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의 밤, 나를 잠들게 하는 ‘정신승리 5계명’
김미영의 갱년기? 갱생기!
9. 불면증에 대한 모든 것
‘김미영의 갱년기? 갱생기!’는
완경(폐경)을 앞두고 있거나, 경험한 40~60살 여성(feat. 남성 포함)을 위한 한겨레만의 콘텐츠입니다. 갱년기 극복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49살 김미영 기자의 생생한 체험담과 함께 여러분의 갱년기를 ‘갱생기’로 바꿔줄 각종 방법과 정보를 전달합니다. 격주 수요일 오전 11시 찾아뵙겠습니다.
ep1. 불면의 밤이 찾아왔어요
그제부터 갑작스레 낮아진 기온에 환절기를 지나 ‘겨울이 오고 있구나’를 실감하고 있어요. (feat. 아~이렇게 또 한 해가 가는구나!)
그래서일까요? 불면의 밤을 보내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햇빛의 주기가 달라져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 멜라토닌 분비의 변화가 생겨 불면증이 잘 나타난다던데, 제 경우는 여기에 개인적인 스트레스와 불안감까지 더해지면서 잠을 설치는 것 같아요.
내년이면 50살 지천명. ‘하늘의 명을 깨닫는 나이’를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그것에 더해 나이의 앞자리가 ‘4’에서 ‘5’로 바뀌는 중압감이라고 해둘게요~. ‘잘 살아왔나’ 회의감과 ‘앞으로 잘 잘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까지 겹치면서 잠 못 드는 나날의 연속이네요.
어둑해지면 우울해지고 삶, 행복, 건강, 노후 등에 대한 고민이 스멀스멀 밀려오고 심지어 나도 모르게 눈물까지 흐르는. 결국 그것이 불면의 밤을 더욱 깊고 어둡게 만들고 있어요. (feat. 성공한 인생을 살고 싶었는데, 딱히 그런 것 같지 않고. 행복하고 싶지만, 현실은 팍팍하고.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한 몫 했겠지요.)
의학계에서도 불면증은 특별한 원인 없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대개는 스트레스, 우울증(feat. 무기력), 불안증 등 심리적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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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 불면증, 네 정체는?
불면증은 밤에 잠들지 못하는 현상이 지속되는 것을 말해요. 단순히 밤에 자지 못하는 증상(feat. 잠들 때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30분 이상인 경우) 외에도 잠이 든 다음에도 계속 깨거나, 일찍 눈이 떠진 뒤로 다시 잠이 들기 어려운 증상도 포함하지요. 이외에도 소음과 조명에 극도로 민감한 경우, 꿈을 자주 꾸며 기상 후에도 내용이 선명하게 기억나는 경우에도 불면증을 의심할 수 있어요
제가 겪는 수면장애는 한밤중에 자주 깨는 증상이에요. 평소에 5~6시간으로 수면 시간이 짧은 편이어서 숙면이 매우 중요한데, 그렇지 못하다보니 아침에 일어나도 개운하기는커녕 몸이 쑤시고 피곤해요. 그나마 새벽 6시 수영으로 일부 만회한다고 볼 수 있는데, 차가운 물에서 몸을 움직이고 나면 피로가 풀리고 컨디션이 회복되는 것 같거든요.(feat. 샤워 후의 개운함 아시죠? 수영 후 샤워는 이보다 몇 배 더 개운해요!)
물론 알지요. 일종의 ‘플라시보’ 효과라는 걸. 건강한 삶을 위한 필수조건인 수면 문제의 근본적 해결이 아니라는 걸. 한밤중에 깨었다가 다시 잠들지 못하면, 우리 몸은 고장이 날 수밖에 없어요. 면역체계가 망가지고 결과적으로 건강 상태가 나빠지죠.
‘잠이 보약’이라는 말은 괜한 말이 아니에요. 잠은 일상생활 중 손상된 신체 기능을 회복하고 호르몬 분비, 면역 체계에 많은 영향을 미쳐요. 뇌를 깨끗하게 만드는 역할도 하지요. 숙면을 취하면 삶의 질이 올라가고 면역력이 강화돼 각종 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되지요.
의학계에서는 지속되는 불면증은 단순히 잠 못드는 것을 넘어 두통, 어지럼증, 이명, 만성피로, 소화불량, 무기력증 등을 초래한다고 보고 있어요. 아울러 영양 상태를 교란시켜 비만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심혈관계 질환, 암, 당뇨, 우울증 위험을 높인다고 하죠. 기억과 학습을 담당하는 해마의 활성도 저하시켜 기억력 감퇴, 집중력 저하, 인지기능장애, 치매와도 연관이 있다고 해요.
ep3. ‘잠 못 드는 사람들’ 아주 많아요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에는 저처럼 ‘잠 못 드는 사람들’이 많아요. 국내 성인 중 3명 중 1명은 잠으로 고생하고, 10명 중 1명은 질병으로서 불면증을 겪는다고 해요. 대체로 성인의 20~50%는 가벼운 불면 상태를 호소하며, 10~30%의 인구는 불면증을 갖고 있다고 추정된다고 해요. 젊은 사람보다 나이 든 사람에게서 더 자주 발생하고, 여성이 남성보다 1.5배 정도 더 높은 유병률을 보인다고 해요.
