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오랜만에 안부를 전하려고 들어왔습니다.
장학생의 인연으로 만났던 반가운 이들의 글도 보이고 거의 20년이 다되어가는 추억도 새록새록 생각나네요
저는 피아노 전공에 뜻을 두고 공부하던 중 아버지의 갑작스런 뇌졸중으로 가세가 기울어 힘든 시기를 횃불장학회 덕분에 무사히 보낼 수 있었습니다.
가난한 사람이 음악공부가 웬말이냐 말리기도 했지만 횃불장학회는 전적으로 저를 믿고 후원해주셔서 많은 돈이 필요하다는 예술고등학교에서 음악수업을 배울 수 있었고 서울에 있는 음대에 진학할 수 있었습니다.
그 당시 장학생들이 1년에 한번씩 장학회 임원분들과 함께 산행도 하고 친목을 도모하면서 참 즐거웠던 기억이 납니다. 한번은 산행 중 비가 정말 많이왔었지요. 그래도 막 하하호호 웃으며 식사하던 기억이 마치 영화속 한장면처럼 제 기억으로 남아있네요.
어제와 똑같은 일상을 살면서 감사가 무엇인지 모르고 있던 제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저는 지금 서울의 사립고등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친지 10년차입니다. 교사가 되면서 다짐했던 것이, 아이들의 상처를 보듬어줄 수 있는 교사가 되자는 것이었는데 글쎄요,,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ㅠ
세상이 변하면서 그저 직업으로만 학생들을 대했던 날들도 있고, 요즘같은 시기에는 온라인수업으로, 또 격주로 만나는 아이들과의 내적친밀도를 쌓고 제가 그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발휘한다는것도 쉽지않은것 같네요ㅠ
요즘 세상은 제가 공부할 때보다 더 공부해야할 것도 많고 취업도 힘들고... 여러모로 참 청년들이 먹고살기 어려운 시대인것 같아요
그렇지만 꼭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고 있지 않다고 좌절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디에 가더라도 좋은 것만 있을 수는 없으니까요.. 맡은 자리에서, 주어진 자리에서 열심히 하루를 살아나가고 또 거기서 행복을 느끼면 그게 진짜 성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횃불장학회의 거룩한(!) 사업이 변질되지 않고 한결같이 유지되는 것을 보면서 참 존경하는 마음이 듭니다. 초심을 잃은 제 모습을 반성합니다.
임동신회장님 이하 많은 장학회 여러분들 코로나 사태로 많이 힘들지만 힘내시고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혜리야! 잘 있었구나. 네가 받은 달란트가 피아노 연주였지만 네거 원하는 길로 가지않고 현실을 택한 것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너희들과 등산모임도 지금은 추억속에서 아름답다. 그리고 네가 선생님이 된지가 벌써 10년이라니 놀랍구나. 아버님 병환은 어떠시냐? 아버님의 신앙이 돈독하시니 주님께서 돌보아주시리라 믿는다. 네말대로 이시대는 우리 젊은이들에게는 무척이나 어렵다. 잘 이겨내주길 바란다. 가끔 소식 주었으면한다.
임 동 신