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줘요" 따뜻한 포옹, 몸과 마음 건강하게 한다
포옹과 마사지 등 신체 접촉은 아기와 어른을 가리지 않고 통증이나 우울증, 불안 해소에 도움이 된다. 게티이미지뱅크
"나는 따뜻한 포옹을 좋아해!"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에 등장하는 눈사람 올라프의 대사다. 포옹과 악수, 마사지 등 신체 접촉이 실제로 몸과 마음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줄리언 팩하이저 네덜란드 신경과학연구소 소셜브레인랩(Social Brain Lab) 연구원이 이끈 연구팀은 합의된 신체 접촉이 아기와 어른을 가리지 않고 통증이나 우울증, 불안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대규모 메타분석으로 확인하고 연구 결과를 8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네이처 인간 행동’에 발표했다
촉각은 주변 환경을 느끼고 의사소통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전부터 적절한 신체 접촉이 건강에 유익하다는 수많은 연구가 있었지만 대부분 특정 유형의 접촉이나 건강 효과 또는 제한된 그룹의 사람들에만 초점을 맞췄다.
연구팀은 신체 접촉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1만2966명을 조사한 논문 212편을 분석하는 대규모 메타 연구를 진행했다. 성인을 대상으로 한 85개 연구와 신생아를 대상으로 한 52개 연구가 포함됐다.
연구팀은 사람 또는 로봇처럼 만지는 대상, 인구통계, 접촉 방식과 접촉 부위, 기간과 횟수 등에 따라 사람의 건강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분석했다.
분석 결과 신체 접촉은 성인과 어린이의 통증, 우울증 및 불안을 줄이고 신생아의 체중을 증가시키는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 이전 연구 결과와 일치했다. 성인과 어린이는 접촉 대상이 아는 사람인지 여부와 관계없었지만 신생아는 의료진보다 부모와의 접촉에서 건강 효과가 더 좋게 나타났다.
신체 또는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건강한 사람보다 신체 접촉으로 인한 건강 개선 효과 폭이 컸다. 연구팀은 "포옹의 스트레스 완충 효과는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강하게 나타났지만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담요나 로봇 등 사물과의 접촉도 건강 개선 효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처럼 접촉이 부족한 상황에서 '소셜 로봇'의 잠재력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며 "정신 건강 측면에서는 사물보다 사람과의 스킨십이 더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접촉 유형과 지속 시간은 중요하지 않았지만 성인의 경우 접촉 빈도가 높을수록 이점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몸통보다 얼굴 등 머리를 만졌을 때 더 효과가 좋았고 무작위로 쓰다듬기보다는 한 방향으로 쓰다듬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일부 결과는 '거짓 양성'일 가능성이 있다"며 "서구 국가에서 사용하는 언어로 된 논문이 연구에 주로 포함돼 다른 문화권에 통용될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아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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