문제는 불면증이 우울증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이에요. 불면증이 있으면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정상인에 비해 4배 정도 높아진다고 해요.(feat. 저의 불면증도 심리적인 요인에서 비롯됐다고 보여지고요.)
그러니까, 제 또래 갱년기 세대는 불면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할 것이 아니라 만병의 근원이 될 수 있으므로 하루라도 빨리 불면증을 개선하거나 치료해야 한다는 뜻이죠.
ep4. 보건복지부 추천 불면증 극복 방법
보건복지부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https://www.mentalhealth.go.kr)은 불면증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들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어요.(feat. 불면장애뿐 아니라 불안장애, 스트레스, 여성우울증, 알츠하이머 치매, 월경 전 불쾌감 등 50가지 증상에 대한 정신건강 정보를 소개하고 있으니 참고하면 좋아요!)
불면증을 극복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 자극조절법을 제안하고 있는데요. 침실을 오직 잠자는 공간으로만 사용하고, 수면을 방해하는 활동은 침실 밖에서 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다음의 일곱 가지 실천법을 제안하고 있어요.
①졸릴 때에만 자리에 눕기 ②잠이 오지 않으면 10~15분 정도 후에 다시 일어나기 ③거실에 앉아서 스탠드만 켜 놓고 책을 읽거나 TV를 보거나 음악 듣기 ④(이후) 졸리면 다시 잠자리로 들어가 잠을 청하기 (feat. 잠이 오지 않으면 ①~④ 과정 반복) ⑤기상시간 일정하게 유지하기 ⑥잠자리는 잠을 자는 용도로만 사용하기 ⑦ 낮잠은 되도록 피하되, 정 졸리다면 30분 이내로 하기.
이완요법도 불면증 치료법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말 그대로 복식호흡 등을 통해 긴장을 풀고 잠이 잘 들도록 돕는 기법이에요. 아울러 수면에 대한 잘못된 사고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는데요. ‘△하루에 8시간은 자야 한다. △부족한 잠은 어떻게 하든지 보충해야 한다. △잠을 잘 못 자면 건강을 해칠까 걱정된다. △잠을 잘 못 자면 이튿날 생활을 망치게 될 것이다. △잠을 영영 통제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등이에요.
클립아트코리아ep5. 그외 불면증 이겨내는 습관들
매일 꾸준한 운동은 건강에도 좋지만, 숙면에도 좋아요. 낮동안 햇빛을 보면서 20분 정도 걸으면 멜라토닌 분비와 수면에 도움을 줘요. 꾸준한 운동은 세로토닌을 생성하며, 스트레스와 우울증 완화, 불면증 개선에 효과적이고요. 전문가들은 하루 30분, 일주일에 3∼4번 운동할 것을 추천해요. 단, 과격하거나 무리한 운동은 피해주세요.
불면증을 이겨내려면 수면 습관이 일정해야 해요.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잠자리에 들어야 우리 몸이 이 리듬에 적응할 수 있어요. (feat.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잠자리에 들던 시간이 되면 잠이 쏟아질 거예요.) 침실의 조명은 어둡고, 침구는 깨끗하다면 금상첨화겠죠. 잠자기 전 명상이나 복식호흡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해요.
불면증을 없애려면 생활 습관도 바꿀 필요가 있어요. 저녁식사는 잠자기 1~2시간 전에 가볍게 하고, 샤워는 잠들기 30분~1시간 전에 따뜻한 물로 해주세요.
잠들기 전에는 물 등 수분 섭취를 자제하세요.(feat. 소변 때문에 중간에 깰 수 있어요. 잠들기 전 화장실은 필수!) 숙면을 방해하는 에너지 음료나 커피, 카페인이 함유된 차 등은 잠들기 전에는 마시지 않는 것이 좋아요. 대신 천연주스나 따뜻한 우유, 대추차를 드세요.
ep5. 불면증 해소에 좋은 음식들
‘멜라토닌'이 들어있는 음식을 먹으면 잠을 잘자는 데 도움을 주니, 불면증이 있는 분들이라면 꼭 챙겨 드세요!
■ 우유
‘잠이 오지 않을 땐 우유를 따뜻하게 데워드세요’라는 말을 들어봤을 거예요. 우유에는 트립토판이라는 아미노산이 풍부하게 들어있어요. 이 트립토판은 세로토닌과 멜라토닌으로 변환되어 수면을 유도하는 역할을 해요. 세로토닌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호르몬으로, 우유는 마음의 안정도 기대할 수 있어요. 잠들기 전 따뜻한 우유 한 잔 기억하세요!
