도의 액체 질소로 피부를 급속히 냉동시키는 방법이 노화 방지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찬물에 들어가면 활력이 살아날 뿐 아니라 에피네프린, 도파민 등 신경전달물질 생성이 급증하면서 만성질환의 원인이 되는 전신 염증을 줄일 수 있다는 것. 인간이 사망하는 가장 주된 원인이 만성질환이라는 점에서 항노화 요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피부 항노화 방법으로는 LED 조명 등을 이용해 적색광을 신체에 노출시키는 방법이 있다. 5~20분 붉은 빛에 노출되면 아데노신 3인산 생성이 증가하는데, 이 화합물은 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피부 노화, 상처 관리, 여드름 피부 등을 관리하는데 이롭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호르몬 치료에 대한 관심도 높다. 신체의 호르몬 균형을 이루면 체중, 기분, 피로, 성욕 등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된다. 테스토스테론,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등의 수치 균형을 맞추는 요법이 노화로 줄어든 호르몬을 채워 항노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항노화 기능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표적인 약물들도 있다. 일부 암을 치료하는데 사용하는 면역억제제인 라파마이신이 그 중 하나다. 이 약은 세포 성장과 증식을 늦추는 역할을 하는데, 나이와 연관이 있는 암, 알츠하이머 등이 발생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염증을 줄이는 역할도 한다는 보고가 있다. 연구자들이 동물실험을 통해 라파마이신이 단백질 mTOR를 억제해 노화를 지연시킨다는 점을 확인하는 등 수명을 늘리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들을 내고 있다.
당뇨병 치료제인 메트포르민도 노화를 막는 의약품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인지능력 저하, 시력 상실, 암 등과 같은 증상이나 질병 발생을 늦출 수 있다는 것. 이 약은 혈당을 조절해 식욕을 줄이고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를 통해 좀 더 건강한 장기를 유지하며 노화를 방지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일반인이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 중에는 간헐적 단식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루 한두 끼만 식사를 하고 오랜 시간 금식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일부에서는 섭식장애에 가깝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제한된 식사는 당뇨병, 비만 등이 있는 사람에게는 건강상 이점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미국 소크 생물학 연구소에 의하면 간헐적 단식은 염증을 유발하는 유전자 활동을 감소시키고 건강수명을 늘리는 효과가 있다. 단, 영양 및 에너지 부족으로 근육, 뼈 등이 소실되는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춰 진행해야 한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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