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쇠하고 있다는 신호... '노인증후군'을 아시나요?
주위가 도는 느낌, 가벼운 실신, 낙상, 가벼운 두통 등은 보행을 어렵게 만들고 낙상의 위험을 높인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오래 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건강하게 사는 것이다. 이것을 건강수명이라고 한다. 노화가 진행되면 인지기능, 운동능력, 정신건강 등 전반적으로 활력이 감소하고 여러 질병이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이를 조기에 발견해 적극 치료하고 관리하는 것이 노년기에 매우 중요하다.
시력 및 청력의 저하, 방광의 문제, 현기증, 낙상, 섬망(의식이 흐리고 착각과 망상, 헛소리 등을 하는 증세), 그리고 치매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주고 나타나는 경우를 '노인증후군'이라고 한다.
노쇠함이나 노인증후군의 조기 발견과 적극적(적절한) 대처는 급만성 질병이나 기능소실 등 합병증 발생을 예방해 보다 건강하고 독립적인 생활을 가능케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음은 대한노인병학회 '노인증후군 연구회'가 제시한 급격한 노쇠를 유발하는 주요 요인들이다.
1. 연하장애=노화와 관련된 신체적 변화, 약물 후유증, 치매 그리고 다른 질병들이 연하장애(음식이 자동으로 안 넘어가는 상태)를 일으킬 수 있다. 연하기능의 장애가 영양실조나 호흡곤란을 유발하고, 특히 삼킨 음식물이 폐에 흡입되서 폐렴을 유발하기도 한다. 음식물을 삼키기에 어려움이 있으면 진료를 받아야 한다.
2. 영양결핍=노인은 젊은 사람에 비해 칼로리의 요구가 적다. 하지만 칼슘, 비타민 D, 비타민 B12의 요구량은 많다. 운동을 하지 않는 노인이 치매, 기능장애, 만성질환, 치통, 구내통, 우울증이 있거나, 과도한 음주나 약물을 복용하고, 혼자 거주하며 경제적 어려움이 있을 때 영양결핍의 위험이 높다.
영양결핍은 과소체중을 유발하거나 반대로 노인에게서 과도한 칼로리를 섭취하게 하여 과체중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쇠약이나 낙상, 골질환 등으로 이어진다. 부모님의 체중을 측정하고, 체중의 변화를 살펴야 한다. 피곤, 쇠약감, 통증 등은 필요한 영양분이 부족한 신호일 수 있다.
3. 수면장애=수면 문제는 삶의 질을 결정하고 이는 낙상이나 손상, 건강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스트레스, 걱정, 우울증, 섬망, 치매, 약물, 알코올, 통증을 유발하는 관절염, 신경 문제, 호흡곤란, 속쓰림, 야간 빈뇨 등이 수면 문제를 유발한다. 코골이가 심하거나 수면 무호흡증이 있을 때 혹은, 수면 시 팔다리를 자주 움직인다면 전문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4. 방광조절장애=많은 문제들이 방광 조절 장애, 혹은 '요실금'을 야기할 수 있다. 여기에는 과민성 방광, 방광의 수축근 약화, 요로감염, 변비, 섬망, 심장질환, 당뇨병, 치매, 약물 부작용, 화장실 가기 어려움 등이 포함된다. 대부분의 경우 요실금은 치료될 수 있고, 치료의 효과가 좋다.
5. 섬망=응급실을 내원하거나, 병원에 입원한 많은 수의 노인환자들이 섬망을 겪게 된다. 섬망은 며칠에서 몇 주, 혹은 몇 달간 지속되는 의식의 혼돈을 말한다. 약물 부작용, 탈수, 갑상선질환, 조절이 힘든 통증, 감염, 시야장애, 청각장애, 호흡곤란 등이 섬망을 일으킬 수 있다. 섬망을 인지하지 못하고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만약 부모님이 집중력을 잃거나, 기억력이 떨어지고 말을 잘 못하거나 의식이 분명하지 않으면 의사에게 자문을 구해야 한다.
