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때 ‘후’ 불어 끈 초, 뇌 건강에 ‘치명타’ 입힐 수도
생일 케이크 초나 다양한 향을 내며 분위기를 연출하는 향초 등은 일상 속 소소한 즐거움을 주는 요소다. 그런데 실내에서 촛불을 태울 때 방출되는 물질들이 뇌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버밍엄대 연구팀이 26명을 대상으로 초를 태울 때 실내 대기오염 정도와 인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참여자들은 공기가 깨끗한 방과 촛불을 켜놓은 방에 각각 한 시간씩 머무른 뒤 인지기능 테스트를 받았다. 참여자들은 두 개의 이미지가 동시에 나타나는 화면을 보며 실험을 진행했다. 한 가지 이미지는 중요한 정보였고 다른 하나는 주의를 산만하게 만드는 이미지였다. 참여자들은 중요한 이미지에 집중하면서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이미지를 의식적으로 무시해야 했다.
분석 결과, 촛불을 태우는 방에서 있던 사람은 공기가 깨끗한 방에 머물렀던 사람보다 산만한 이미지에 주의를 뺏기는 경우가 많아 중요한 정보에 집중하는 능력이 감소했다.
연구팀은 촛불을 태울 때 발생하는 미세먼지 등 유해물질이 뇌의 정보 처리 능력과 집중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일부 촛불의 심지나 염료에 포함되는 납은 신경 독소로 작용해 뇌 손상, IQ 저하, 주의력 결핍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대부분의 촛불은 석유 부산물인 파라핀 왁스로 만들어지는데 파라핀을 태울 때 방출되는 벤젠, 톨루엔 등 화합물은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친다. 향초에 사용되는 일부 인공 향료는 프탈레이트 등 화학물질을 포함해 호르몬 교란을 일으킬 수 있다. 연구팀은 이런 변화가 실생활 속 우리가 집중해야 할 일인 공부나 업무 등에서 주의가 흐트러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를 주도한 토마스 파허티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대기오염에 단기간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일상 활동에 필수적인 뇌 기능에 즉각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며 “건강을 위해서 틈틈이 환기를 시키는 등 기본적인 실내 공기질 관리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Nature Communications’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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