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락의 계절입니다. 길섶의 풀들은 피돌기가 느려지고 옷 깃을 파고드는 찬 기운이 가을을 실감하게 하지만 지난 일 년간 결실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10월 달에 각 부문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되었고 문학상에는 놀랍게 우리나라의 한 강 작가가 선정되었습니다. 한국 최초의 노벨문학상으로 21세기 최연소 기록입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황석영 소설가, 시인 고 은씨 등 많은 문학가들이 노벨수상자 후보로 회자되었지만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의 삶이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한 시적 산문”을 써온 한 강 작가의 수상은 말 그대로 충격이었습니다.
특히 한국은 시의 나라입니다. 세계 어느 큰 서점에도 없는 시집코너가 있는 한국에 수상자의 소설이 이런 시와 닮았다고 놀랄 일이 아닙니다. 이는 한국인들의 서사가 공감을 지향하기 때문입니다. 단풍이 아름다운 계절 우리나라 문학 수준을 세계에 드높인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음지에서 열심히 글을 쓰고 있는 젊은 작가들에게도 용기와 분발을 당부 드립니다.
2024년 11월 4일
횃불장학회 임 동 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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