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7월의 편지
임동신장마가 계속되면서 무더위와 예기치 못한 곳에서 많은 이들이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회원님의 가정과 직장이 수해에서 무사하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2주전 가까운 친구들과 인천국제공항을 다녀왔습니다. 그 동안 언론의 비판과는 다르게 동북아의 관문으로서 조금도 손색없이 그 기능과 웅장한 자태를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귀로에 용유도 해변에 들렀습니다. 주차 할 곳이 마땅치 않던 중에 선착장 내리받이 길에 많은 차들이 서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 행렬의 중간 부분에 차를 세우고 잠시 구경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예전 외딴섬에 있었 던 한적한 해수욕장의 모습이 공해와 도회지 사람들이 붐비는 유원지로 바뀌고 있었습니 다. 구경을 마치고 주차한 곳에 가보니 너무나 뜻밖의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우리차가 반 쯤 바닷물에 잠겨있고, 구난차가 끌어올리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뒤늦게 그곳이 간만의 차이 가 심한 곳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다행히 시동은 걸려 현장수습을 하고 돌아오는 차 안은 차를 가지고 갔던 친구에 대한 미안함과 나의 무지에 대한 낭패감이 교차되었습니다. 돌연한 상황에 의연하게 대처했던 친구의 자세와 동행들에게 대한 조용한 배려가 지금도 가 슴에 남아있습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변하는 모습이 서해안 간만의 차이만큼이나 심합니다. IT산업이 자리 잡으면서 종래의 직업들이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동네서점, 가구점 등... 매장과 고정직원을 가지고는 도저히 따라 갈 수 없는 가격절감이 가능해진 것입니다. 앞으로 이런 변화는 더욱 두드러져 많은 업종에 확산되리라 생각되지만 이후로 어떻게 내 일이 달라지리라고 예측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이런 변화가 심할수록 분명히 알아야 할 것 이 있습니다. 그것은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버리는 것입니다. 과거에 집착하지 말 고 작은 변화를 감지하면서 스스로 적응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를 우화적으로 얘기하며 그 대처방안을 제시한 책이 화제입니다. 혹시 보시지 못한 분들이 계시면 일독을 권합니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뜨거운 태양과 가장 가까이 있는 머리, 잠시 식혀갑시다. 좋은 8월 맞으시길 바랍니다. 2001. 7. 28 횃불장학회 임 동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