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건강과생활

고혈압에 이어 전 세계 사망원인 3위 '이것'...발암 돌연변이 유발하는 주범?

성진규입력 2023. 4. 13. 18:01

 

 

반가웠던 봄비 소식이 지나가자, 하늘이 뿌연 미세먼지와 누런 황사로 뒤덮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늘 중서부 지방의 미세먼지 농도는 세제곱미터(㎥)당 200μg 안팎으로 평소보다 10배 높았다. 초미세먼지 농도 역시 대부분 지역에서 나쁨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기상청은 올봄 들어 처음으로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에 ‘황사 위기 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했다. '주의' 단계는 황사로 인해 대규모 재난 발생 가능성이 있을 때 내려진다.

비가 지나가자 대기오염 물질이 하늘을 뒤덮었다ㅣ출처: 게티 이미지뱅크

대기오염 물질, 유전자 돌연변이 유발해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손꼽히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인간의 건강에 직접적으로 해를 입힌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적으로 약 700만 명이 대기오염으로 인해 사망한다. 미국 워싱턴대 보건 계량 평가연구소(IHME)에서도 대기오염을 고혈압, 흡연에 이어 세계 사망원인 3위로 지목했다.

이는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가 체내로 들어와 혈류를 타고 온몸을 돌아다니며 염증 반응을 일으켜, 뇌졸중과 치매, 과민대장증후군 등 다양한 질환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폐암 발병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WHO에서는 대기오염으로 인한 폐암으로 사망하는 사람의 수가 한해 25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대기오염이 폐암을 일으키는 원리에 대해서는 자세히 밝혀진 바가 없었다. 그러던 중 영국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Francis Crick Institute) 찰스 스완턴(Charles Swanton)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이 지난 5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를 통해 그 원리를 과학적으로 규명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찰스 스완턴 박사와 연구진은 지난해 9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 연례 학술회의에서 대기오염과 폐암 발병 사이의 연관성을 구체적으로 밝힌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연구 내용을 살펴보면, 초미세먼지와 같은 대기오염 물질에 꾸준히 노출되면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와 ‘케이-라스(KRAS)’라는 단백질의 유전자에 암 유발 돌연변이가 발생할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EGFR 유전자 돌연변이는 비흡연자에서 주로 발견되며 동양인의 주요 폐암 유발 원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KRAS 유전자 돌연변이는 서양인의 주요 폐암 유발 원인이다. 그러나, 당시 연구진은 EGFR 유전자 돌연변이가 건강한 폐 세포에서도 희귀하게(60만 개 중 1개) 발견된다는 사실 때문에, 폐암과 대기오염 사이의 인과관계를 설명하는 결정적인 증거로 채택하지 않았다.

대기오염에 오래 노출될수록, 돌연변이 발현율 높아


이번 연구에서는 대기오염 물질과 두 유전자 돌연변이의 상호작용을 밝혀내는 데 주력했다. 연구는 한국, 대만, 영국, 캐나다 4개국의 대기오염 정도와 각국의 폐암 환자 3만 2,957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등록된 40만 7,509명의 건강 데이터와 캐나다에서 폐암 환자 22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호트 연구 결과를 함께 활용했다.

그 결과, 대기오염 물질에 노출되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EGFR 유전자 돌연변이 발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캐나다 코호트 연구 분석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대기오염 물질 노출도를 높음, 중간, 낮음 3단계로 분류한 후 연구에 참여한 폐암 환자의 EGFR 유전자 돌연변이 발현율을 평가했다. 그 결과, 대기오염 물질 노출도가 높음으로 기록된 환자 중 73%가 EGFR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한 폐암에 걸린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대기오염 물질 노출도가 낮음이었던 환자 중 EGFR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한 폐암 환자는 40%에 불과했다. 이외에도, 연구 대상 국가에 사는 사람 중 대기오염 물질 농도가 높은 지역에 사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EGFR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한 폐암 위험이 유의미하게 컸다.

연구진은 "EGFR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한 폐암 대부분이 암세포의 크기가 큰 비소세포폐암이다"라고 말하며, "대기오염이 심한 지역에 사는 비흡연자가 대기오염이 심하지 않은 지역에 사는 흡연자보다 폐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지는 현상도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이후 진행된 동물실험에서는 대기오염 물질이 유전자 돌연변이를 유발하는 원리가 밝혀졌다. 연구진이 폐암에 걸린 쥐를 대기오염 물질에 노출하자, 일부 면역 세포가 폐에서 염증을 촉발하는 단백질인 '인터루킨1-베타(IL-1β)'를 방출해 유전자 돌연변이의 염증 반응을 악화시켰다. 이후 염증 물질을 차단하는 항체를 주입하자, 염증 반응이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대기오염 물질이 폐에 이미 존재하는 돌연변이를 활성화 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마스크 쓰기와 개인 위생 철저히 해야


