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건강과생활

스트레스는 어떻게 기억 형성을 방해하나

한건필2024. 11. 16. 21:01

 

 

편도체의 특정 화학전달물질 분비 억제해 세부기억 형성 방해

 

스트레스가 기억 형성을 방해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스트레스가 기억 형성을 방해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 결과는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와 불안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치료법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15일(현지시간)《셀》에 발표된 캐나다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과학전문지《네이처》가 보도한 내용이다.

스트레스를 받은 생쥐는 뇌에서 기억 형성을 방해하는 신경세포다발을 형성해 무해한 상황에서도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이는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들이 안전한 환경에서도 종종 위협을 느끼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과학자들은 스트레스나 트라우마가 무해한 상황에서도 공포를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예를 들어 뜨거운 팬에 손가락을 데인 일로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은 이후 뜨거운 팬뿐만 아니라 부엌이나 요리 자체를 피하게 될 수 있다. 이러한 종류의 일반화된 공포는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와 범불안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다.

기억은 기억이 형성될 때 활성화되는 엔그램(engram)이라는 신경세포군으로 구성된다. 캐나다 토론토대 의대의 시나 조셀린 교수(생리학)가 이끄는 연구진은 스트레스가 엔그램 형성을 방해하는지 살펴보면서 스트레스와 감정 반응에 관여하는 편도체라는 대뇌변연계에 위치한 기관에 초점을 맞췄다.

이 연구는 생쥐를 대상으로 정교한 3단계 실험을 거쳤다. 먼저 일부 성체 쥐에게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코스테론을 주사하거나 작은 튜브에 30분 동안 가둬 코르티코스테론 수치를 높여 스트레스 상태에 빠뜨렸다.

그런 다음 스트레스를 받은 생쥐와 그렇지 않은 생쥐를 각각 방에 넣고 30초 동안 중립적인 이벤트로서 중간 음의 소리를 들려줬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방으로 들어가 30초 동안 고음의 휘파람 소리를 들려준 다음 2초간 발에 충격을 가해 공포 경험을 갖게 했다.

생쥐가 이러한 경험에 대한 기억을 어떻게 저장하고 있는지 검사하기 위해 연구진은 새로운 환경에 놓고 두 가지 음조의 소리를 들려주면서 그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했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은 생쥐는 주로 고음의 휘파람 소리를 들었을 때 얼어붙은 반면, 스트레스를 받은 생쥐는 두 소리 모두에 반응하여 중립적인 사건과 두려운 사건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을 시사했다

연구진은 설치류의 신경 활동을 시각화하기 위해 다양한 기법을 사용했다. 그 결과, 기억 형성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은 쥐는 휘파람 소리와 발 충격에 반응해 작은 엔그램을 형성하고, 이 엔그램은 휘파람 소리에 노출됐을 때만 다시 활성화되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받은 쥐는 더 큰 엔그램을 형성했고, 이 엔그램은 두 소리에 모두 노출됐을 때 다시 활성화됐다.

추가 실험을 통해 스트레스를 받은 생쥐의 뇌에서 더 큰 엔그램을 생성하는 일련의 사건들이 밝혀졌다. 정상적인 조건에서 편도체에 있는 특정 신경세포는 감마아미노뷰티르산(GABA)이라는 화학전달물질을 방출해 신경 활동을 차단한다. 이렇게 하면 부정적인 기억에 대한 반응으로 작은 엔그램이 만들어진다. 조셀린 교수는 "이는 나이트클럽 입구에 설치된 벨벳 로프와 비슷하다"며 "특정 신경세포만 나이트클럽 안으로 들어오게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흥분성 신경세포는 엔도카나비노이드(endocannabinoid)라는 신경전달물질로 뇌를 펌프질한다. 엔도카나비노이드는 억제성 신경세포의 글루코코르티코이드(glucocorticoid) 수용체와 결합해 GABA를 방출하지 못하게 해 엔그램이 더 커지게 만든다. 다시 말해, 벨벳 로프가 제거되면서 "많은 신경세포들이 회원제 고객만 받는 나이트클럽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가 조셀린 교수는 말했다.

연구진은 두 가지 약물을 사용해 스트레스가 기억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역전시킬 수 있었다. 그 중 하나는 초기 인신중절약으로 승인된 미페프리스톤(mifepristone)이다. 이 약물은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수용체나 엔도칸나비노이드 생성을 차단해 스트레스를 받은 쥐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은 쥐와 같은 방식으로 기억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그러나 연구진은 이 약물이 뇌를 넘어서는 부작용이 있고 기억이 형성되는 시점에 투여하는 경우에만 효과가 있으므로 사람들에게 유용할 가능성이 낮다고 경고했다. 연구진은 이제 기억이 형성된 후에 엔그램이 변경될 수 있는지, 아니면 스트레스가 기억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는지를 조사 중이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cell.com/cell/abstract/S0092-8674(24)01216-9?_returnURL=https%3A%2F%2Flinkinghub.elsevier.com%2Fretrieve%2Fpii%2FS0092867424012169%3Fshowall%3Dtrue)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hanguru@kormedi.com)