■ 달걀
건강에 좋은 달걀에는 멜라토닌 성분이 들어 있어 숙면에도 좋아요. 특히 달걀에 들어있는 비타민 B6는 멜라토닌 변환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해요. 이외에도 단백질, 철분, 비타민 등 다양한 영양소가 포함돼 있어 하루 2개 정도 먹으면 건강까지 챙길 수 있어요.
■ 바나나
트립토판이 함유된 바나나는 숙면에 좋은 음식 중의 하나예요. 잠자기 2~3시간 전에 먹으면 소화에도 좋고 숙면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지요. 칼륨과 마그네슘도 풍부하게 들어 있어 밤에 발생할 수 있는 근육 경련을 예방하고, 근육 이완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편안하게 잠들 수 있다고 해요.(feat. 체중 조절을 위해 식단 관리를 해야 하는 분들이라면 저녁 식사 대신 바나나를 먹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요!)
■ 호두
견과류에는 멜라토닌이 풍부하게 들어있는데, 그중에서도 호두는 숙면에 최고 좋은 음식이에요.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오메가-3 지방산도 들어있어 심리적 안정을 꾀할 수도 있어요. 다만, 호두는 열량이 높아요. 하루 8알을 초과하지 않는 것이 좋아요.
■ 대추차
대추에는 멜라토닌과 트립토판이 포함돼 있어요. 또한 대추의 사포닌이라는 성분은 진정 효과가 있어 스트레스와 불안 완화에 도움을 줘요. 전통적으로 대추는 신경을 안정시키는 효과적인 재료로 알려져 있어요. 대추차를 끓여 따뜻하게 마시면 몸을 이완시키고 마음을 차분하게 할 수 있어요. 다만,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대추차를 피하는 것이 좋아요. 체온이 올라 잠들기 더 어려워질 수 있어요.
■ 연어·닭고기
연어는 오메가-3 지방산, 비타민D, 트립토판 등 수면에 좋은 영양소를 많이 포함하고 있어요. 특히, 오메가-3 지방산과 비타민D는 멜라토닌 변환 과정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수면의 질 개선에 도움을 준답니다. 트립토판을 많이 함유한 닭고기도 숙면에 좋아요.
■ 체리·오렌지
멜라토닌이 함유된 체리는 숙면뿐 아니라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줘요. 오렌지는 면역력을 높이는 비타민D가 풍부해 더 깊이, 오랫동안 잘 수 있도록 해줘요.
■ 상추·양파
상추에는 멜라토닌과 함께 진정·숙면에 도움을 주는 ‘락투신’ 성분이 들어 있어요. 양파에 함유된 알리신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신경을 안정시켜 편안하게 잠을 자는 데 도움이 되요. 이밖에 시금치, 케일, 브로콜리 등 녹색채소도 숙면에 좋아요. 트립토판이 몸에 잘 흡수되도록 돕는 칼슘이 풍부하기 때문이지요.
수면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음… 아마, ‘마음’ 때문일 거예요. 자~! 이렇게 한 번 해볼까요?
- 연말을 앞두고 송년회 등 모임과 술자리가 많아질 시기인데, 술과 커피부터 조금씩 줄여봅시다! (feat. 쉽지 않다는 것 제가 더 잘 알지요. 그럼에도…)
- 심리적 요인으로 불면증이 생기는 만큼, (노래 가사처럼) 수많은 근심과 걱정을 모두 던져 버립시다!
- 오늘 ‘할 일’, 오늘 ‘못한 일’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내게 닥치지 않은 일에 대해 지레 겁을 먹거나 불안해 하지 맙시다! (feat. 계획, 성과, 업무 효율 등에 대한 욕심을 조금만 내려놓아요.)
- 배우자를 미워하거나 내 발목을 잡고 있다고 탓하지도 맙시다! (feat. 배우자를 선택한 것 모두 ‘제 탓’이니까요.)
- 나를 힘들게 하는 직장 상사나 후배, 동료를 사랑합시다! (feat. 미워하는 마음을 갖는 정신건강에 해로워요.)
- 대출금 상환 부담, 늘어가는 마이너스통장, 납부해야 할 학원비와 공과금 등 ‘바닥을 드러내는 통장잔고’에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맙시다! (feat. 돈이 행복을 가져다 주는 건 아니니까요.)
☞이렇게 적고 보니, 제가 불면증을 겪었던 이유들이 보이는 것 같아요.
여러분도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 목록을 적어보세요. 그리고 그것들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들을 하나씩 적어보세요. 조금이라도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어느덧 11월. 2024년도가 두달도 채 남지 않았어요. 내가 짊어졌던 짐들을 하나둘씩 내려놓고 시작하는 2025년은, 지금보다 더 행복하고 건강한 일상이 되지 않을까요? (feat. 그렇게 기대해요. 우리~)
‘김미영의 갱년기? 갱생기!’를 여러분과 함께 만들고 싶습니다. 궁금했던 내용이나 정보, 나만의 건강 비결이 있다면 언제든지 kimmy@hani.co.kr로 연락 주세요!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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