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쇠, 일찍 대처하면 절반은 회복... 친구 만나세요
김공필 헬스조선기자 입력: 2019년 3월 12일 08:56
[100세 시대, 노쇠는 病이다] [4] 전노쇠를 잡아라
체중 감소·심한 피로 등 전조증상.. 운동·고단백식사·사회 활동 실천
노쇠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정상으로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 노쇠는 예방이 최선이지만 이미 노쇠 징후가 나타났다면 서둘러 대처해야 한다. 정상과 노쇠의 중간인 '전(前)노쇠' 단계가 중요한 이유다.
◇전노쇠 조기 대처하면 50%는 정상 회복 가능
노쇠한 사람이 곧바로 정상 상태로 회복될 가능성은 1%에 불과하다(한국노인노쇠코호트 조사 결과). 그러나 같은 조사와 해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노쇠인이 정상으로 좋아질 가능성은 13~15%로 껑충 뛴다. 이는 관찰만 한 결과로, 음식·운동, 우울증 치료, 약물 관리, 사회 활동 강화 등 복합적인 조치를 하면 25~50%로 크게 증가한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는 "전노쇠 단계에서 적절히 대응하면 건강한 상태로 회복하거나 노쇠로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기가 용이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래픽=이지혜
전노쇠는 노쇠 전조증상이 나타나는 단계로
▲1년간 체중 5% 이상 감소
▲약 한 악력(남성 26㎏, 여성 18㎏ 미만)
▲초당 1m 미만의 보행 속도
▲주 3회 이상 극심한 피로감
▲같은 연령대에서 하위 20% 미만의 활동량 등
5개 항목에서 1~2개 항목이 해당되면 병원에서는 전노쇠로 진단한다. 그러나 이들 항목은 일반인이 활용하기가 쉽지 않아, 집에서 테스트할 경우에는 '한국형 노쇠 진단(K-frail) 설문'을 활용하면 좋다〈표〉. 고령자가 자신의 건강 상태를 '75점(100점 만점) 전후'라고 스스로 진단해도 전노쇠일 가능성이 높다.
◇친구 만나기, 노쇠 예방 효과 커
전노쇠가 의심된다면 노인내과, 가정의학과에서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장일영 교수는 "전노쇠는 피곤하면 피로회복제를 복용하고 체중이 감소하면 음식을 많이 먹는 등 증상만 해결하려고 해서는 단기적이고 제한적인 효과밖에 볼 수 없다"며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을 찾아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병원에서는 노쇠의 원인 질병이 있는지 확인하고 불필요한 약물을 복용하는지 점검한다. 비타민D 같은 영양소가 부족하다면 보충 요법을 실시한다. 원장원 교수는 "전노쇠나 노쇠를 되돌릴만한 치료제는 아직 없다"며 "운동, 고단백질 식사, 사회 활동 등 생활요법을 잘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사회 활동이 특히 강조되고 있는데, 아주의대 예방의학교실 이윤환 교수 등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1주일에 한 번씩 친구를 만나면 친구를 전혀 만나지 않는 경우에 비해 노쇠 비율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또, 가족보다 친구를 만나는 것이 노쇠 예방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 기획: 대한노인병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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