Copyright © 코메디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출처: https://v.daum.net/v/20241116210105552

조회 수 :
115
등록일 :
2024.11.19
07:17:55
엮인글 :
게시글 주소 :
http://www.hfire.or.kr/3103481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날짜
3326 나이 들수록 잘 자고, 잘 먹고, 잘 움직여야 하는 ‘원초적인’ 이유 불씨 114 2024-12-04
나이 들수록 잘 자고, 잘 먹고, 잘 움직여야 하는 ‘원초적인’ 이유 최지우 기자2024. 11. 23. 22:09   건강하게 장수하기 위해서는 활동량을 늘리고 저지방 고단백 식사를 하는 등 생활습관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그래픽=김민선 최근 미국 하버드대에서 발표...  
3325 "주방세제에 식초를 넣어보세요"...세제 절약하며 뽀득뽀득 설거지 하는 간단한 비법 불씨 172 2024-12-03
"주방세제에 식초를 넣어보세요"...세제 절약하며 뽀득뽀득 설거지 하는 간단한 비법 조회 47,1662024. 11. 21. 이미지 = 픽데일리 설거지 한 번에 얼마큼의 주방 세제를 사용하는게 좋을까? 주방세제의 설명을 자세히 읽어보면 보통 물 1L당 2g의 세제를 사...  
3324 심장병도, 대장암도 ‘이것’으로 막는다 불씨 109 2024-12-02
심장병도, 대장암도 ‘이것’으로 막는다 송무호2024. 11. 21. 16:01     혈관계질환은 사망으로 이끄는 핵심 원인이다. 고혈압, 협심증, 관상동맥질환, 부정맥, 심부전, 뇌졸중 등이 그것이다. 혈중 콜레스테롤이 많아지면 동맥경화증이 생기고, 혈액순환이 나...  
3323 “매일 챙겨먹었는데”…약사는 절대 안 먹는다는 ‘이 영양제’[헬스픽] 불씨 111 2024-12-01
“매일 챙겨먹었는데”…약사는 절대 안 먹는다는 ‘이 영양제’[헬스픽] 이보희2024. 11. 30. 07:02       영국 약사 “종합비타민·젤리형 비타민 추천 안 해”   영양제. 123rf 영국의 한 약사가 자신이 절대 먹지 않는다는 영양제를 공개했다. 이는 대부분의 사람...  
3322 더러운 안경을 '여기'에 담그면 1분 만에 새 안경으로 변합니다 불씨 110 2024-11-30
더러운 안경을 '여기'에 담그면 1분 만에 새 안경으로 변합니다 조회 43,8042024. 11. 20. 안경김 서림 방지 방법! 안경 닦는 법 안경을 비눗물에 넣고 흔들면 벌어지는 놀라운 결과를 아시나요? 안경을 쓰신 분들이라면 겨울철 고생할 수밖에 없는데요. 오늘...  
3321 '하루에 딱 3초' 이 운동 했더니 6080 시니어도 2개 불씨 107 2024-11-29
'하루에 딱 3초' 이 운동 했더니 6080 시니어도 2개월만에 근력 30% ↑ 6080세대의 근력운동 이미지/사진=일본 FNN 일본의 한 재활의학 전문가가 3초 만에 60~80대도 근력이 향상할 수 있는 운동을 제시했다. 24일 후지뉴스네트워크(FNN)는 일본 니시큐슈 대학 ...  
3320 "내가 잘 늙고있다는 신호있다"...'이것' 따라 노화 달라진다는데, 뭐길래? 불씨 113 2024-11-28
"내가 잘 늙고있다는 신호있다"...'이것' 따라 노화 달라진다는데, 뭐길래? 한건필2024. 11. 23. 22:51     정상적 수면시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노인들 ‘성공적 노화’ 달성...수면이 노화에 미치는 영향 가장 강해   건강한 노화의 출발점은 수면시간의 안...  
3319 무조건 당뇨 걸립니다 "해당 습관들 당장 고치세요" 당뇨병 습관 10가지 불씨 111 2024-11-27
무조건 당뇨 걸립니다 "해당 습관들 당장 고치세요" 당뇨병 습관 10가지 조회 38,6272024. 11. 21. 무조건 당뇨 걸리는 위험한 습관들: 지금 당장 바꾸세요! 당뇨병은 현대인에게 가장 흔한 만성 질환 중 하나로, 생활 습관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특...  
3318 디지털 기기와 건강, ‘무엇을 하는지’에 주목하라 불씨 109 2024-11-26
디지털 기기와 건강, ‘무엇을 하는지’에 주목하라   조회 2,1182024. 11. 21     - ‘사용 시간’에 초점을 맞춘 접근은 이제 의미가 없다 - 어떤 목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사용하는지가 중요하다 ‘디지털 기기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것은 사실 무척 식상...  
3317 "이게 뭐야"…휴대폰 확대해보니 벌레가 득실득실 '경악' 불씨 171 2024-11-25
"이게 뭐야"…휴대폰 확대해보니 벌레가 득실득실 '경악' 구나리2024. 11. 23. 20:36     먼지 진드기·수많은 세균 확인한 영상 화제 "항균 티슈나 소독용 알코올 사용 필요해"   현대인들이 온종일 손으로 만지고 심지어 얼굴에 가져다 대기도 하는 스마트폰에...  