미국 보건 영향 연구소(Health Effects Institute)가 2017년 국제 학술지 란셋(Lancet)에 기고한 보고서를 살펴보면, 대기오염으로 인한 국내 조기 사망률은 30.5%로 세계에서 4번째로 높았다. 대기오염이 점점 심해지고 있는 사실을 고려하면, 앞으로 조기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따라서, 외부 활동 시 마스크 쓰기, 외출 후 손 씻기 등 개인위생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대기오염 물질에 노출되면 호흡기나 기관지 점막이 건조해지고 점성이 약화되어, 미세먼지 등이 폐에 도달한 위험이 커진다. 따라서 물을 충분히 마셔 체내 수분량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물을 마시면 소변이 체내 미세먼지를 바깥으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하기에, 혈중 중금속 농도 감소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성진규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건강을 위한 첫걸음 - 하이닥 ⓒ ㈜엠서클

 

 

 

출처: https://v.daum.net/v/20230413180115602

조회 수 :
106
등록일 :
2023.04.29
07:04:48
엮인글 :
게시글 주소 :
http://www.hfire.or.kr/3099866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날짜
2758 연사 예방...건강한 심장 만드는 생활 습관 8 불씨 124 2023-05-10
돌연사 예방...건강한 심장 만드는 생활 습관 8 권순일입력 2023. 5. 7. 11:06수정 2023. 5. 7. 11:08       운동, 좋은 지방 섭취, 체중 관리 등     허리둘레를 줄여야 심장 건강 개선에 도움이 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돌연사 위험이 높은 심장병...  
2757 중년 이후 그냥 넘기면 안 되는 몸의 신호 6힘 빠지고, 불씨 147 2023-05-09
중년 이후 그냥 넘기면 안 되는 몸의 신호 6 권순일입력 2023. 4. 8. 09:05       힘 빠지고, 어지러운 느낌 등   어지럼증은 더 심각한 질병의 신호일 수 있으니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게 좋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젊었을 때는 가볍게 여기던 증상이 5...  
2756 ‘한잔’ 하지 않아도...기분 북돋우는 방법 8 불씨 114 2023-05-08
‘한잔’ 하지 않아도...기분 북돋우는 방법 8 권순일입력 2023. 5. 6. 13:06       홀로 즐기기, 목욕, 잠자기 등     음악이나 영화 감상은 기분을 북돋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꼽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긴장을 완화하고 처진 기분을 살리기 위해 ...  
2755 흉터 안 남기려면? 상처 '이렇게' 관리하세요 불씨 207 2023-05-07
흉터 안 남기려면? 상처 '이렇게' 관리하세요 정희은입력 2023. 5. 4. 19:01       흉터가 어떻게 남을지는 상처가 아무는 동안 어떻게 관리했느냐에 일부 영향을 받는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흉터는 상처가 치유되는 과정의 일부다. 사고나 부상으로 피부...  
2754 탄탄한 몸매는 기본...운동하면 좋아지는 것 10 불씨 115 2023-05-06
탄탄한 몸매는 기본...운동하면 좋아지는 것 10 권순일입력 2023. 5. 5. 12:36         암 예방, 혈압 감소, 체력 향상 등 효과   운동은 암을 막고, 혈압을 조절하는 등 여러 가지 건강 효과가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운동은 다가오는 여름에 날씬한 몸...  
2753 '뇌 나이' 궁금한 사람 '이것' 해보세요 불씨 110 2023-05-05
'뇌 나이' 궁금한 사람 '이것' 해보세요 이금숙 기자입력 2023. 5. 4. 19:00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사람의 뇌는 20대까지 성장하고 40대가 되면 서서히 노화한다. 뇌의 노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뇌의 부피다. 보통 성인 뇌의 부피는 최대 1350c...  
2752 나이 들어 병원 신세 질까 걱정? 지금부터라도 ‘이것’ 실천 불씨 109 2023-05-04
나이 들어 병원 신세 질까 걱정? 지금부터라도 ‘이것’ 실천 이해림 기자입력 2023. 3. 23. 22:00       건강하게 나이 들고 싶다면 빨리 걷기·계단 오르내리기 등 운동을 틈틈이 하고,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며, 치아 관리와 수면 시간 확보에 힘써야 한다./...  
2751 어버이날을 맞아 자녀들이 꼭 알아둬야 할 부모님 건강 체크리스트 3 불씨 107 2023-05-03
어버이날을 맞아 자녀들이 꼭 알아둬야 할 부모님 건강 체크리스트 3 조수완입력 2023. 5. 2. 21:01     나이가 들수록 좋은 생활습관과 식습관을 갖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알면서도 고치기 어려운 것이 바로 습관이다. 이러한 사소한 습관은 점점 ...  