6. 치매=알츠하이머병(노인성 치매)과 뇌졸중에 의한 혈관성 치매가 가장 흔한 두 가지의 치매이다. 파킨슨병도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 건강한 노인에서도 몇 가지 이상을 기억해내기가 어려울 수 있고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이 치매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치매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나빠지며, 기능의 장애를 유발한다. 부모님이 기억력이 감소하거나 사고능력에 문제가 생기면 바로 병원에 모시고 간다.
7. 시각장애=근시, 노안(노화에 따라 가까운 것이 잘 안보이는 변화), 녹내장, 백내장, 당뇨병성 안병증(망막증), 시력감퇴(안구의 중앙부위가 손상되어 중심시력의 손상) 등이 포함된다. 다른 장애에 비해 시력의 문제는 낙상을 더 유발할 수 있다. 1년에서 2년에 한번은 안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시력의 문제는 고칠 수 있으며, 치료를 빨리 시작할수록 결과도 좋다.
8. 청각장애=청각의 소실은 노년에 가장 흔한 감각기능의 문제이다.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불편함을 넘어 사람들과의 대화가 힘들고 줄면서 사회적 고립, 우울증 등으로 이어지기 쉽고 나아가 인지장애나 치매 발병 위험까지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각검사를 1년에 한 번 시행한다. 치료를 하면 청각뿐만 아니라 삶의 질 또한 좋아진다.
9. 어지럼증=주위가 도는 느낌, 가벼운 실신, 낙상, 가벼운 두통 등은 보행을 어렵게 만들고 낙상의 위험을 높인다. 저혈압, 시력 저하, 내이(內耳)의 문제, 우울감, 약제의 부작용 등이 어지러움을 일으킨다. 대개 한 가지 이상의 요인이 원인이 된다. 어지러움을 느낀다고 호소하면 가능한 빨리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어지럼증과 같이 기절도 나이가 듦에 따라 증가하고, 낙상을 유발하게 된다. 저혈압, 저혈당, 불규칙한 맥박 등이 주요 원인이다.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10. 보행장애=보행장애는 노화에 따른 관절염, 뼈와 근육의 문제 그리고 파킨슨병, 혈액순환장애, 어지럼증, 뇌졸중 후의 변화, 시력장애, 근력의 감소, 낙상의 두려움 등이 결합하여 일어난다. 운동부터 수술에 이르기까지 많은 치료가 있다.
11. 낙상=노인에게서 낙상에 의한 손상은 노쇠뿐 아니라 사망의 큰 원인이다. 미끄러운 바닥 등 집안에서의 위험들, 약물 부작용, 보행이나 시력 장애, 어지럼증, 관절염, 노쇠, 영양결핍 등이 낙상의 위험을 높인다. 다른 노인증후군들처럼 낙상은 한 가지 이상의 원인이 있다. 환자가 낙상하면 응급실로 이송하고, 낙상의 원인을 조사해 향후의 낙상을 예방해야 한다.
12. 골다공증=골다공증은 노인에서 흔하며, 특히 여성과 80세 이상의 남성에서 문제가 된다. 이는 생명을 위협하는 골절을 초래할 수 있다. 칼슘과 비타민 D가 충분하지 않은 음식의 섭취, 운동 부족, 흡연, 과량의 음주, 약물, 골 질환, 갑상선 질환이 골다공증의 위험을 높인다.
골 질환 중에서 골연화증은 흔히 골절, 통증, 근육 약화를 유발한다. 비타민 D 부족, 특정 약물, 신장과 간질환은 골연화증을 일으킬 수 있다. 65세 이상의 여성과 골다공증의 위험이 높은 중년기 이후 여성은 골밀도검사를 받아야 한다. 칼슘과 비타민 D 섭취를 늘리고 근력 운동을 강화하며 체중부하운동(걷기 등)을 하여 골밀도를 높여야 한다.
이요세 기자 (yos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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