3316 저녁에 먹으면 오히려 "독 보다 더 안 좋은" 음식들? 불씨 115 2024-11-24
저녁에 먹으면 오히려 "독 보다 더 안 좋은" 음식들? 조회 2,8412024. 11. 21   저녁에 먹으면 오히려 독이 되는 음식들 저녁 시간은 하루를 마무리하고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는 중요한 순간입니다. 하지만 저녁에 먹는 음식이 우리의 건강과 수면의 질에 큰 ...  
3315 2025년엔 꼭 시작해야 하는 건강 습관 30가지 불씨 112 2024-11-23
2025년엔 꼭 시작해야 하는 건강 습관 30가지 조회 4,8262024. 11. 20         출처: https://v.daum.net/v/PWUmBKGk0K  
3314 중년에도 젊음 유지하는 법 5 불씨 113 2024-11-21
중년에도 젊음 유지하는 법 5 이용재 입력 2021. 10. 07. 16:01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무리 '동안' 소릴 듣던 사람이라도 오십 줄에 접어들면 자신감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살은 처지고 주름은 두드러진다. 역시 세월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걸까? 작은...  
3313 찌뿌둥한 느낌 타파! 상쾌한 아침 맞는 습관 4 불씨 117 2024-11-20
찌뿌둥한 느낌 타파! 상쾌한 아침 맞는 습관 4 최재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2024. 11. 16. 10:30     날씨가 추워지면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이불 밖으로 나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몸이 찌뿌둥한 느낌도 한층 심해지는데, 실제로 기온이 낮아지면 인대와 ...  
» 스트레스는 어떻게 기억 형성을 방해하나 불씨 115 2024-11-19
스트레스는 어떻게 기억 형성을 방해하나 한건필2024. 11. 16. 21:01     편도체의 특정 화학전달물질 분비 억제해 세부기억 형성 방해   스트레스가 기억 형성을 방해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스트레스가 기...  
3311 찬 바람 불면 뇌졸중 위험↑"5분 만에 뇌세포 사멸" 야외 운동도 주의를 불씨 116 2024-11-18
찬 바람 불면 뇌졸중 위험↑"5분 만에 뇌세포 사멸" 야외 운동도 주의를 박정렬 기자2024. 11. 16. 09:31     고령화 시대의 건강관리 '건(健)테크' (176) 뇌졸중   편집자주] 머니투데이가 고령화 시대의 건강관리 '건(健)테크'를 연재합니다. 100세 고령화 시...  
3310 40대 이후 매일 ‘이만큼’ 걸으면… 평균 ‘5년’ 더 산다 불씨 111 2024-11-17
40대 이후 매일 ‘이만큼’ 걸으면… 평균 ‘5년’ 더 산다 신소영 기자2024. 11. 16. 16:00     40세 이후 신체 활동량을 전체 인구 상위 25% 수준으로 늘리면 기대 수명이 5년 이상 길어지고, 활동량이 하위 25%인 사람이 활동량을 상위 25%만큼 늘리면 기대 수명...  
3309 “맨발 걷기 운동 했다가 너무 후회”... 위험 자초하는 최악의 습관은? 불씨 116 2024-11-16
“맨발 걷기 운동 했다가 너무 후회”... 위험 자초하는 최악의 습관은? 김용2024. 11. 11. 14:16       당뇨 환자는 맨발로 걷는 운동 조심해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당뇨 합병증인 말초신경병증으로 발끝의 감각이 둔화된 경우, 맨발로 걷는 운동은 위험할 ...  
3308 [헬스S] 어지럽고 손 떨리는 '저혈당'… 초콜릿 먹으면 안 되는 이유 불씨 119 2024-11-15
[헬스S] 어지럽고 손 떨리는 '저혈당'… 초콜릿 먹으면 안 되는 이유 김동욱 기자2024. 11. 6. 06:42     흡수 속도 느려… 요구르트·주스·사탕 등이 효과적   저혈당 발생 시 대처법이 주목된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약물치료를 ...  
3307 "나이들수록 '이런 운동' 시간낭비!"...오히려 근육량 감소시킨다? 불씨 114 2024-11-14
"나이들수록 '이런 운동' 시간낭비!"...오히려 근육량 감소시킨다? 정희은2024. 11. 5. 17:15     나이 들어도 근육 키우고 싶다면 피해야 할 운동 5가지   30세 이후에는 10년마다 약 3%에서 8% 정도의 근육량이 자연스럽게 줄어들기 때문에 근육을 만들기 위...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