2750 우유 대신 요거트, 견과류는 10알만… ‘노인’ 건강 식사법 불씨 203 2023-05-02
우유 대신 요거트, 견과류는 10알만… ‘노인’ 건강 식사법 김서희 기자입력 2023. 4. 25. 11:30       견과류는 몸에 좋지만, 노인은 지방 섭취를 줄여야 하므로 하루 열 알 정도만 먹는 게 바람직하다./클립아트코리아 노인에게 식사는 중요하다. 영양소를 골...  
2749 일하면서 조용히...회사에서 남몰래 하는 운동 4 불씨 145 2023-05-01
일하면서 조용히...회사에서 남몰래 하는 운동 4 권순일입력 2023. 4. 24. 09:06       다리 뻗기, 계단 이용 등   회사 내에서도 계단을 이용하는 것은 좋은 운동이 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대부분 직장인들은 하루 8, 9시간 이상 컴퓨터 앞에 앉아 시간...  
2748 출출하니 토마토? 자기 전에 먹으면 '이런' 문제가 불씨 613 2023-04-30
출출하니 토마토? 자기 전에 먹으면 '이런' 문제가 최지우 기자입력 2023. 4. 28. 00:01수정 2023. 4. 28. 13:06       토마토는 산성 성분이 함유돼 속 쓰림, 소화불량을 유발할 수 있어 숙면에 좋지 않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양질의 수면을 위해서는 잠들...  
» 고혈압에 이어 전 세계 사망원인 3위 '이것'...발암 돌연변이 유발하는 주범? 불씨 106 2023-04-29
고혈압에 이어 전 세계 사망원인 3위 '이것'...발암 돌연변이 유발하는 주범? 성진규입력 2023. 4. 13. 18:01     반가웠던 봄비 소식이 지나가자, 하늘이 뿌연 미세먼지와 누런 황사로 뒤덮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늘 중서부 지방의 미세먼지 농도는 세제곱...  
2746 날것으로 먹으면 안 되는 식품 vs 먹으면 더 좋은 식품 불씨 227 2023-04-28
날것으로 먹으면 안 되는 식품 vs 먹으면 더 좋은 식품 권순일입력 2023. 4. 15. 10:06       양파, 견과류 등은 생으로 먹어야   양파는 날것으로 먹어야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식품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사과나 배를 먹다 보면 무심코 속 일부까...  
2745 혈관은 ‘생명이 흐르는 통로’… 혈액순환 잘 돼야 면역력 높아진다 불씨 125 2023-04-27
혈관은 ‘생명이 흐르는 통로’… 혈액순환 잘 돼야 면역력 높아진다 윤희선 기자입력 2023. 4. 26. 03:07     노폐물 쌓이기 쉬운 혈관 포화-트랜스 지방 섭취 줄이고 오메가3 섭취 등 적극 관리해야   오메가3는 인체에 꼭 필요한 지방산 중 하나로, 체내에서 ...  
2744 인간 최대 수명은 150살? 불씨 141 2023-04-26
인간 최대 수명은 150살? 문세영입력 2023. 4. 24. 17:40수정 2023. 4. 24. 17:44       회복력 감소로 신체 오작동 증가...120~150세 회복력 완전 소실   인간이 회복력을 소실하는데 걸리는 기간은 120~150년으로, 최대 수명은 150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  
2743 먹었다하면 더부룩…‘소화불량’ 없애는 생활 습관 셋 불씨 118 2023-04-25
먹었다하면 더부룩…‘소화불량’ 없애는 생활 습관 셋 박선우 디지털팀 기자입력 2023. 4. 16. 07:17       음식 오래 씹기…소화 관련 기관에 효소 분비 신호 전달 스트레스, 위액 분비 줄여 소화력 낮춰   (시사저널=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픽사베이 주위에 흔...  
2742 '이 성분' 많은 음식, 건강에 무려 45가지 해악 끼쳐 불씨 106 2023-04-24
'이 성분' 많은 음식, 건강에 무려 45가지 해악 끼쳐 이슬비 기자입력 2023. 4. 17. 05:00       당류 함량이 높은 식품은 건강에 무려 45가지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당류 함량이 높은 식품은 건강에 무려 45가...  
2741 하루에도 수 시간 몸에 닿는 ‘이것’… 알고 보니 유해균 덩어리? 불씨 107 2023-04-23
하루에도 수 시간 몸에 닿는 ‘이것’… 알고 보니 유해균 덩어리? 이해림 기자입력 2023. 4. 22. 08:00       이어폰, 스마트폰, 베개 등 생활용품은 세균이 잘 번식하므로 수시로 소독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베개, 이어폰, 칫솔, 스마트폰, 키보드, 마...  
2740 장수마을 日나가노현의 비결… 뒤꿈치 들었다 내리는 ‘이 운동’ 불씨 418 2023-04-22
장수마을 日나가노현의 비결… 뒤꿈치 들었다 내리는 ‘이 운동’ 김철중 의학전문기자입력 2023. 4. 20. 03:02수정 2023. 4. 20. 11:41       ‘발뒤꿈치 떨어뜨림 체조’ 뼈 튼튼해지고 혈당도 뚝 나가노현이 건강 수명 일등이 된 데는 3가지가 꼽힌다. 첫째는 식...  
2739 중년 이후 낮아진 체력 끌어 올리는 방법 불씨 221 2023-04-21
중년 이후 낮아진 체력 끌어 올리는 방법 최승식입력 2023. 4. 17. 05:29수정 2023. 4. 17. 08:35       [사진=클립아트코리아]전국에 구름이 많은 가운데 경기 북부와 강원 영서 북부에는 밤에 5mm 미만의 비가 내리겠다. 내륙을 중심으로 아침 기온이 5도 내...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