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시 / 이해인
또 한 해가 가버린다고
한탄하며 우울해 하기보다는
아직 남아 있는 시간들을
고마워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 주십시오
한 해 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들
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
선한 마음으로 봉헌하며
솔방울 그려진 감사 카드 한 장
사랑하는 이들에게
띄우고 싶은 12월
이제 또 살아야지요
해야 할 일들 곧잘 미루고
작은 약속을 소홀히 하며
나에게 마음 닫아걸었던
한 해의 잘못을 뉘우치며
겸손히 길을 가야 합니다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는 제가
올해도 밉지만
후회는 깊이 하지 않으렵니다
진정 오늘 밖에 없는 것처럼
시간을 아껴 쓰고
모든 것을 용서하면
그것 자체가 행복일 텐데
이런 행복까지도 미루고 사는
저의 어리석음을 용서하십시오
보고 듣고 말할 것 너무 많아
멀미 나는 세상에서
항상 깨어 살기 쉽지 않지만
눈은 순결하게
마음은 맑게 지니도록
고독해도 빛나는 노력을
계속하게 해주십시오
12월엔 묵은 달력을 떼어 내고
새 달력을 준비하며
조용히 말하렵니다
"가라 옛날이여"
"오라 새 날이여"
나를 키우는 모두가 필요한
고마운 시간들이여
코로나19가 세상에 나타난 지 2년이 돼갑니다. 백신이 개발되고 접종률이 오르면 터널의 끝이 보이리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백신접종률 80%가 넘은 지금, 그 위세는 더 심해지고 새로운 변종 출현으로 다시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습니다.
확진자 2억6000만, 사망자 514만. 현재까지 현황입니다.
이제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어려워 보입니다. 깨어있는 의식구조나 최첨단 기술을 자랑하는 현재도 이 재난을 완전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사회적 네트워크를 통하여 바이러스가 사람을 감염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치밀하고 시급히 회복재생력을 갖춘 사회구조 건설과 재난을 버티어 낼 수 있는 개인과 사회적 방역에 있다고 봅니다. 이제는 한 분 한 분이 방역 주체가 되어야합니다.
돌아오는 성탄과 좋은 년 말 맞으시고, 새해도 재난 이기실 강건함을 기원합니다.
2021년 12월 3일
횃불장학회 임 동 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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